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GUIDE
MANLY COFFEE 스나가 노리코

MANLY COFFEE

스나가 노리코

세 아이의 어머니이자 로스터, 그리고 경영인. 다양한 직함을 가진 오너가 세계 레벨을 지향하는 이유

후쿠오카의 히라오 지역. 옛 민가가 늘어선 좁은 골목 안쪽에 MANLY COFFEE가 위치하고 있다. 점주 스나가 노리코씨는, 스타벅스에서 근무하던 시절에, 블랙 에이프런의 챔피언으로서 시애틀 연수를 경험하기도 하였다. 한편, 로스트 마스터 토너먼트 챔피언십에서는, 큐슈 팀으로서 참가해 심사원 부문에서 우승하기도. 게다가 에어로 프레스의 대회 「Aeropress Championship」 의 일본 개최를 실현한 주역이기도 하다.

여성 로스터의 선구자로서, 「에어로 프레스의 어머니」 라고도 불리는 스나가 노리코씨에게, 커피 캐리어에 대한 여정과 커피에 대한 생각을 물어 보았다. ※존칭 생략

MANLY COFFEE에 숨쉬는 것들

스나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의 가족 밑에서 자랐다.

「어릴 때 친척들이 모두 모이는 기회가 자주 있었어요. 다 같이 밥을 먹은 다음에는, 어머니들이 커피를 내려주시고 우유를 듬뿍 타주셔서 어른들과 다같이 커피를 마시고는 했지요. 그러한 활기찬 분위기에서 커피의 풍미를 느꼈던 것이 제 커피 인생의 출발선이에요.」

수녀가 되려고 수도원에 다니고 있던 스나가는 전문대학의 학생이 되어, 카페의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당시는 카페 붐이 동트기 전이었다고 한다.

「커피의 향기와 독특한 맛은 물론, 카페의 음악, 접객, 인테리어와 같은 카페 문화에 너무 매료돼 제 카페를 차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뒤 워킹 홀리데이로 호주에 머물렀는데요, 곳곳에 예쁜 카페가 있어 하루에도 몇 번씩 좋아하는 카페를 다니는 현지인들을 보고는 했어요.」

MANLY라는 명칭은 호주 시드니의 MANLY 해변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현재의 남편을 만난 장소이기에, 스나가에게 있어서 특별한 추억이 담겨있는 땅이기도 하다.

귀국 후에는 술도 배우고 싶다고 생각을 하여, 바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겨우 손님 앞에서 쉐이커를 흔들만한 실력이 되었을 무렵, 첫 아이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동갑내기 여자 동료가 바보라고 하더군요. 이런 시기에 임신을 하냐고. 산부인과에 가도 축복받는 기분이 안들었어요. 조금 이기적으로 들릴 지도 모르지만, 저는 카페를 갖고 싶었는데 사회와 분리된 듯한 느낌이 들어서 크게 고민했어요.」

스나가는 육아를 해 나가는 한편, 어떤 카페를 목표로 하는지, 어떤 메뉴를 제공할 지 등을 노트에 써 갔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목욕탕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도,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이 들었다고. 스나가가 일하고 싶은 점포들은 주말에도 근무할 필요가 있기에, 어디든 일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던 도중, 후쿠오카의 지역잡지에서 「ROASTER’S COFFEE 로스터리」 라는 곳의 기사를 발견하고 직접 찾아가게 되었다.

「다양한 콩이 놓여 있어서, 이 콩들의 맛을 다 알고 계신지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맛은 다 알지만 별 의미가 없다며 본질이 중요하다는 듯이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처음 간 날에 무급이여도 괜찮으니까 여기서 일하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무급이라고 해도 알려주면 수업료를 받아야 하니까, 기술을 훔치러 오라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커피에 얽힌 여러 가지 것들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마침 스타벅스 후쿠오카점이 오픈하였다. 스나가는 스탭으로 응모해, 큐슈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어머니 신분으로 채용이 되었다. 앞으로 자기와 같은 처지에서 채용될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도 자기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 스나가. 하면 할수록 성과가 나오는 것에 기쁨을 느껴, 15분의 휴식시간에도 주먹밥을 한 손에 들고 콩의 역사와 특징이 담긴 커피 수입처의 설명서를 닥치는 대로 노트에 옮겨 적었다.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모두 배운다, 그런 생각으로 2대째 커피 앰배서더(사내 콘테스트 우승자)가 되어, 가고 싶었던 시애틀 연수를 실현할 수 있었다.

