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의 약배전 커피 전문점의 대명사. 그는 왜 약배전을 고집할까
히로시마 역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shimaji coffee roasters’. 직접 볶은 약배전의 스페셜티 커피에 특화된 컨셉 덕분인지 ‘히로시마에서 약배전은 shimaji’ 라는 인식이 커피 동호인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약배전이라는 ‘정해진 선택지’에 집념하는 가게 주인 시마 요시타카씨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존칭 생략
약배전의 매력을 알길 바라며
약배전 커피 전문점은, 전문적인 커피를 제공하는 만큼, 매니악하고 문턱이 높고 커피의 지식이 없으면 가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shimaji coffee roasters에 간다면 좋은 의미로 그러한 선입견은 배신당할 것이다. 시마는 이렇게 말한다.
「친근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라도 ‘이 카페는 ~~다’ 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선택지를 좁히고 있는 만큼,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는 폭도 좁아지죠. 이런 식으로 전문성을 명확히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시마가 약배전을 고집하는 것은, ‘싱겁다’ ‘신 맛이 난다’ 같은 네거티브한 인상을 지우고, 고유한 매력을 알리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 맛이 별로 나지 않거나 맛있게 느껴졌다며 좋은 평가를 남기는 손님이 많다.
「커피의 쓴맛이나 로스팅의 향을 최대한 줄여, 각 커피의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약배전의 기초입니다. 첫 맛은 싱겁거나 물기가 많지만, 목넘김이 좋고 홍차 같은 맛이 나며, 마신 뒤 여운이 오래 남는 것이 특징이지요.」
시마가 가게를 차린 것은 2018년. 스타벅스에서 10년 정도 일한 뒤에 독립하여 창업했다고 한다. 도쿄에서 아내와 함께 처가가 있는 히로시마에 온 것은 2015년의 일이다.
「서드웨이브라고 불리는 커피 유행이 오면서, 블루 보틀 같은 대형 커피점이 점점 늘어나던 도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했어요.」
「한편, 히로시마의 커피 업계는 발전하는 시장이었죠. 일반적인 카페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자신도 카페를 하는 것보다, 로스팅&커피를 특화한 가게를 만드는 것이 새롭고, 자신의 색깔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느꼈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히로시마분들의 성격과, 그 따뜻함도 히로시마에서 로스팅 전문점을 열기로 결정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덧붙여 스페셜티 커피가 아직 침투하지 않은 히로시마에서는, 카페나 로스터가 협업하여 커피 페스티벌을 개최하거나 스터디 그룹에서 서로 배우거나 하며, 지역 커피 업계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에 의해 최근에는 그러한 움직임이 멈춰 있지만, 시마도 참가하고 있는 그 그룹은 조만간 새로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한다.
넓은 세계를 찾아서
시마가 커피의 세계에 입문한 것은 21살 때 쯤이었다. 요리를 전문으로 배우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요리사로서 3년 정도 근무한 고향 토야마현의 호텔을 그만 두고, 홀로 도쿄에 상경하였다고 한다. 시마는 우선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게 되었다.
「토야마에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가 열리지 않고, 토야마에서 전국으로 체인점을 퍼뜨리는 가게도 없어요. 그런 비교적 규모가 작은 세상보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나고 싶다는 것이 제 마음의 소리였죠.」
양식과 빵, 과자 등 고등학교와 호텔에서 배운 경험을 살릴 수 없는 카페의 길을 선택한 것은,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을 해보고 싶었던 것이 이유라 한다.
「그때까지 주방에서만 일하고 있었기에, 카페에선 접객을 통해 손님의 반응을 직접 볼 수 있는 것이 신선하고 즐거웠어요. 원래 커피는 검고 쓴 것, 겉모습이 같으면 맛의 차이가 별로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겉모습이 같아도 맛이 다른 것에 흥미를 느껴, 커피의 세계에 점점 재미를 느끼게 되었죠.」
새로운 세계에 뛰어든 경험은, 시마의 라이프스타일도 바꾸게 되었다.
「물건을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요리사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요리뿐만 아니라 제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좋아했어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레시피대로 하거나 누군가의 흉내를 내거나 하는 것이 중심인 일을 하고 있었죠. 제가 처음부터 생각해서 해내가는 그런 일은 별로 없었어요.」
「당시에는, 음식을 만드는 각각의 과정에 실력를 높여 가는 것이 목표였던것 같아요. 그저 기분 좋게 음식을 만드는데 성공하면 만족하고 있었으니까요. 호텔에서 했던 일도 그 연장선상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마가 커피를 만난 이후에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찾아, 커피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면서 다양한 가게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혼자 카페 창업을 하려는 생각을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하던 상황에 놓여졌었어요. 그렇게 제 안에 잠자고 있던 무언가가 깨어났을지도 몰라요. 스타벅스에서 10년 이상 일하던 시절에, 커피에 특화한 가게로 이직을 하려고 몇번이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다른 가게로의 이직은 아내가 크게 반대했기 때문에 불가능했죠(웃음).」
선택지를 넓히는 계기를
shimaji coffee roasters의 홈페이지, 가게의 메뉴나 인테리어, 내부 공간을 둘러 보았을때, 그 단순하고 명료한 분위기는 일관성이 느껴진다.
「여러 가지에 시선이 쏠려 정신이 산란해지지 않게 하고 싶어요. 어느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택지가 넘쳐나는 지금의 시대에, 굳이 선택지를 좁히고 있는 시마의 가게는 그것만으로도 특별한 포인트가 된다.
「어느 한 분야에 특화하는 것이 전문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입문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직접 마셔보시고 약배전의 세계도 꽤 넓고 깊다고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018년에 개업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약배전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손님이 카페에 방문하여, 신맛이 없는 커피나 쓴 커피를 주문하는 일도 많았다. 그때마다 가게의 컨셉을 설명한 다음, 손님의 취향에 가까운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지만, 약배전 이외의 커피를 내리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한다.
「약배전을 한 번 마셔보면 계속 약배전을 마시게 되기 때문이에요. 사람은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면 아는 것, 익숙한 것을 선택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만약 약배전의 커피 이외의 선택지가 있으면 약배전의 커피를 시도할 기회가 없어져 버려요. 앞으로도 제 가게에서는 약배전만을 고집해, 약배전의 커피를 마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버리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한 가지 신기한 사실이 눈에 보였다. 선택의 폭이 좁은 지방을 뛰쳐나온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시마는 선택의 폭이 좁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제가 약배전에 특화한 가게를 만든 것은, 다양한 커피를 경험한 후에 선택한 결정이지요. 그에 비해, 토야마에서 살던 시절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없었습니다. 다양한 것을 경험해보았기에, 좋은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shimaji coffee의 컨셉은, 21살 때 고향을 떠나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자신과 분투해온 시마의 삶과 겹쳐지는 구석이 있다.
약배전 커피라는 새로운 문을 열어 주어, 손님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었으면 한다. 그런 shimaji coffee의 ‘한정된 선택지’ 에는, 시마의 메세지가 담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인터뷰, 글 : 나카미치 타츠야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가족과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 식사를 한 후에 마시는 커피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지극히 흔한 일상의 한 장면이지만, 가족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루의 시작을 기분좋게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커피 취향적으로는, 제철의 르완다 커피를 좋아합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커피 기구에 대한 취향은 전혀 없지만, 원두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취향이 없는 편이 도움이 되지요.
이 로스터 커피 콩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