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생산자에게 '목소리'를 주다
커피 퀘스트는 네덜란드, 미국, 브라질, 콜롬비아에 지사를 둔 커피 회사이다. 이 회사는 브라질과 콜롬비아에서 품질관리와 커피 수출을 관리하고, 네덜란드와 미국에서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네덜란드에서 커피 퀘스트의 대표인 프리소를 알게 된 것을 계기로, 아시아에 그들의 커피를 소개할 기회를 얻었다.
2021년 여름, 브라질의 커피를 오퍼하기 위해, 프리소와 같이 현지를 방문하려했으나, 우리의 일정 관계상 계획이 취소되어, 현지에서의 예비 셀렉션은 프리소에 맡기게 되었다. 브라질의 생산자들은 보통 8월에 커피 수확을 마치는데, 올 여름은 예상치 못한 한파로 서리가 내려 9월에도 샘플을 받지 못하게 됐다.
브라질은 올 여름 이례적인 한파를 맞아 심각한 서리 피해를 받았다. 커피 생산에 차질이 생겨, 생산량의 20% 가량 손실을 입었고, 커피 시장의 거래 가격은 역사적인 고가로 치솟았다. 대부분의 스페셜티 커피는 이미 수확이 끝난 상태였기에 피해는 크게 없었지만, 커머셜 커피의 피해는 막대했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서리 피해로 인해 많은 커피 나무가 손상을 입어, 2022년 이후에도 수확량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었다. TYPICA로서 일을 하게 된 이후, 대부분의 생산지가 많든 적든 이러한 이상 기후나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 혼란을 딛고, 그들은 브라질로부터 샘플을 전해 주었다. 이 샘플은 생산자에게 있어서, 그리고 커피 퀘스트에 있어서, 많은 사연이 담겨 있으리라. 우리의 역할은 그들의 커피를,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로스터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브라질에 출장 중인 프리소, 그리고 브라질 현지에서 활동하는 가브리엘과 테레사와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커피 퀘스트 브라질의 구성원
커피 퀘스트는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하는 프리소와 미셸, 콜롬비아를 거점으로 하는 로날도가 암스테르담 커피 페스티벌에서 우연히 만나 의기투합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애틀랜타에서 열린 SC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전시회에서 미셸이 브라질을 거점으로 한 가브리엘과 만났고 그 만남이 커피퀘스트 브라질 설립으로까지 이어졌다.
가브리엘은 3대째 커피 생산의 일을 하고 있다. 일가족은 30년 이상 브라질에서 커피 사업을 해왔으며 생산자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이들에게서는 매년 수많은 샘플이 브라질 각지에서 날아오고 있다. 커피 퀘스트 브라질의 중추를 담당하는 이는, 가브리엘과 그의 파트너인 테레사였다.
「커피 세계에 들어온 게 된 것은, 가브리엘과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죠(웃음). 가브리엘과는 대학에서 만나 사귀게 됐어요. 가브리엘은 대학을 졸업한 뒤 고향의 커피회사에서 일하기 위해 바르디냐(미나스제라이스주 남서부의, 커피 생산의 중심지)로 돌아갔기 때문에, 저도 휴가 때마다 바르디냐를 찾게 되었습니다. 어느 휴가 때, 바르디냐에서 SCA 이사장을 만나, 일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듣게 되었어요. 그 때 마침 저도 일자리를 찾고 있는 타이밍이었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바르디냐로 옮기기로 결정했습니다. SCA에서 일하기 시작한 뒤로, 커핑이나 로스팅, 커피 비즈니스까지, 커피에 관해 깊게 배울 수 있었지요. 지금도 커피 퀘스트를 병행하면서 SCA에서도 일하고 있어요.」(테레사)
프리소는 가브리엘과 테레사와의 만남을 이렇게 말한다.
「가브리엘과 함께 사업을 하자는 얘기가 나온 것은 제가 두 번째로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브라질에는 수많은 생산자가 있기 때문에,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를 발굴하려면, 시간을 들여 많은 커피를 시험해, 생산의 배경이나 요인을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그 점에서 생각하면, 다양한 지역의 커피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가브리엘과 테레사가 크게 힘이 되었고, 브라질에서의 사업 가능성은 확실해졌습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저희는 생산자와 좋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죠. 그것은 가브리엘과 테레사가 비수기에도 다양한 생산지를 찾아 생산자와 소통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일을 미래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마음이 맞는 좋은 팀, 서로 통하는 마인드셋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가브리엘과 테레사라는 궁합이 맞는 멤버와의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커피퀘스트 브라질의 시작이었죠.」(프리소)
커피 퀘스트는 이름 그대로, 동료를 점점 늘리며 늘리며 돌진하는, 모험 같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프리소는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고, 그 에너지를 느낀 동료가 모여 모험은 계속되고 있다.