「시애틀의 스타벅스 본사를 방문한다는, 한 아르바이트생으로는 볼 수 없는 풍경을 보여줘서 정말 감사했어요. CEO의 슐츠씨로부터 BIG DREAM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넓은 시야를 갖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제가 가장 중요한 게 뭐냐고 물어봤었는데, 가족이란 답을 해주셨죠. 그 말은 지금도 가슴 깊은 곳에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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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과 글로벌. 후쿠오카에서 세계를 향해 나아가다

스타벅스를 졸업하고 나서, 둘째 아이를 출산하게 되었다. 또다시 카페를 만드는 길은 멀어졌지만, 스나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제과를 배우려고 케이크 가게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주변에는 제과 전문학교를 나온 사람들밖에 없었다고.

「저에게는 역시 커피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커피 콩을 직접 볶았더니 의외로 잘 볶여졌어요. 2007년 빵집 한켠에서 원두를 팔았는데 반응이 좋아서, 수제 로스팅 기계 500g용을 구입했고, 2008년 1월에는 온라인 샵을 차렸습니다.」

그렇게 2008년 10월에는 중고의 1kg 로스팅 기계를 구입하고 오프라인 점포를 열었다. 수작업으로 좋은 원두를 고르는 핸드픽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로스팅을 하던 스나가는 SCAJ 로스트 마스터스 스트리트의 첫 합숙에서 스페셜티 커피와 만나게 된다.

「당시에는 핸드픽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핸드픽이 필요 없다는 사람도 있었어요. 커피에 대한 신념은 각자 있겠지만, 그런 울타리를 넘어서 굉장히 오픈적으로 정보교환을 하고 있더라구요. 모두 즐겁게, 맛있는 커피를 위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스페셜티 커피는, 지금까지 만난 적이 없는 맛이었죠. 이렇게 싱싱하고 깨끗한 커피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인에게 부탁을 해서, 처음으로 생두 한 마대를 구입했어요. 제 꿈이기도 했거든요. 마대를 열었을 때의 향기와 콩의 윤기는 정말 감동스러웠습니다.」

일본 챔피언이 되었으니, 다음은 세계 챔피언이라는 말을 지인에게 듣고, 스나가는 세계에 도전하게 된다. 오슬로, 코펜하겐, 런던으로 날아가, 염원이었던 WBC(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의 자원봉사 스태프로 참가한 후, 2010년 9월에는 로스트 마스터스 챔피언십에 큐슈 팀으로서 참가해, 심사원 부문에서 우승을 했다.

2011년에는 바리스타 캠프에 참가했다. 로스앤젤레스, 포틀랜드, 밴쿠버, 보고타에 커피 여행을 떠났고, 같은 해에는 월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 밀라노 대회에 출전하는 등 세계를 누볐다.

「코펜하겐에서 에어로프레스 커피를 시음했는데, 그게 놀랄 만큼 맛있었어요. 대회는 투명하고 오픈되어 있고, 독특하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3명의 심사원에 의해 커핑을 한 후, 심사는 ‘하나, 둘, 셋’ 같은 말을 외친 뒤 좋다고 느낀 커피를 손으로 가리켜 승패를 결정합니다. 그 때, 관중들은 크게 흥분하기도 해서 그 분위기를 재밌게 느꼈어요. 아직 일본인으로 그곳에 도전하고 있는 사람도 없었고, 세계 제일을 목표로 한다면 거기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목표로 하던 결과는 낼 수 없었다. 2012년에는 엔트리가 선착순이 아닌 국내 대회의 챔피언밖에 출장할 수 없게 되었기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에어로프레스 챔피언십이 후쿠오카에서 개최되었다.

그리고 2013년에는 염원하던 니카라과, 코스타리카로 생두를 사들이러 갔고, 노르딕 로스트 컴페티션에 엔트리했다. 좋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우승자인 타이베이 Fika Fika Cafe 제임스씨의 커피와 인품에 반한 스나가는, 그 자리에서 수행하게 해달라는 부탁을 해서 5일동안 수행을 할 수 있었다. 

스나가는, 왜 이렇게까지 세계를 목표로 하는 것에 집착하는 것일까.

