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인 게임체인저
혁명적인 게임체인저
저는 대학에서 회계를 배우고, 은행과 컨설팅 펌에서 일한 뒤 2012년에 아내와 함께 록번을 설립했어요. 왜 커피 일을 시작했냐고요? 할아버지와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할아버지는 아주 정열적인 커피 생산자셨어요. 저는 마을을 떠나면서 케냐의 커피 산업을 변화시키겠다고 할아버지와 약속했습니다. 할아버지는 2008년에 88세로 돌아가셨으니, 만약 지금 살아계셨다면 딱 100살이겠네요.
저는 커피 농가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커피를 생산하는 것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원동력으로 삼아, 마켓의 혁명적인 게임체인저가 되려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말하는 혁명이라 함은, 로스터와 생산자를 연결해서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사실 그건 너무 어렵고 힘든 일이에요. 왜냐하면 다국적 기업 중에 달갑지 않게 여기는 기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다이렉트 비즈니스 모델을 추진하면, 생산자가 현재 모델의 불공평성을 깨달아 영리해져 버린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자의 이익이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지요. 실제로 특정 다국적 기업들은 투명성을 결여시킴으로써 큰 이익을 얻고 있어요.
저는 로스터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씩 제 생각을 침투시키고 있습니다. 혁명을 일으키려면 현명해야 합니다. 가치 없는 일을 하며 죽어가는건 안타까워요. 할 일, 안 할 일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냥 단순히 앞으로만 가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커피의 ‘정치’
저는 TYPICA를 직거래 모델, 즉 커피가 생산자로부터 로스터에게 바로 전달되는 모델로 이해했습니다. 그것은 견고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하나의 장벽이 있다면, 케냐의 커피에는 ‘정치’가 존재합니다. 농가들은 그 ‘정치’에 매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요.
매년 많은 바이어들이 생산지를 방문해 커피를 사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생산자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작년에는 미국의 대기업이 방문했지만, 그들은 결과적으로 커피를 구입하지 않았고, 결국 우리들은 피해를 보게 되었어요. 그러한 식으로 커피 매매를 가볍게 보는 회사가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와 바이어가 함께 농장을 방문하면, 그 농장의 생산자는 다음날 아침 저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커피를 구입할 것 같아?’ 라고 물어보곤 합니다. 거기서 제가 ‘구입은 하지 않는다네’ 라고 대답하면, 생산자들은 자신들이 가볍게 여겨졌다고 생각을 해, 점점 바이어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져 갑니다.
생산자들은 항상 저를 찾아주고, 자주 전화를 걸어줘요. ‘피터, 무슨 프로젝트 없어?’ ‘있어, 10롯 정도는 살 수 있을 것 같아’ 같은 대화나, ‘피터, 품질 개선을 좀 도와줄래?’ ‘알았어, 시도해볼게.’ 같은 대화를 계속 나누고 있습니다. 저는 생산자의 입장에서 소통을 하기 때문에, 아주 쉽게 관계성을 쌓을 수 있는 것입니다.
어제 저희가 방문했던 농장은 제가 태어난 곳, 그리고 저의 할아버지가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즉, 저는 농가의 혈통이기 때문에 생산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다국적 기업의 간부보다 저를 먼저 통과시켜 주고, 제 의견을 들어 줍니다. 이게 저희의 가장 큰 어드밴티지에요. 생산자의 과제를 이해하고, 해외 바이어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이해하고 있지요. 저는 그 둘을 연결해 가치를 창출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공헌할 수 있습니다.
농가를 방문하면, 일단 앉아서 그들과 차분히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들은 제 말을 귀담아 들어요. 그리고 한 번, 두 번, 계속해서 같이 일을 합니다. 이러한 축적이 5년 후, 10년 후 케냐의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영감을 주는 것
케냐의 커피는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요. 생산량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인데, 그 원인은 기후 변화 뿐만이 아닙니다. 가장 큰 원인은 생산자의 열정 결여입니다. 제 아버지는 커피 농장을 경영하시는데, 그는 커피로 많은 이익을 얻으려고 하지는 않아요.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의 수입이 있으면 만족하고, 그것을 비즈니스 모델로 할 생각은 크게 없습니다. 또 젊은 세대는 도시로 떠나 서비스업, 건설업, 드라이버 등 돈을 비교적 쉽게 얻을 수 있어보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커피 산업은 다국적 기업에 의해 투명성을 잃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며, 아무도 커피 농장을 이어나가려 하지 않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좀 더 자신을 성장시키고, 돈을 비교적 쉽게 벌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젊은 세대를 트레이닝시키기 위해서도, 우선 그들이 열정을 가지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제 말대로 행동하면 반드시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고,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러니까 시간과 돈을 커피 생산에 투자하세요.’ 라고 전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국적 기업에는, 정부에서 일하던 늙은 사람이 많아 열정이 없기 때문에 변화가 일어날 리가 없습니다. 그냥 다같이 지옥으로 떨어질 뿐이에요. 저희는 지금, 그런 상황을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커피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영감을 주려고 하는 겁니다. 그리고 TYPICA와 같은 해외의 비즈니스 모델도 잘 구축된다면 산업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이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지탱하는 세 기둥
제 삶을 지탱하는 세 가지 기둥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앙, 즉 하나님과의 관계입니다. 두 번째는 사람과의 관계, 특히 가족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제 자신의 건강이에요. 건강한 몸과 정신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세 가지 기둥 안에 사업이 들어 있지 않은 게 놀라실 수도 있겠네요. 이것이야 말로, 제 인생에 대한 가치관이에요. 저에겐 하나님과 가족 일이 최우선사항이에요. 저는 그런 세대입니다.
저는 이익보다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에 강한 열정을 품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합니다. 다 사람이거든요. 커피는 행복과 함께 사람을 연결하는 음료입니다. 저는 그런 커피의 아름다운 점을 믿고 있고, 생산자, 종업원은 물론, 서플라이 체인에 관련되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즉,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저희의 유일한 꿈입니다.
저는 여러분과 만나,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깊게 생각하여 10년 후, 15년 후, 20년 후에도 기억에 남을 만한 관계를 구축하고 싶습니다. 업무상의 약속을 지키고, 오더가 있으면 확실하게 배송을 해드리고, 어떠한 문제가 있으면 신속하게 해결해 드릴 것입니다. 이익이 아니라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있어요. 그리고 모든 것을 장기적인 시야에서 보고 있습니다.
저는 최상급 퀄리티의 커피를 생산자들로부터 들여올 것이며, 여러분이 지불하는 대가는 생산자에게 직접, 그리고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게 지금 이 TYPICA 비즈니스 모델의 좋은 점이에요. 저는 온 힘을 다해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케냐 커피를 꼭 맛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