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Coffee Roasters

유행의 최첨단을 달리는 거리, 성수동과 광희문에 카페를 차린 자가배전 커피점·Peer Coffee Roasters. 2015년, MOMOS COFFEE등에서 배전 기술을 배운 황진욱씨가 디자이너인 아내와 함께 창업한 Peer Coffee에는 “매장에서 일하는 바리스타와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을 포함해 동지 또는 동료=Peer이고 싶다”라는 뜻이 담겨져있다. 카페라는 그릇 안에서 Peer Coffee는 어떤 세계를 만들고 싶은 것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중요한 것은 계속하는 변화

쇼룸의 기능도 겸하고 있는 이유로 오피스같은 분위기를 갖게 한 성수동점과, 손님이 집같은 느낌으로 릴랙스하여 지낼 수 있게 설계한 광희문점. 매장내의 한 구석에는 Peer Coffee 대자인이 장식된 소화기가 놓여있기도하고 꽃나무가 매장을 틔지 않게 꾸며주고 있기도하다. 디자이너의 센스가 빛나는 공간이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 Peer Coffee의 특징 중 하나가 다채로운 메뉴이다. 항상 7종류 정도의 시즈널 블렌드와 3종류 정도의 정해진 블렌드가 준비되어 있고, 대개 2개월에 1번의 빈도로 새로운 시즈널 블렌드를 개발하고 라인업을 갱신하고 있다고 한다.

“손님도 저희도 쭉 같은 커피를 취급하면 지루해지기 때문입니다. 고객에게 고르는 재미, 그 기간 밖에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맛보게 하는 것이 저희 자신들의 보람으로도 이어지고요”

매장에서 취급하는 커피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생두 소싱과 로스팅을 담당하는 황씨 자신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있다. 자신의 독단과 편견으로만 선택하지 않고, 직원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개발한 애너로우빅 퍼멘테이션(혐기성발효) 커피를 사용한 블렌드는 그 하나의 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니지만 손님, 특히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커피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상품화했습니다.

현재 직원이 9명 정도 있는데, 저는 언제나 다수파의 의견을 채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입맛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제가 아무리 맛있는 커피라고 생각해도 그것을 맛있다고 느끼지 않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요. 단, 그렇다고 매장 방침과 컬러에 맞지 않는 커피는 내지 않습니다.

생두 소싱과 로스팅에 있어서도 그것은 같습니다. 세월이 지날수록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올드해지는 감이 있어서 요즘은 특히 트렌드를 잘 아는 직원의 의견을 참고로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스페셜티 업계에서 살아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시도에도 과감하게 도전해야만, 만족스러운 체험을 손님에게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가족과 친구를 생각하는 것처럼

Peer Coffee에 첫방문한 손님중에는 메뉴의 선택지가 많은 이유로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럴 때야말로 직원이 본업을 발휘할 기회가 된다. 손님이 머뭇거리는 모습을 캐치하면 바로 말을 걸고 그들이 메뉴를 고를 힌트가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한다.

“커피의 맛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 커피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합니다. 가령 결과적으로 같은 주문을한다 하더라도 그러한 이야기를 듣고나서 정하는 것과 아무것도 듣지 않고 정하는 것과는 손님의 만족도가 크게 다를 것입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대 사람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면, 태블릿 등을 사용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좋을 것입니다. 우리는 손님에게 좋은 커피를 소개하는 것 보다도 커피의 매력을 이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과도하게 친절한 서비스는 강요처럼 느껴져버린다. 그런 부분의 조절은 센스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커피에 관한 스킬이나 지식은 들어온후에 쌓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Peer Coffee에서는 접객에 필요한 마인드를 가진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한다고 한다.

“손님과의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저희에게 께닫게 해준것은 창업한지 약1달후에 만난 스위스 손님이 었습니다. 가까운 대사관까지의 길을 묻기위해 가게에 들어왔는데 한국어를 못하는 분이라서 저희가 위치관계를 알 수 있는 지도를 출력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그 후, 그가 모국으로 돌아갈 때, Peer Coffee에 들러서 스위스물통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가족이나 친구를 위해 밥을 만들때와 같은 마음으로 손님에게 커피를 제공하도록 합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것을 내야하고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최고의 한잔을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을 모두가 갖고 있다는 것이 감사하죠.”

