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begins after coffee

Life begins after coffee

【특집】Life begins after coffee - 인생을 커피에게 배웠다 -

생두를 로스팅하는 ‘로스터’ 또는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라고 표현해도 그 개성은 각양각색입니다. 무엇을 원동력으로 삼고 어떤 기쁨을 느끼고 어떤 비전과 미래를 실현하고자 하는지와 같은 부분까지 파헤쳐 보면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무한정으로 넓어지는 예술성에 매료된 사람, 도착 지점 없는 세계에 장인 정신을 자극받은 사람, 서드 플레이스로서의 가게 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 업계의 문제를 파고들어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 지속 가능하고 논리적인 비즈니스를 구현하고자 하는 사람, 혁신적인 활동을 통해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사람, 지역 기반으로 활동하며 해당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하는 사람…. 각각의 시선으로 업계를 바라보고 각각의 태도로 행동하는 모습에서 떠오른 것은 다양성을 품은 커피 세계의 폭넓음과 깊음입니다.

내러티브 코너에서는 지금까지 10개국 이상의 로스터를 조명하여 커피 한 잔 너머에 있는 유일무이한 스토리를 전해드렸습니다. 각각의 로스터가 자신의 일과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전한 이야기는 ‘명언’과 ‘격언’으로 벽에 장식할만한 것이 아니더라도 각각 함축된 것이 있어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어떤 순간에는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등대가 되고 또 어떤 순간에는 닫힌 세계를 열어주는 새로운 바람이 되고 또 어떤 순간에는 어느샌가 잊고 있던 원점을 떠올리게 하는 열쇠가 되죠. 그들이 전해준 이야기는 국가와 언어, 종교, 문화의 벽을 넘어 보편적인 인생의 철학으로서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특집에서는 그런 ‘다양성의 보석함’을 통해 모아온 로스터 25인의 메시지를 소개합니다.

K COFFEE/Kazuya Mori/Japan

“기본적으로는 제가 맛있다고 느끼는 커피를 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론보다도 즐기는 일을 중요시합니다. 한번, 동티모르의 원두를 로스팅하면서 접객했더니, 꺼내는 타이밍을 놓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과하게 볶은 티모르』원두로 판매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게 더 맛있다고 말씀하시는 손님도 계셨습니다.”

Bell Lane Coffee/Niko Sunko/Ireland

“그래서 저는 그때, 라이벌이든 누구든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건 생산자를 위해, 로스터를 위해, 그리고 업계 전체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공유하면서 나누는 다양한 이야기 속에서 새로운 문이 열립니다. 좋은 점을 공유하고,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커다란 커뮤니티를 이루는 것.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에너지를 ‘낭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Biroso Coffee/Kim Lio/Korea

「흙먼지가 날리는 경사진 산을 오르내리며 아이들이 커피체리를 나르고 있었어요. 그런 (생산지의) 아이들을 보면서, 현대문명으로부터 격리된 장소에서 착취당하고 있다며, 불행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제 눈에, 아이들은 언제나 웃는 얼굴로, 매우 즐겁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렇게 진정한 행복은 세상이 추구하는 돈이나 권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속의 행복을 충족시키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

The Beans on Fire/Maria Hernandez/France

「정해진 멜로디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었어요. 훌륭한 실력을 가진 팀원들이 서로의 소리를 들으면서, 자신의 연주를 조립해나가고 있었지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커피와 통하는 점이 있어요. 생두를 재배하는 사람, 수출하는 사람, 볶는 사람, 추출하는 사람, 각각 서로의 일에 최선을 다한 끝에 맛있는 커피가 태어나는 것입니다.」

Giraffe Coffee Roasters/Maarten van der Jagt/Netherland

「눈(雪)을 표현하는 단어를 30개 알면, 30가지의 눈을 구분할 수 있잖아요. 미각을 표현하는 말을 많이 알면 알수록 더 정확하게 맛을 느껴서 표현할 수 있게 되죠.」

The Smoking Tiger/Antonio Tombolini/Italy

「누군가와 경쟁해서 맛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커피와의 차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전달해 나가는 것. 즉, 다양성 자체가 그 가치가 되어 전략으로서 작용하기 때문에, 잡다한 마케팅이 필요없어지게 되지요.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서는 생산지와 품종, 정제방법 뿐만 아니라 볶는 방법과 추출방법, 그리고 커피의 종류에 따른 음식과의 페어링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그 다채롭고 놀라운 세계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만들어내며 자연스럽게 그 관계를 발전시키게 해주고 있지요. 다양성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축복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들의 메시지입니다.」

