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게 로스터리 오카모토 야스히로

유게 로스터리

오카모토 야스히로

가게, 거리, 사람, 그리고 커피가 잇는 새로운 관계

‘맛있는 커피, 훌륭한 음료.’ 심플한 문구이지만, 소중히 내린 커피의 향기가 물씬 느껴지는 듯한 문장이다. 유게 로스터리는 2013년,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에서 창업한 스피셜티 커피 가게이다. 2021년 현재는 니시노미야시의 세 곳의 점포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거리에 녹아들어, 커피를 통해 지역에 공헌하고자 하는 오너 오카모토 야스히로씨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이하 존칭 생략

커피를 못 마시던 청년이 커피 전문점을 열게 되다

니시노미야역 근처 번화가 한 켠에서, 식물이 우거져 있고 묵직한 문을 특징으로 하는 유게 로스터리를 만날 수 있다.

「본점을 열 때만 해도, 이 근처에 커피 전문점은 없었어요. 아마 현지인 분들은 특이한 가게가 생겼다고 생각하셨을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은 분들이 지지해주셔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역 사회는, 이웃분들이 모여서 이루어지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이 가게가 생겨서 다행이라는 느낌을 드리는 것이 지역에 공헌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쓰레기 줍기나 운동회에 참가하거나, 중학생이 저희 가게에서 직업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등, 이웃들과의 거리를 줄일만한 계기가 되는 것에는 적극적으로 참가해 왔어요.」

「지금은 저희 가게 앞의 훼미리마트에 저희 상품을 두기도 해요. 저희 가게의 영업 시간이 아닐 때에도 고객님께서 커피를 구매할 수 있지요. 편의점은 커피 전문점과는 상반되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요. 저에게는 연결고리가 있는 동료처럼 느껴집니다.」

오카모토에게 커피와의 만남을 묻자, 그는 곧바로 웃는 얼굴로 의외의 스토리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저는 원래 커피를 못 마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등학생때부터 저만의 가게를 가지는 것이 꿈이었답니다. 그리고 가게를 열기 위해 카페를 돌아다니는 것이 취미였지요. 커피를 마실 수 없었기 때문에, 가게의 공간이나 분위기를 즐기는 것 뿐이었어요. 예를 들면, 라떼아트로 유명한 가게에 가고는 했지요. 비록 주스나 케이크를 주문하곤 했지만요.」

오카모토가 꿈을 향한 첫걸음으로 시작한 아르바이트는 스타벅스였다.

「제가 스타벅스에서 깜짝 놀란 것은, 스태프와 손님이 즐거운 듯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 모습을 보고, 비록 제가 커피 맛은 잘 모르지만 그것 때문에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커피를 마실 수 없으니, 지식으로 커버하려고 생각한 오카모토. 메뉴얼을 필사적으로 읽고 외워, 서서히 손님으로부터 칭찬받게 되어 갔다고 한다. 그의 공부 열정은 대단했기에, 스타벅스의 사내 시험에 응시했을 때 인근 지역의 신인중에서 3등을 할 정도였다.

「모두에게 칭찬을 받기 시작하자, 역시 커피는 마실 수 있게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실감했어요. 그러면서 조금씩 테이스팅을 해보게 되었고, 커피의 맛을 점점 이해해 나가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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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맛볼 수 있게 된 오카모토는 그 다음 단계로서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를 접하게 된다. 교토의 한 가게에서 스페셜티 커피와 만났고, 그 가게 주인으로부터 생산지에 관한 이야기나 커핑의 기술을 포함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저는 스타벅스 커피도 좋아하지만, 전세계의 체인점에서 동일한 맛을 제공하기 위해 스타벅스가 아무래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요소도 있었습니다. 한편, 그때까지 느끼지 못했던 플레이버와 맛을 스페셜티 커피에서 느낄 수 있게 되자 가슴이 뛰었어요.」

