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ut Coffee Ku Minwook

Strut Coffee

Ku Minwook

‘소소한 일로도 행복할 수 있다’ 일상의 한 구석에서 보내는 ‘만족스러운 시간’

Strut Coffee는 2016년에 부산 근처에 있는 김해의 공업 지대에서 구민욱 씨가 창업한 로스터리 카페다. Strut에는 ‘기둥’과 ‘지탱’이라는 의미가 있다. 산미, 달콤함 등 커피가 지닌 다양한 맛을 균형 있게 지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22년 9월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커피를 전하고 싶다’라는 생각에 부산 전포동’으로 가게를 이전했다.

전포동은 옛날에 공구점들이 많았던 지역으로, 현재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으며 현대적이고 세련된 카페들과 잡화점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오래된 문화와 새로운 문화가 혼재하는 전포동에서도 ‘조화’를 중요시하는 가게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한 민욱 씨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생두, 공간, 패키지… 가게의 모든 곳이 커피의 원재료

부산의 전포동에는 ‘전포 카페 거리’라고 불리는 거리가 있다. 개성적이고 새로운 카페가 차례차례 오픈 중인 곳이다. 뉴욕 타임스가 발표한 ’52 Places to Go in 2017(전 세계에서 반드시 방문해야 할 장소 52곳 2017년 판)’에도 부산의 주목받는 스폿으로 언급되어 화제가 되었다.

그 카페 거리의 한구석에, 1960년대 전후에 세워진 오래된 주택풍의 건물이 있다. 한국이 현대화되던 시대에 세워진 건물이다.

“오래된 건물을 흉내 내어 새로운 건물을 세워도, 건물이 지나온 시간까지 만들 수는 없잖아요. 게다가 대다수의 오래된 건물들은 새로 짓게 되니,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귀해지죠. 그런 점에서 매력을 느꼈기에 옛 모습을 간직한 그대로 현대적으로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가게를 부자연스럽게 튀어 보이게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이전하기 전의 가게에서도, 손님들이 ‘간판이 작아서 찾기 힘들었다’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전포동 공간에서도 그와 마찬가지로, 퀄리티 높은 자연스러움과 주변에 잘 스며들고 어울리는 가게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손님들의 만족도도 높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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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고 차분한 가게 안은 ‘커피가 주인공인 점’을 의식해 디자인했다. 어떤 오브제를 두어 커피의 존재감이 흐려지지 않도록, 불필요한 요소를 없애 심플하게 연출하였다.

“애초에 저희가 이곳을 인테리어한 것 자체가 인위적이죠. 인위적인 부분들만 있으면 부자연스러우니, 원래 있는 요소들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바 내부는 바리스타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중시해 설계했다. 민욱 씨뿐만 아니라 바리스타, 전문가, 가족, 친구, 손님 등 다양한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으며 약 1년 반에 걸쳐 완성했다.

“커피를 마시기 전부터 커피가 맛있다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했습니다. 가게 안의 분위기나 공간, 테이블웨어도 모두 커피의 ‘원재료’지요.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도 ‘원재료’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사탕수수로 만든 컵이나 안쪽에 종이 재질을 사용한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커피에도 작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로스팅부터 서빙까지의 과정을 거칠 때, 커피가 본래 지니고 있는 근사한 맛을 해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물론 제일 중요한 건 생두죠. 생두의 개성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좋은 생두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로스터의 기술로 생두가 원래 가진 단맛과 다른 맛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로스팅 과정에서 생기는 맛을 최대한 배제하고 밸런스 있는 풍미를 전하는 일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두를 선택할 때처럼 우유도 블라인드 테스트를 거쳐 가능한 좋은 우유를 사용하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저희 가게는 메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특히 중점을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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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서 커피를 배워, 사업을 시작하다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를 좋아한 민욱 씨는 대학교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링을 전공했다. 졸업 후에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정보 경영과 빅 데이터 관련 업무에 종사했다. 직장 근처에 Ritual Coffee Roasters와 Blue Bottle Coffee 등 유명한 커피샵들이 있어 자주 다녔다고 한다.

모든 일의 시작은 Ritual Coffee에서 케냐의 필터 커피를 마셨을 때였다. 지금까지 느껴본 적 없는 향과 맛이었다.

이 경험이 계기가 되어 커피에 대한 흥미가 나날이 커졌다. 미국에서 바리스타 기술을 배우기 위해, 현지의 트레이닝 코스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바리스타 트레이닝 코스를 찾을 수 없었고, 그 대신 로스팅 기술을 배우는 Boot Coffee Campus에 다니기로 했다. 그곳에서 배운 로스팅에 대한 어프로치는 IT 업무와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고 한다.