커피 생산자에게 ‘목소리’를 주다
최고의 팀이라고 할 수 있는 커피 퀘스트 브라질의 세 멤버는, 어떤 비전을 공유하고 있을까.
「저희는 커피 생산자들에게 목소리를 주고 싶습니다. 많은 소규모 생산자들은 해외 시장에 자력으로 도달할 수 없어요. 훌륭한 커피를 만들었다 하더라도 해외와 소통할수가 없기 때문에, 현지 시장에 커머셜 커피로 팔아 버립니다. 커피의 맛은 마시면 바로 알 수 있어요. 그렇지만 생산자의 이야기는, 누군가가 말해주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지요. 저희는 한 잔의 커피에 얽힌 생산자의 이야기를 주워 모아 해외에 전달하고 싶습니다.」(가브리엘)
커피 생산지의 중심에서 살아온 가브리엘의 마음 속에는, 생산자의 이야기가 배어 있다. 그것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은, 가브리엘 밖에 없을 것이다.
「저희와 생산자의 관계성은 커피만으로 끝이 아닙니다. 저희는 그들과 파트너십을 쌓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프리소와 저희가 맺고 있는 같은 관계, 즉 친구같은 관계 끝에 사업이 있는 거죠. 스페셜티 커피라고 하지만 스페셜한 것은 커피뿐만이 아닙니다. 커피 뒤에 있는 사람들 또한 특별한 존재에요.」(테레사)
「라벨에 생산자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습니다. 중요한건 스토리죠. 그 사람에게 조명을 비추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그 이름에 의미를 갖게 해야 합니다.」(프리소)
이야기를 커피에 실어 전달하는 것으로 「관계성」이 생긴다. 그것이야말로 스페셜티 커피의 진수라고 하는 것을, 세 사람은 진심으로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브라질의 미래
커피 생산량에서 오랜 세월 세계 1위를 독주한 브라질은, 커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합리화, 효율화를 추구해 왔고, 그 결과는 대규모 농장들이 생산하는 커머셜 커피였다. 그러나 그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브라질에서 고품질 스페셜티 커피를 찾는 것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정말 어려웠어요.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브라질에는 커머셜 커피에서 스페셜티 커피로 갈아타는 젊은 생산자들이 많이 있지요. 그들은 커피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 공급이 불충분 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여기서 큰 역할을 할 겁니다. 예를 들어, 중미의 산악 지대의 농장에서는 커피를 손으로 따오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는 데는 인건비등의 비용이 들고,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반면 브라질은 농지가 평탄한 관계로 기계를 도입하기 쉽지요. 게다가 브라질의 생산자는 성장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하고, 최적화나 정보 수집을 잘 하기 때문에, 그러한 진보적인 마음가짐을 스페셜티 커피의 생산에 응용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에서 고품질 커피를 대량 생산하는 것도 꿈이 아닐 거에요.」(프리소)
맛있는 커피의 지속성을 높인다는 목적을, 기술을 도입해서 대량생산을 하겠다는 것도 긍정적인 문제해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투명성, 협력, 품질’
그런 시대의 전환기에 있는 커피 퀘스트 브라질의 세 명은, 지금부터 어떤 꿈을 목표로 할 것인가.
「저희의 꿈은 로스터와 생산자의 새로운 관계를 디자인하는 것이에요. 로스터에게는 매년 같은 생산자로부터 같은 프로필의 커피를 받을 것을 약속해주고, 생산자에게는 매년 반드시 적절한 가격에 팔 수 있는 상황을 보장해주는, 그런 구조를 만들어 장기적인 관계성을 쌓아 올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전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퀄리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가브리엘)
커피퀘스트 웹사이트에는 투명성, 협력, 품질이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비록 스페셜티 커피의 영역에서 대량생산이 요구된다고 해도 이 세 가지를 소중히 여기는 그들의 자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가치관은 분명 브라질이라는 커피 생산국의 보배가 될 것이리라. 브라질의 새로운 커피 세대의 선구자로써 많은 성장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