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ulus Coffee

2015년 베를린 조용한 주택가에 문을 연 Populus Coffee. 북유럽에 고향을 둔 오너 부부의 가치관은, 그들이 취급하는 모든 커피 생산자와 수입업자, 구입 가격 등을 공개하고 있는 투명성 보고서에서 바로 알 수 있었다. 저널리스트의 경력을 가지기도 한 창업자·헨리크씨와, 그의 아내 사리씨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존칭 생략)

커피는 단순한 콩이 아니다

다큐멘터리 영상과 라디오 등을 제작하는 언론인으로 일하던 헨리크가 커피 생산지를 다룬 책 제작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은 2010년경의 일이었다. 그때 커피 생산지를 처음 방문한 경험이 헨리크의 인생을 크게 바꿔놓는다.

「커피가 재배되는 아름다운 농원, 그리고 커피가 수확되고 정제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과 애정에 감명을 받았어요.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여행 후반에 방문한 온두라스에서의 경험이에요.」

「아주 질 좋은 커피를 작은 롯 단위로 공급하는 생산자들에게 있어 중추적 역할을 하고, 온두라스 국내에서도 유명한 모레노 가문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투명성과 공평함을 중시하는 노르웨이의 생두 상사 ‘Collaborative Coffee Source’ 와 직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때 한 사실을 알게 될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착취를 통해 성장해 온 거대한 커피산업의 구조는,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으며 커피 생산자와의 거래방법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임을요. 그래서 그 여행을 통해, 제 남은 인생에서는 커피를 추구해 나가기로 결심했지요.」

이렇게 해 헨리크는, 2015년에 베를린에서 로스터리 & 카페 「Populus Coffee」를 오픈했다. 라틴어로 ‘사람들’ 을 뜻하는 Populus라는 말을 점포 이름에 사용한 것은 어째서일까.

「사람과의 관계나 연결 없이는 커피 공급망(supply-chain)이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커피는 그냥 단순한 콩이 아니에요. 생산자가 재배한 커피는 바이어, 로스터를 통해 고객의 손에 전달됩니다. 이 사업을 계속시키기 위해서 우리 로스터는 품질관리나 운송등을 맡아줄 담당자가 필요하고, 생산자는 무역의 담당자가 필요해요. 물론 저희 커피를 사줄 손님도 필요합니다.」

「모든 거래는, 개인과 개인의 ‘얼굴이 보이는 관계’ 를 통해 성립됩니다. 대기업은 필요하지 않아요. 현재 저희가 생두를 구매하고 있는 생산지는 여러 곳이지만, 저희는 적절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모든 커피 생산자와의 다이렉트로 개방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어내고자 해요. 또 기능적인 물류, 생산자 지원, 품질관리 서비스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적절한 공급망 파트너를 찾으려 합니다.」

이들이 떠올리는 populus = 사람들 중에는 가게에서 일하는 스태프들도 포함되어 있다. 작은 가족과 같은 존재인 스태프들과도 좋은 관계를 쌓아 올리고 있는 덕분인지, 오랫동안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도 많다고 한다.

「작은 회사이지만, 스태프들에게는 안심과 안정성, 그와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바리스타에서 품질관리로 넘어가, 지금은 로스팅을 하고 있는 여성 스태프가 있는데, 그녀는 여기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훌륭한 로스터가 되었습니다. 만약 커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로스팅, 상품개발, 커피 조달 등 주제가 무엇이든 이 업계를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요.」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다

Populus 커피는 웹사이트를 통해, 거래하는 모든 생산자와 수입업자, 커피 매입 가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누가 어디서 커피를 어떻게 재배하고, 누구를 경유해, 어느 정도의 가격으로 얼마만큼의 양을 샀는지 모두 밝히고 있는 것이다. 확실히 투명성이 확보된 커피라고 말할 수 있지만, 오너 부부는 아직도 만족을 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저희는 지금 손님들에게 판매하는 가격의 상세 내역 등을 담은 새로운 리포트를 만들고 있어요. 저희가 누구와 일하고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림으로써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을 재구축하고 싶기 때문이죠. 커피는 거래 형태의 새로운 변화를 증명하기 쉬운 좋은 수단입니다.」 라고 사리는 말한다.

