Tracon Coffee Export Samih Oumer

Samih Oumer사미흐 오메르

Tracon Coffee Export

무한히 확장되는 커피의 세계. 원석을 다듬어 더 큰 가치를 만들다

최근 에티오피아 커피 산업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오랫동안 산업을 규제해 온 정부 주도의 엄격한 유통 시스템이 2017년부터 완화되면서, 소규모 농가와 협동조합, 민간 수출업체와 워싱 스테이션 등이 직접 가공과 수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2020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컵 오브 엑셀런스(Cup of Excellence, COE) 역시 이러한 변화에 힘을 보태며, 스페셜티 커피와 마이크로 로트 생산이 활발해지고 있다. 젊은 생산자들의 유입과 실험적인 발효 방식에 대한 도전이 늘어나면서 산업 전반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국제 시장에서 에티오피아 커피의 존재감도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이 바로 1995년 커피 수출 사업을 시작한 Tracon Trading이다. Tracon은 커피 사업 외에도 알루미늄 제품의 조립·가공,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복합 기업으로, 전체 직원 수는 2,000명 이상에 달한다. 매년 에티오피아 내 고액 납세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2019년에는 민간 기업 중 1위를 기록했다.

커피 사업만 보더라도 정규 직원 약 400명, 3,000명 이상의 계절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연간 약 23,000톤의 커피를 수출하는 등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러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예가체프(Yirgacheffe), 구지(Guji), 시다마(Sidama) 등 11개 지역에 70곳 이상의 워싱 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으며, 2만 명이 넘는 농가로부터 커피 체리를 매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가 지닌 본연의 풍미를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더블 아나에로빅(Double Anaerobic), 코퍼멘테이션(Co-fermentation) 등 실험적인 로트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연간 약 30톤 규모의 마이크로 로트를 생산·수출하고 있으며, 이러한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3대째를 잇는 25세의 사미 오머(Sammy Omer)다.

미국 대학에서 경영정보시스템(Management Information Systems)을 전공한 뒤 졸업과 동시에 모국으로 돌아와 Tracon의 커피 부문에서 일하기 시작한 사미. 그가 품고 있는 생각과 비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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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이 작동할 때, 사람은 움직인다

향신료와 자동차 부품을 취급하던 Tracon Trading이 커피 사업을 시작한 것은 사미의 조부, 알리(오메르 알리 시파우, Omer Ali Shifaw) 세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외 사람들과 연결되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매개체로 그가 선택한 상품이 바로 커피였다.

“그 당시에는 아직 스페셜티 커피라는 개념이 없었고, 워시드나 커머셜 커피가 주류였죠. 할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로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굉장히 설레어 하셨다고 합니다.”라고 사미는 말한다.

이후 2008년, 해발 약 1,950~2,250미터에 위치한 게라(Gera)에 첫 번째 자사 농장을 설립했다. 소규모 농가가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에티오피아에서, 싱글 에스테이트 커피를 찾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기도 했다.

현지 연구기관과 협력해 토지 조건에 가장 적합한 재래 품종을 선별하고, 지속 가능한 커피 나무 움갈이(stumping)에 꾸준히 투자한 결과, 현재 생산되는 커피의 대부분은 Grade 1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초기 100헥타르 규모였던 농장은 현재 500헥타르 이상으로 확장되었으며, 최근 몇 년간은 연간 500톤 이상의 커피 체리를 수확하고 있다.

싱글 에스테이트·싱글 오리진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지면서, Tracon은 2021년 Farmers Direct Traceability(FDT)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주로 5헥타르 이상의 농지를 보유한 농가로부터 완숙 체리를 직접 매입해, 로트별로 개별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각 로트에 고유 코드를 부여해 추적 가능성을 확보하는 한편, 농가가 자신의 이름으로 커피를 판매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도 제공해 왔다.

“워싱 스테이션이나 드라이 스테이션 중에는 수익의 일부를 농가에 환원하는 곳도 있습니다. 특히 유기농이나 레인포레스트 인증을 받은 경우에는 판매 가격이 높아지기 쉬워, 환원 규모도 커지죠. 일종의 보너스 같은 개념으로, 농가에게는 하나의 인센티브가 됩니다.”

이 밖에도 TRACON COFFEE EXPORT는 학교 건설, 커뮤니티를 위한 우물 개발 등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수 제공을 포함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삶이 나아졌다는 실감을 얻게 되면, 농가 분들은 자연스럽게 협조적으로 변합니다. 더 좋은 커피 체리를 따야겠다는 의식이 생기고, 우리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이게 되죠.

물론 어려움도 있습니다. 가장 힘든 점은 매년 동일한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에요. 이는 어떤 산지에서도 공통된 고민일 텐데, 날씨와 기후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발효 시간을 조절하는 등 가공 과정에서 미세한 조정을 통해 균일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확한 커피를 커핑해, 실제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최적의 조정 방법을 찾아낼 수 없으니까요.

우리의 커핑 랩에는 15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SCA 자격을 보유한 컵퍼들이 다수 재직하고 있습니다. 다만 컵퍼의 실력이 반드시 경력 연수에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얼마나 많은 실전 경험을 쌓았는지, 얼마나 다양한 커피를 컵핑해 왔는지에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저희는 다루는 커피의 양도 많고, 종류와 등급도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젊은 컵퍼들 역시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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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설레고 싶다

어릴 적부터 수확기가 되면 농장을 자주 찾았던 사미에게 커피는 늘 일상과 맞닿아 있는 존재였다. 성인이 된 자신이 커피를 업으로 삼고 있는 미래 역시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은, 그가 살던 아디스아바바에서 약 500km 떨어진 게라(Gera) 농장과 깊이 연결돼 있다.

“2011년이었을 거예요. 제가 11살 때였죠. 처음으로 커피 수확이 이뤄졌던 날을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요. 제가 직접 심은 나무가 약 3년의 시간을 거쳐 자라서, 처음으로 체리를 맺은 모습을 봤을 때의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습니다. 만약 누군가 다른 사람이 심은 나무였다면, 그런 특별한 감정은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10대 시절부터 스페셜티 커피가 점차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그의 마음이 크게 기울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서는 매년 새로운 프로세스가 등장하고, 새로운 산지와 새로운 고도에서 생산되는 커피들이 계속해서 나타난다. 늘 배울 것이 있고, 결코 지루해질 틈이 없다. 창의성과 노력을 쌓아갈수록 그 보상이 다양한 형태로 돌아온다는 점이 큰 보람으로 이어진다.

“제가 가장 설레는 순간은, 아직 아무도 가보지 않은 영역에 발을 들여놓을 때입니다. 에티오피아 커피는 본래 훌륭하지만, 가공 방식에 따라 그 잠재력을 훨씬 더 끌어낼 수 있고, 매력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줄 수도 있죠. 예를 들어 지난해 개발한 ‘허니 펑키(Honey Funky)’—체리를 과육이 붙은 상태로 발효시킨 뒤 펄핑하고, 아프리칸 베드에서 건조하는 프로세스—는 예상 이상의 반응을 얻었습니다. 고객에게 6톤을 판매했는데, 하루 만에 모두 완판됐고, 올해는 주문량이 약 세 배로 늘어났어요.”

장기적으로는 이런 개성 있고 고품질의 마이크로 로트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워싱 스테이션을 설립해, 경매에서 입상할 수 있을 만큼 하이엔드한 커피를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는 Tracon에서 어떤 커피가 나올까, 하고 매년 커피 러버들이 기대해 주는 존재가 되고 싶어요. 함께 설렐 수 있다는 것, 그만큼 멋진 일이 또 있을까요?”

Samih Ou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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