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영국의 콘월에서 개업하여, 현재 런던과 콘월 등 2곳에 총 6개 지점이 있으며 각 도시에 3개 지점이 있는 Origin Coffee Roasters(이하, Origin Coffee). 스페셜티 커피업계의 개척자로써, 스페셜티 커피를 이끌어온 Origin Coffee에서 현재 커피부문 책임자를 맡고 있는 사람은 대만 출신의 프레다 유안씨이다. 뛰어난 커핑 기술로 Origin Coffee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프레다씨에게, 그 비결과 실현하고 싶은 꿈에 대해 물었다.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긴다
프레다씨는 2017년, 2018년, 2020년의 UK Cup Tasters에서 우승했으며 2017년 World Cup Tasters Championship에서 3위를 차지했다. 커핑 기술 경연대회에서 확실한 실적을 남긴 프레다씨가 Origin Coffee로 영입되어 커피 부문의 책임직을 맡은 것은 지난 2019년의 일이다.
「제 역할은 레스토랑에서의 주방장 같은 역할이죠. 생두 구입부터 커피 생산자와의 파트너십 유지, 커핑,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의 품질 체크, 바리스타의 양성까지, 맛있는 커피 한잔을 만들기 위한 모든 일에 관여하고 있지요.」
Origin Coffee는 회사 운영에 유연한 사고 방식을 가진 조직으로 여겨진다. 프레다씨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신뢰를 얻었을까.
「저는 명상, 요가, 그리고 선불교를 제 일상에 접목시키는 영적인 사람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커피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요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이해하고, 마음을 통일하도록 훈련하는 수행입니다. 서투니깐 할 수 없다고 스스로 한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상태를 받아 들여 언젠가 할 수 있게 된다고 믿으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과 마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몇 년 정도 연습을 계속하면 옛날에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가지 포즈를 취할 수 있어요.
그건 커피도 마찬가지에요. 가끔 문제에 부딪혀, 자신이 부족해서 뭔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가로 깨달음을 얻었기에 그런 생각은 버리고 있습니다. 훈련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잘 될 확률은 높아집니다. 대회에 나가더라도 이기느냐 지느냐가 아니라,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쓸데없는 걱정 없이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어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한다. 라는 프레다씨의 좌우명은 우울증을 겪은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우울증의 부작용으로, 그녀는 폭식증을 앓았는데, 먹고 토하기를 반복했었다. 그 결과 위에서 역류하는 산에 혀의 미각 부위가 손상되어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스스로 자신을 상처입히는 것을 멈추고, 우울증이나 과식증을 극복할 수 있던 것은,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고, 맛있는 커피를 내리고 싶고, 자기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싶다는 생각을 커피로 정신을 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 당시 프레다씨는 매일 1,600잔의 커피를 제공하는 카페에서 바리스타로서 매우 바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녀는 열심히 일하는 동안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고, 결국 카페를 열고 바리스타가 되고 싶은 열정은 사라지고 있었다. 반면에 그녀는 불필요한 생각을 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점에 있어서는 그녀에게 완벽한 환경이었다.
이후 프레다씨는 영적인 관점에서의 삶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고, 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가기 시작했다.
「현재를 살아가는 법은, 여러분의 오감과 그 이상의 감각을 다양한 것들을 느끼기 위해 연마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커피의 맛을 느낄 때는, 미각이나 후각 뿐만이 아니라, 에어컨의 소리나 다른 손님의 대화, 컵의 감촉 등, 주위의 환경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커피의 맛에 포함됩니다. 거기에 의식을 집중시키면 커피와 더욱 더 가까이 할 수 있어요.
만약 여러분이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여러분이 먹고 있는 음식을 주의 깊게 맛보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무엇을 먹어도 그냥 먹는 것이 아니라 맛을 분석해 커피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찾아내 기억에 저장해두고 있어요. 그리고 커피를 테이스팅 했을 때 그 기억과 연결시킵니다. 지금 이 순간과 이 장소에 존재하는 감각을 갈고 닦으면 더 많은 맛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생을 더 즐길 수 있어요.」
사회 운동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
Origin Coffee에 입사한 후, 프레다는 생두 바이어로 2019년에만 10여 개국을 방문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로는 생산지 방문을 중단했지만, 직접 눈으로 생산지 상황을 보고 경험해본 것은 그녀의 심리 상태를 바꾸었다.