「동료들과도 자주 의견을 나누는 주제이기도 한데요, 선물시장은 거래 가격이 불안정하여 생산자가 정당한 대가를 얻지 못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지금의 커피업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지요. 공평하고 투명성 있는 무역을 하고, 정당한 대가를 생산자에게 제공한다는 스페셜티 커피 본래의 목적이 달성됐다고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를 통해 낡은 거래 관습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그것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그 생각을 설득시킨 것은 큰 성과죠.」

Populus 커피는 현재, 커피 재배 과정과 그 과정에서 드는 노력의 위대함을 알리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생산자들로부터 커피를 싸게 사들여 비싸게 팔아넘기는 업자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전혀 지속가능하지 않은 이 시스템에 가담할 생각도 없으나, 이것이 오래 지속되고 있는 것이 커피업계의 현실입니다. 그러한 현실을 고객에게 알리는 것이 로스터와 커피 바이어의 책임이며, 고객에게도 진실을 아는 것은 커피체험에 있어서 큰 요소가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로스터리에 편하게 들를 수 있는 카페를 추가해서 만든 것도, 로스터의 일을 손님이 직접 보고 피부로 느끼길 바라기 때문이었어요. 저는 남의 눈에 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저희가 제공하는 상품의 뼈대를 많은 사람이 이해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진실을 전하고 삶을 묻다

「물론 커피를 사는 이유가 맛있기 때문이지 누가 수입하는지까지 신경 쓰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저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첨단 기술의 발달로 정보를 공개하고 사업을 자유롭게 개방할 수 있는 시대인만큼, 굳이 안 할 이유는 없습니다.」

「차나 와인과 같이, 커피 업계에서도 질 좋은 상품을 요구하고 있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어요. 스페셜티 커피를 접근하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음료로 만들면, 고객층은 확실히 넓어질 것입니다. 커피 바든 슈퍼마켓이든, 손님들은 저희 나름대로의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거래한 커피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것에 관심이 있던 없던 상관없이요.」

「이 업계는, 사람과 사람의 신뢰 관계를 통해 성립되고 있습니다. 품질을 확인하는 것도 그렇지만, 사람들을 만나 커피 재배 문화를 경험하고 정제 과정을 배우기 위해 제가 항상 생산지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과 같은 코로나 시기에는 더더욱 생산지를 방문하지 못하고 있지요. 그래서 저는 생산자를 비롯한 파트너가 올바른 일을 해 주고 있다고 믿고 일을 하고 있고, 저희도 신뢰가 가는 커피 로스터가 되고 싶습니다.」

「자신의 결단이나 행동에 의해서 세상에 여러가지 영향을 줄 수 있는 데다가, 자신의 브랜드를 크게 성장시킬 수도 있습니다. 이 일은 제 천직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큰 매력을 느낍니다.」

헨리크는 노르웨이 로스터 생두상사와 관련된 경험을 통해 올바른 커피란 무엇인가를 알게 됐다고 한다. ‘노르딕 로스트’ 라고도 불리는 북유럽 커피에는 복잡함뿐 아니라 결점도 드러난다. 그것이 헨리크의 백그라운드가 된 것이다.

저널리스트에서 로스터로. 단순하게 보면 전혀 관계가 없는 세계에 몸을 던진 헨리크지만, 진실을 전하고 사는 방법을 묻는 매개체가 다큐멘터리 영상이나 라디오에서 커피로 바뀌었을 뿐, 헨리크의 근본적인 가치관은 일관되어 있을 것이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번역 : 박치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