「런던에서 참석한 바리스타 파티에서 본 커피 커뮤니티에 충격을 받았어요. 모두 춤을 추고 있었는데 일본인들만 벽쪽에 모여서 일본인끼리 얘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 세계의 커피 문화, 커피 커뮤니티가 펼쳐지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춤을 출 수 없으면 일본의 커피 문화는 끝이다, 그렇게 동경하고 있는 것 만으로는 안 된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거기서 춤을 출 수 있었던 이자키 히데노리 군이 나중에 일본인 최초의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이 되기도 했어요. 자신도 같은 자리에 서서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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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 브류를 세계 표준으로

그리고 스나가는, 세번째 아이를 출산한다. 하지만, 다운 증후군으로 인해 심장질환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중환자실을 드나들게 되었다. 아이가 입퇴원을 반복하는 가운데, 남편이 「(가게를) 이제 그만두는게 어때?」 라고 말을 건넸다고. 그렇게 목표로 하고 있던 세계 대회를 우승하는 커피와는 연이 끊기게 되었다고 느꼈지만,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가족인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루하루가 바빴습니다. 힘들었지만 단골이 언제든지 괜찮으니 커피를 보내 달라고 해서요. 커피와 손님에게 구원을 받았지요. 하지만 딸의 미래의 직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서 일단 가게는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고 마음을 먹은 스나가. 주말에만 남편이 아이의 간병을 해주기로 한 끝에, 오랜만에 로스팅 기계의 앞에 서니 마음이 가라앉았다고. 평일에 받은 주문을, 주말에 볶아 배송하는 생활이 한동안 계속됐다. 눈앞의 일에 마주하는 것에 집중하려고, 자신이 정말로 만들고 싶은 커피만을 제공하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세들어 있던 점포 건물이 철거되게 되어서, 현재의 히라오 지역에 가게를 이전하게 되었다. 그렇게 두 번째 가게인 MANLY COFFEE가 시작되었다.

「도쿄에 출장 갔을 때 남편이 힘내라는 메시지를 보내 주었어요. 그래서 딸을 위해 살아가는 것 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해 도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죠.」

세계 레벨의 커피 전문점으로 거듭나고 싶다, 그렇게 새롭게 마음을 다잡은 스나가. 그러던 도중, 사가/우레시노 지역의 나카시마 팜이라는 업체와 함께 「MILK BREW」 를 상품화할 기회가 생겼다.

「’COLD BREW의 커피 원두 백에 갓 짠 우유를 담갔더니 몹시 맛있었다’ 라고 낙농가 나카지마 다이키씨가 말해주셨어요. 저도 한 번 해봤더니 혁명적인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행사 때도 선보였더니 굉장히 반응이 좋더라고요. 그렇게 큰맘을 먹고, 동경하고 있었던 롤링사의 15kg짜리 로스팅기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2008년에 MANLY COFFEE를 개업하고, 2021년(인터뷰 당시)까지 13년이 흘렀다.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을 겨우 할 수 있게 되었다, 라고 스나가는 이야기한다.

「갈등을 많이 겪었습니다. 이제는 여러가지에 대한 집착을 접고 재미있게 해나가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어딘가, 고생을 짊어지고 있던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일은 이제 끝내고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세계를 지향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스나가는 점포를 이전할 때 쓴 목표가 있다며 화이트보드를 보여줬다.

「2028년까지 세계 제일이 되는 것을 목표로, ‘WOW 소리가 나오는 커피, Amazing 한 서비스, 그리고 감동이 있는 가게. 다들 건강하고 기분좋고 재미있고 자유로우며 활발하고, 사랑이 있는 MANLY COFFEE’ 라고 썼습니다. 이런 삶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수녀는 되지 않았지만, 한 명의 인간으로서 커피를 통해 사랑을 전할 수 있었으면 해요.」

필자는 세계 제일을 목표로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하고 몇번이나 생각해보았다. 스나가는, 단지 목표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을 날마다 실천하고 있다.

「세계를 지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산악인에게, 산이 있다면 등산하는 것이랑 똑같습니다. 할머니가 될 때까지 계속 등산하는 겁니다. 할머니가 되서 세계 최고라고 하면 깊은 존경심이 생기잖아요. 지금까지는, 여러가지를 희생하지 않으면 세계 제일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도 있지만, 좋은 삶을 살아가며 세계 제일이 된다면, 굉장히 멋있는 일이 될 것 같아요.」

글 : 마스무라 에리코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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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저에게 있어 매주 일요일은 스무디와 팬케이크의 날입니다. 다운 증후군을 앓는 초등학교 2학년 딸 리리가 좋아하는 날이기도 해서, 장래 리리가 자립을 하기 위해 연습삼아 스무디와 팬케이크를 만들고 있어요. 스무디는 블루베리와 바나나, 요구르트, 두유를 믹서에 넣고, 팬케이크는 마리르의 팬케이크 믹스를 사용하여 핫 플레이트로 굽습니다(마리르를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분은 꼭 시도해 보세요!). 그리고 커피는 남편과 저의 2잔 분량을 만들어요. MANLY 커피와 친구 커피 가게의 커피를 에어로 프레스 또는 오리가미로 만듭니다. 이런 일요일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하는 최고의 한 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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