예를 들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온도 관리 등을 진행하는 로스팅 방법이 그러했다. 물론, 감각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논리적인 접근으로 결정해 나가는 것이 그의 성격과 잘 맞았다.

“그 수업을 받기 전에는, 로스팅은 장인의 후각과 센스로 하는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건 제 편견이더라고요. 로스팅 과정을 데이터로 만들어 결정해 나가는 부분이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다른 수업도 받고 싶었지만 이미 정원이 찬 상태였다. 그러나, 수업을 돕는 형식으로 참가할 수 있었으며,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웠다. 에티오피아의 게샤 빌리지(Gesha Village) 창설에 힘쓴 Boot coffee의 창업자, 윌렘 부트는 게샤 빌리지에서 도입한 게이샤 원두의 재배 농원을 파나마에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창업하고 싶다는 생각은 옛날부터 있었어요. 과제 해결이든 이노베이션이든 창업은 제로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죠.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게 중요한 건 돈을 버는 것보다 누군가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 일이에요. 그런 점에서 볼 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커피가 제일 적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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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빠른 업계이기에 유연한 사고를 지니고 싶다

커피뿐만 아니라, 좋은 것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면 할수록, 다른 것이 보이지 않게 될 때가 있다. 변화가 빠른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 새로운 커피가 차례차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본 민욱 씨는, 위기감과 함께 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껴왔다.

“커피는 주방에서 만드는 것지만, 계속 주방에 틀어박혀 있으면 한 가지만 고집하게 되기 쉬워요. 고집이 세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지죠. 어느 시점에서 최고인 방식이 다음 순간에는 최고가 아니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민욱 씨가 Strut Coffee를 창업한 지 6년이 지났다. 젠트리피케이션(고급화)이 진행되고 카페가 북적거리는 전포동으로 가게를 이전한 것은, 경쟁이 심한 레드 오션에 뛰어드는 행위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욱 씨의 눈에는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확실히 카페 경쟁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많은 촛불이 한곳에 모여있기 때문에 그 등불로 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불러들인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지요. 예를 들어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어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신 손님에게는 한 곳에서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부산 자체에 항구 도시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으니까요. 서울만큼 경쟁이 심하지 않은 덕분일지도 모르지만, 다 같이 힘내서 업계를 부흥시키자는 분위기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실제로 규모가 큰 커피집 사람들도 프로를 대상으로 한 스킬 향상의 기회나 교류의 장을 많이 마련하고 있으니까요.”

일상적이고 사소한 사물에 퀄리티를 주고 싶다

커피샵의 좋고 나쁨은 맛으로만 판단되지 않는다. 좋은 커피를 끓여야 하는 건 물론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보다도 민욱 씨는 가게 전반적인 경험을 중시하고 있다.

“가게를 운영할 때 제일 중요한 건, 고객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전부라고 하면 지나친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꽤 큰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가게를 시작하기 전에는 저도 한 사람의 손님이었어요.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심플하게 한 사람으로서 즐길 수 있는 공간과 맛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은 IT업계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때부터 거대한 시스템이나 소프트웨어가 아닌, 매일의 생활 속에서 품질 높은 물건을 제공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예를 들면, 가게에서 내놓는 커피는 무척 아름답잖아요. 어쩐지 꿈이 느껴지고 저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그 커피가 매우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세스를 거쳐 탄생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IT도 커피도 단순하고 섬세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연필이나 커피처럼 일상적인 물건과의 관계성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표현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실 때, 좋은 컵으로 마시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죠.

행복은 소소한 물건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일상적이고 작은 사물들을 퀄리티 좋게 만들고, 다른 사물에 가려지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이건 『미니멀리즘』인 거 같아요. 불필요한 건 스트레스로 이어지기도 하고, 본질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본질적인 것을 훌륭한 퀄리티로 제공하는 일이 제가 지향하는 바인 것 같습니다. 말로 표현하려니 어렵네요.

저는 커피의 다양한 맛을 알아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건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주는 즐거움입니다. 특히 모닝 커피가 그렇죠. 제 시간을 방해하는 요소가 적은 조용한 시간이라 그런지,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않고 커피의 풍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그 시간이 제 하루를 조금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런 게 커피의 제일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사토 마리코
번역: 박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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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아무런 일정이 없는 쉬는 날 아침, 가족이나 아내와 함께 마시는 커피에서 제일 큰 행복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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