실제로 커피의 맛을 보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지식과 융합하여 커피를 알아가게 된 오카모토는 스페셜티 커피에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커피를 통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무렵, 오너의 권유로 생산국을 방문하게 된 오카모토. 그 때, 동행하고 있던 UCC 아카데미의 강사로부터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우리와는 다른 문화와 종교 속에서 살아온 이곳의 현지인들은, 내전을 겪은 사람도 있을 정도에요. 이곳 사람들의 삶은, 커피를 파는 것을 통해 겨우 연명되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단순명료해서 홍보하기에 쉬울 지도 몰라요. 하지만 다양한 종류와 다양한 품질의 커피를 사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이 곳 사람들의 삶과, 커피 업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스페셜티 커피가 선이고 그 외의 것이 악은 아니에요. 함께 업계를 살려 나간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오카모토는, 자신이 갖고 있는 생각이 안이함을 깨닫게 되었다. 목표로 해야 할 과제가 떠오른 순간이었다.

「고등학생때부터 커피가게를 열기를 바래왔던 저는, 커피를 알아가며 야심만 부풀렸어요. 그대로 로스터리를 차려 스페셜티 커피를 팔고, 사업을 번창시키면 생산국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지요. 하지만, 강사 분의 말을 듣고,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

「그 일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제가 해야 할 일이 좀 더 가까운 지역에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커피 가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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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게에서 제공하지 않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

전세계에서 수많은 팬을 가진 스타벅스에는, 로스팅부터 접객, 브랜드의 세계관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철학이 있다. 그 중에서 오카모토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스타벅스의 포지셔닝이다.

스타벅스가 내세우는 가게 컨셉은, 집도 직장도 아닌 공간으로서, 혼자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컨셉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제3의 공간이라고 불리는 개념이다.

언젠가 가게를 갖는다면 스타벅스와는 다르면서도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오카모토.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던 오카모토에게 영감을 주는 사건이 찾아오게 된다.

어느 날, 일하던 가게에서 아침 출근시간에 가게에서 시음용 커피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벌인적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바쁜 출근길에 걸음을 멈추고 커피를 마셔주는 사람은 없었다. 스태프들의 사기가 떨어져가는 무렵, 한 스태프가 시음의 목적을 바꿔보자고 제안을 했다고 한다.

「손님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커피를 나눠주고 있었지만, 잘 생각해보니 가게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지요. 그렇다면 지역 주민들에게 그 은혜를 갚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마 많은 주민분들이, 집을 나와 회사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에게도 인사를 하지 않고, 아무와도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좋은 아침이라며 인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이 가게의 존재 의의를 느끼는 사람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식으로 한 사람이라도 더 기분 좋게 가게 앞을 지나가는 체험을 전달하려는 시도를 하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시음회의 목적을 바꾼 순간, 스태프의 목소리가 밝아졌고 매출도 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어요. 저희가 인사를 나누던 공간은, 집도, 직장도, 제 3의 공간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공간이라는 것이었어요. 무질서하고 불안정한 공간이었지요.」

「길거리는 법 체계가 있으니, 질서정연하지요. 하지만 그 공간에서 사람들이 어떤 것을 느끼는지,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만약 저희 가게와 손님들의 집을 잇는 공간을 평화롭고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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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삶과 이어지다

오카모토가 말하는 가게와 집을 잇는 공간은,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그 사이에 흐르는 시간이나 분위기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예를들면 가게에 가기 전에 설렘을 느끼거나, 가게를 나오고 나서 집에 돌아가며 여운에 젖거나 하는 마음은 그 사람에게 가게와 집을 이어주는 공간을 풍요롭게 하지요. 더 나아가서는 지역도 풍요롭게 해요.」

옛날에 가지고 있던 꿈인 ‘스페셜티 커피로 생산국에 공헌하고 싶다’ 는 장대한 목표와 비교하면, ‘가게와 집을 잇는 공간을 평화롭고 풍요롭게 만든다’ 라고 하는 목표는 비교적 가까운 사람들을 위한 소박한 목표이다. 유게 로스터리는 그것을 통해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지역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덕분에, 실제로 현지인들과의 거리도 가까워졌다고 한다. 지역 사람들의 지지에 힘입어 유게 로스터리는 남녀노소의 지지를 받는 가게로 성장한 것이다.