Faro – Caffè Specialty/Dario Fociani/Italy

「음식뿐만이 아니라 음악, 예술 분야에서 저희는 대기업이 만들어내는 악영향과 늘 싸우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제공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은 문화적인 것을 선택하지 않는 것과 같아요. 그것은 정체성을 스스로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품질이 좋은 음식을 알게 되면 더 많은 진실을 알 수 있게 될테니까요.」

Sakona Coffee Roasters/Javier Garcia Funez/Spain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이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이라고 제대로 알고 있으면 다른 것은 뒤따라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이에요. 손님이 즐거웠으면 좋겠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적절한 움직임이 저절로 생길 것입니다. 물론 급작스러운 상황에서 대처 가능할만한 경험을 쌓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SUGIHARA COFFEE ROASTER/Daisuke Sugihara/Japan

「자신의 삶을 바꿔 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취사선택하지 못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진할 수 없어요. 저에게 있어 교양이란, 본질을 꿰뚫어보는 힘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사물의 본질을 규명할 수 있는 힘이며, 남이 말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며 판단을 내릴 수 있는 힘이라고도 할 수 있지요. 부모와 어른의 역할은 올바른 잣대와 올바른 선택지를 형성시켜주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Dak Coffee Roasters/Louis-Philippe Boucher/Netherland

「나는 컴퍼트・존에서 나오기를 좋아합니다. 다른 언어권이나 문화권에 뛰어들어 매일의 생활이 바뀌는 것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쾌적한 장소를 떠나서야말로 성장하며, 자기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곤란에 굴해버릴 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책을 찾게되어, 즐거워지는 것입니다.」

VWI by CHADWANG/Chad Wang/Taiwan

「우리들은 “사람 맛”을 전하고 싶어서지요. 카페에 오는 사람들을 자신의 집에 온 게스트처럼 맞는것이 바리스타의 역할입니다. VWI의바리스타는 말하자면 친구같은 감각으로 고객을 접하고 있지만 같이 술을 마시러 갈 만큼 허물없는 관계성은 아니다. 굉장히 미묘한 관계지요」

Spacer

Sloane Coffee/Teodora Pitis/Romania

「2010년경까지는 모두가 보다 좋은 세계를 추구하여 루마니아의 밖으로 나오고 싶어했습니다. 무엇이든 잘 기능하지 않는 루마니아를 부정했을 때는 국외의 것 모두가 훌륭한 것으로 비쳤습니다. 그러나 요즘 10년에 서서히 변화가 생겼습니다. 다른 나라를 방문해서, 그 실태에 접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은 문제를 안고있지 않는 나라 등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동경하던 장소나 거기에 사는 사람은, 우리들과 아무 변함이 없다고. 바르게 사물을 진정시키고, 변화를 주려고 하는 의사야말로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느낀것입니다」

Monks Coffee Roasters/Patrick Abbott/Netherland

「커피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세컨드 웨이브나 서드 웨이브. 그 기점이 된 멜버른의 시장동향을 보고서 생각하는 것은 결국은 기본이나 원점에 되돌아간다는 것. 예를 들면 새로운 추출방법이나 추출 레시피를 마켓에 침투시키려고 해도 일과성의 붐으로 끝나버린다. 확립된 방정식에 근거로 하여 스킬을 구사하고, 정확하게 로스팅, 추출되어 있다면 커피는 언제나 맛있어진다. 」

AKITO COFFEE/Akito Tanzawa/Japan

「온의 날도 오프의 날도, 아침에 일어나서 잘때까지 쭉 즐겁다고 느끼고 있는것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그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엄청 어려운 일이지만 언젠가 실현될 날이 올 것 같기도 합니다. 어쨌든 아직 실현에는 한참 멀기 때문에 더 수행이 필요하다고, 결국 괴로운 상황이나 곤란한 상황을 극복하는 원동력은 즐거움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Peer Coffee/Hwang Jin Wook/Korea

“스페셜티 커피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자에서 시작하여 수출입회사, 로스터, 바리스타를 거쳐 비로소 커피는 손님에게 전달됩니다. 다양한 사람과의 연결없이, 이 업계는 성립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에 있는 『사람』을 빼고서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HONO roasteria/Tatsuya Murai/Japan

「로스터 중에는 로스팅방법이나 이론에는 완벽한 정답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사람의 정답이므로 자신의 정답은 스스로 찾는 수밖에 없다. 커피의 맛에는 환경조건이나 콩의 상태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있으므로 하나하나의 공정에서 자세히 튜닝해가는 것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 계속해서 손을 뻗고 있으면 분명히 대답은 내려와 줍니다.」