「Origin Coffee는 일정한 기준이 있어, 저희는 생산자들이 그들의 농장과 그들의 시설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살펴보고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지 결정합니다. 중개업자가 연결해 주기 때문에 새로운 거래처가 될 생산자를 찾기는 비교적 쉽지만, 오랜 관계를 유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저희와 10년 이상 함께 일하고 있는 생산자도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생산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반드시 생산자와 이야기를 하고, 일에 대한 생각이나 가치관, 인간성을 이해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를 들면, 말만 거창한 사람인지, 한 말은 제대로 지키는 사람인지를 판별하는 눈은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하죠. 실제로, ‘뭐든지 할 수 있어요. 특히, 프레다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지 할 게요’ 라고 말하면서, 결국 아무것도 안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생산자든 수출자든, 저희는 저희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과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그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와 함께 일할 의향이 있는지, 그리고 그들은 필요할 때 진중하고 솔직한 대화를 기꺼이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런 기업가 정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일이든 잘 풀리도록 노력하려는 정신이 있으니까요.」
모든 생산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Origin Coffee의 설립 이후로 내려오고 있는 목표이다. 한편, 프레다 자신이 달성해야 할 임무이기도 하다.
「커피 농부의 한 달 수입은 르완다에서 6달러, 에티오피아에서 12달러에 불과합니다. 아마 공급망에 있는 누군가가 공급 시스템을 이용해서 돈을 챙기고 있기 때문에 농부들은 거의 돈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그들에게 단순히 돈을 주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아마 은행 계좌를 만들지 않은 사람이 많을 테니 돈을 주면 바로 써 버릴 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지역사회를 방문하고, 지역 NGO와 자선단체와 협력하여 그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을 돕는 것이 저에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우리가 맛있는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배경에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커피 생산자가 있다는 것을, 도매 담당의 매니저나 카페의 스탭들과 협력하면서 계속 알려나가고 싶습니다. 생산자들이 저희의 활동을 알아주는지의 여부보다는, 그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창업한 지 17년. Origin Coffee는 기업가 정신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로 팀을 꾸려 연간 18~20컨테이너 분량의 원두를 구입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Origin Coffee가 더 많이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면, 생산자에게서 사는 커피의 양을 늘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생산자의 수입도 향상될 것입니다.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커피 생산자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 소셜 프로젝트를 시작해, 그들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것입니다. 저는 남에게 베풀 때 행복을 느끼는 타입으로써, 모든 이들과 사랑을 나누고 싶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상황이 다릅니다. 이미 많은 돈을 벌은 나라라면, 그들을 위해 우물을 파거나 학교를 세울 필요는 없겠지요.
하지만 아프리카의 생산자에게는 그게 필요합니다. 그곳은 포장도로조차 없고,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 있습니다. 그런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모든 면에서 혜택받은 특권층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들을 위해 사회 운동을 일으키지 않는 이유를 저는 모르겠어요.
저희는 지금까지도, 생산자들과 몇년에 걸쳐서 함께 일하면서, 코로나 사태나 브라질의 심각한 서리 피해 등, 여러가지 어려움을 극복해 왔습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때 더 큰 기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저는 이 일이 너무 좋습니다. 한편, ‘생산자를 지원하기 위해 생두를 구입합니다’라고 말하면서, 결국엔 수입업체를 통해 가끔씩만 구입하는 로스터가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기도 합니다.」
“그건 남의 일”이라는 말은 프레다씨의 사전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타인에게 매우 민감하고 공감하는 성격으로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었지만, 커피는 프레다씨에게 삶의 의미를 부여했을 것에 틀림없으리라.
「생산지를 방문하면 여러 광경을 보게 됩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는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이해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럴 때일수록,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자는 정신은 큰 도움이 됩니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산지에서 구입한 커피가 도착하면 바로 로스팅해서 자사 카페에서 커피를 내리는데, 그 커피가 맛있었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생산자의 노력의 표현으로써 느낄 수 있는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매주 새로운 커피를 출시하고 있기 때문에 매주 이 순간을 맛볼 수 있어요.
이 로스터 커피 콩 구입
ORIGIN COFFEE
CHARLOTTE ROAD, SHOREDITCH
- [영업시간]
- Mon-Fri: 8:00-17:00 Sat: 9:30-17:00 Sun: 10:00-16:00
ORIGIN COFFEE
THE ROASTERY, PORTHLEVEN
- [영업시간]
- Mon-Wed,Sat: 8:00-17:00 Thu,Fri: 8:00-21:00 Sun: 9:00-16:00
ORIGIN COFFEE
HARBOUR HEAD, PORTHL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