「커플이 부부가 되고, 그렇게 아빠 엄마가 되어 갔습니다. 또한, 울보 아이가 카페라떼를 마실 나이로 성장하기도 했고요. 지역 사람들의 삶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어요.」

가게에는 인스타용으로 사진을 찍는 젊은 사람들이나, 가끔은 초등학생들도 방문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게와 집을 잇는 공간을 나타내는 에피소드 중, 연배의 손님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다.

「요즘 시대에는 혼자 사는 노인분들이 많은 시대입니다. 지역의 사회복지사분들이 다가가도, 자신은 아직 괜찮다며 호의를 사양하는 분들이 많다고 해요.」

「그럴 때, 일상에 스며들어있는 저희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게의 직원이긴 하지만, 일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가족과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지요.」

「요즘 무슨 일이 있기에 가게에 잘 오지 않냐고 먼저 말을 걸 수도 있고, 만약 갑자기 발길이 끊겼을 때에는 사회 복지인 분들과 제휴하여, 안부를 확인할 수도 있지요.」

「이 가게를 운영해오며, 정말 그런 에피소드들이 많았어요. 가족이 없는 할아버지, 남편을 잃은 할머니 등에게 저희가 가족이 됨으로써, 편안함과 안심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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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과 직원이 만들어 나가는 유게 로스터리

현지인 한사람 한사람의 삶과 이어지는 유게 로스터리는 현재 니시노미야 시내에 3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를 소중히 하는 에피소드들을 듣고 나니, 스태프에게 요구되는 접객 스킬도 높은 것이 아닌지 궁금증이 생기게 되었다.

「일부러 내면을 끌어내려는 접객은, 하고 싶지도 않고 시키고 싶지도 않아요. 손님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대화를 즐기며, 적절한 거리감으로 접객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물론 스태프별로 접객 스타일도 당연히 다르지요. 그것도 그것 나름대로 좋다고 생각해요.」

가게 이름인 ‘유게’ 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다의 ‘김’을 뜻한다. ‘김’에는 ‘혼자서 할 수 없다’ 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김은 한 알 한 알의 수증기가 모여야 비로소 김이 되기 때문이라고.

「동네 사람들과 스태프들이 모여들면서 김이 생길 거에요. 그때그때 다른 김을 만들어 나가고 싶습니다. 이 가게는 주민분들이 키워주시는 가게이기에, 지역에 녹아드는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가게의 방침은, 손님과 가게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가게 구조나 분위기에서도, 강중약의 밸런스를 잘 지키고 싶어요.」

예를 들어 유게 로스터리는 폐점 시간을 정하지 않고 있다. 표면적으로 가게는 19시에 닫지만, 그 후라도 불이 켜져 있으면 원두를 살 수 있다고 한다. 퇴근길의 주민분들도 편하게 들릴 수 있게 한 것이다.

「한편, 가게의 진입 장벽을 만들어 버린 점도 있긴 있어요. 간판이 없다거나, 문을 조금 무거운 것으로 했다거나 등등. 그래도, 여기에 오고 싶은 사람들이 그 문을 열어주시고, 그분들이 또 오고 싶을만한 체험을 제공해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니시노미야를 따뜻하게 감싸는 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유게 로스터리가 목표로 하는 지역 공헌이리라.

글 : 마에자와 치호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가을 밤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줘요. 스타벅스에서 근무할 때, 가을이 되면 애니버서리 블렌드라는 커피가 매년 출시되고는 했습니다. 커피의 향기와 가을 공기가, 그때의 추억을 되살려 주기에, 제 커피 인생의 원점으로 돌아가게 해주는 기분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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