초심을 잃지 않는다

원래 요식업 일을 하고 있었던 황씨가 커피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2010년대 전반이다. 커피를 제공받는 쪽이 되는 것보다 스스로 로스팅하는 쪽이,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황씨를 창업으로 향하게 했다.

“감칠맛과 깊이있는 커피보다 과일맛 나고 단맛이 있는 커피가 제 취향에 더 맞았어요. 하지만 그당시 한국에서 그런 로스팅 스타일의 커피점은 그다지 많지 않았어요. 이러한 시대배경도 맞물려 스스로 커피를 만들려고 생각했습니다”

황씨에게는 잊을 수 없는 한잔이 있다. 2012년 MOMOS COFFEE 바리스타 전주연(2019년 바리스타 세계 챔피언)의 커피를 맛볼 수 있는 팝업행사에 참가했을 때이다. 그 자리에서 마신 콜롬비아 게이샤는 충격적이었다. 다 마시고 나서 한참동안 입안에서 꽃향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이다.

국내 각지의 커피를 마시며 돌아다니면서 황씨 자신이 맛있다고 느낀 커피는 언제나 프로밧로스터기를 사용해서 만든 커피였다. 가장 마음에 드는 맛인 “MOMOS COFFEE”도 프로밧로스터기를 사용하고 있었다. Peer Coffee에 도입한 로스터기도 당연히 프로밧이었다.

그때부터 약10년. 커피에 관한 기술과 지식을 높여서 한사람의 로스터로부터 한사람의 경영자가 된 황씨이지만, 창업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변하지 않는 생각이 있다.

“집에서 커피를 내려 부모님이나 아내에게 냈을 때 『맛있다』는 말을 듣고 기뻤던 것이 저의 원점입니다. 그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일하는 것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반경 5미터의 세계를 소중하게

현재 Peer Coffee는 세번째 매장이 될 카페를 한남동에 출점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창업시 한남동에 있던 매장을 성수동으로 이전하고, 한남동과 성수동의 중간지점인 광희문에 2호점을 오픈했으나 한남동 시절의 단골손님으로부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재출점을 결정했다.

“이번뿐만이 아니라 매장을 새롭게 낼때는 1년 정도 인터넷으로 정보를 꼼꼼히 조사하고나서 결정하는 스타일입니다. 이번에는 제 자택에서 가깝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지만 제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로스팅소와 카페사이에 거리가 생긴만큼 매니지먼트가 어려워졌고, 서비스의 질이 떨어졌다고 느낀것도 이유의 하나이다. 어쨌든 단골손님이 많이 오시는 지역이 더 장사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이직률이 높은 커피업계에서, 직원이 그만두지 않는 Peer Coffee는 드문 존재이다. 스스로 매장을 창업하기 위해 퇴직한 직원은 지금까지 4명 정도 있었으나 Peer Coffee에 불만이 있어서 그만둔 직원은 거의없다. 현재 가장 오래 일한 직원은 근속연수가 4년이라고 한다.

그 기반에는 신입에게는 2~3개월간 연수 기간을 마련하는 등 누군가를 방치하지 않는 체제가 있다. 코로나 전에는 1년에 한번, 2~3일동안 매장을 휴업하고 여행겸 직원전원이 국내 카페와 스페셜티 커피점을 도는 기획을 실시했던 시기도 있다.

“스페셜티 커피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에서 시작하여 수출입회사, 로스터, 바리스타를 거쳐 비로소 커피는 손님에게 전달됩니다. 다양한 사람과의 연결없이, 이 업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 있는 『사람』을 빼고서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타업계와 비교하여 급여가 낮다는 업계전체의 과제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급여가 낮다는 점이 직원을 창업으로 향하게하는 한 요인이 되는지도 모르니까요.

우리가게에서 일하는 직원이 성장할 수 있고 더 오래 커피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 직원들이 보다좋은 미래를 향해 갈 수 있게 이끌어 주는 것. 그것이 매장을 매니지먼트하는 오너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Peer Coffee에서 근무했던 직원이 창업할 때도 황씨는 그들이 성공하기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때로는 기계와 장비업자를 소개하고 할인 받을 수 있게 도와주기도 한다.

“대등한 관계가 되도록 많은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매장을 경영해 왔기에 지금부터 개업하려는 사람들에게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빨리 사업을 궤도에 올렸으면 하는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동지란 함께 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사람들이라고 황씨는 말한다. “지속가능한 사회”는 가까운 사람들과 지내는 반경 5미터 세계를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으로부터 키워지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