Rusty Nails Coffee Roasters/René Královič/The Czech Republic

스페셜티 커피에 관계한 사람들은 툭하면『스타벅스는 지독하다』등이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르완다의 소규모생산자를 서포트하기 위해 워싱 스테이션을 정비하는 프로젝트에 출자하고, 거기에서 정제된 커피의 대부분을 사들이고 있거나 한다. 작은 로스터와 대기업은 분단된 두개의 다른 세계가 아닙니다. 우리는 어떤 의미로는 바로 옆에서 일을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Hytte roastery/Jung Hyo jae/ Korea

「그때까지 저는 책이나 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커피를 배워왔기 때문에, 제가 와 닿지 않아도 이게 좋은 커피이고 이거는 안 좋은 커피라는 많은 편견들이 있었습니다. 직접 맛을 느끼기도 전에 머릿속의 이론을 근거로 좋은 커피와 좋지 않은 커피를 가려내고 있었죠. 저희들에게 있어 확고한 방향성이 없다 보니, 손님들의 한 분 한 분의 반응이나 하루하루 매출 같은 것들에 굉장히 많이 흔들렸었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게 되었고, 우리가 원하는 것들과 우리의 기준 같은 것들이 그때 생겼어요.」

Spacer

Uncommon Amsterdam/Nina Tromp/Netherland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몇 센트를 더 지불하면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는 아이들이 수영 교실을 다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몇 센트는 지불할 가치가 있는 돈으로 바뀌겠죠. 저는 이렇게 싹튼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과 투명성이 건전한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하고 이 세계를 평등하게 바꾼다고 믿어요.”

Bob Coffee Lab/Alexandru Niculae/Romania

“어찌 보면 저는 항상 보물찾기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어디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지 모르는 거잖아요. 시도해본 적 없는 정보들을 받아들여서 컬렉션을 늘리는 것이 자신의 틀을 넓힙니다. 인간은 과거의 경험과 추측으로 결정하게 되면 그 이상 진보하지 않게 돼요. 진화해서 향상하기 위해 저는 제가 가진 껍질을 계속 깨고 싶어요.”

PELOSO COFFEE ROASTERY/Kankan/Taiwan

“저희의 관계는 커피 한 잔을 맛보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커피에도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는데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각자의 인식이 다른게 당연하죠. 그 차이점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눔으로써 커피를 더욱 심층적으로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측면을 덮어두고 보고 못 본척 하지 말고 테이블 위에 꺼내어 마주하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렇게 균형을 잡으면서 커피에 대해 즐겁게 대화하는 시간도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Dark Arts Coffee/Jamie Strachan/UK

“반체제와 조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라고 생각해요. 커피 업계뿐만 아니라 힘을 가진 이들은 그 힘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 하므로 돈벌이가 좋지 않은 생산지는 필연적으로 제외됩니다. 그래서 그러한 산지의 생두를 사는 것은 전체적인 조화를 만드는 길이 됩니다. 오히려 체제가 조화를 만드는 것이 매우 위험해요.”

Andy Roasters/Dave Hassen/Belgium

“지금까지 헤맨 적이 여러 차례 있었고 지금도 헤매요. 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퍼즐이 점점 완성에 가까워지는 걸 느껴요. 저는 어찌 보면 예스맨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결단을 내렸지만, 미리 정해두거나 생각하거나 한 적 없습니다. 흐름에 몸을 맡긴 채 그 상황에 맞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내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흥미와 충동에 따라서 움직였더니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살아가려고 합니다.”

Strut Coffee/Ku Minwook/Korea

“저는 연필이나 커피처럼 일상적인 물건과의 관계성에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을 표현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실 때, 좋은 컵으로 마시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죠. 행복은 소소한 물건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일상적이고 작은 사물들을 퀄리티 좋게 만들고, 다른 사물에 가려지지 않게 하고 싶습니다.”

HORIZONTE COFFEE ROASTERS/Christoph Sauser/Switzerland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고생해서 얻은 것이 아무런 노력 없이 얻은 것보다 더 가치 있다는 것입니다. 고생해서 얻은 것은 쉽게 잃지 않을뿐더러 뭔가 문제가 발생해도 노력해 온 과거가 버틸 수 있는 용기를 주죠.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누군가에게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자선 사업은 상대방을 위한 것이 되지 않습니다.”

Spa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