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ROMON COFFEE 야츠다 요스케

KUROMON COFFEE

야츠다 요스케

커피도 인생도 '더 자유로워져서 좋아요' 정해진 이론이 없는 삶에서 발견한 '정답'

2019년, 후쿠오카시 츄오구 쿠로몬에 오픈한 KUROMON COFFEE. 가게의 주인 야츠다 요스케씨는, 교사의 일을 그만둔 것을 기회삼아, 고향 미야자키를 떠나 후쿠오카, 도쿄에서 10년 이상에 걸쳐 커피를 추구해 왔다. ‘마을 사람들의 생활에 녹아드는 것을 만들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야츠다씨. 한편, 조리사 전문학교의 강사도 맡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존칭 생략

개성이 없는 커피 가게

카페가 넘쳐나는 시대이다. 그 중 대부분은, 가게의 컨셉이나 주인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KUROMON COFFEE는, 굳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 공식 사이트나 SNS에는 가게의 슬로건이나 사람의 사진이 일절 없고, 「KUROMON COFFEE」라고 하는 가게 이름도, KUROMON이 그 지역의 이름이기 때문에 주인의 존재나 생각을 어필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 

「그 지역의 풍경이나 생활에 녹아드는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어쩌다 한두번 들어본 이름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 더 좋을 것 같았어요.」

가게 이름의 유래가 된 쿠로몬은, 후쿠오카시의 중심부에 있어 시민의 휴식처가 되고 있는 오호리 공원에 인접한 주택가이다. KUROMON COFFEE는 그곳에 90년 정도 전부터 있었던 한 오래된 민가를 보수하여 만들어졌다. 옛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사용하던 집을, 갑자기 새 것으로 만들고 싶진 않았어요. 손님이 ‘좋은 분위기네요’ 라고 칭찬해 주실 때가 많지만, 건물은 원래 마을에 뿌리 내린 경관 중 하나이죠. 가게의 분위기도 빌려 쓰고 있는 건물이나 역사가 만들어 주고 있는 것 뿐입니다. 제 색깔을 드러내기보단 그 마을과 공존하고 싶어요.」

건물에 들어가면 입구에 ‘COFFEE’라고 쓰인 조그마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자세히 보면 구석에 작은 글씨로 ‘KUROMON COFFEE’라고 쓰여져 있다.

「이 근처에서 맛있는 커피집이라고 알려지기만 한다면, 이름에 별 의미를 넣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요. 가게의 컨셉이나 저의 생각을 강하게 전달하면, 손님들이 가게에 발을 들여놓기 어려워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 선입견을 털어냄으로써 손님들이 더 자유롭게 즐겁게 커피를 맛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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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을 잃었던 시절

지금은 커피의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는 야츠다이지만, 대학졸업 후엔 교사로 근무했었다. 10대 때부터 정해진 길을 걸어온 그에게, 교사가 되는 것은 인생의 목표였던 것이다.

하지만, 노력하고 목표를 이룬 뒤에 보게 된 것은, 이상과 다른 현실이었다.

「학교는 구설수에 휘말리거나 파벌에 얽매여 일을 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이건 제가 생각한 것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안 있어 교사의 세계를 떠난 야츠다였지만, 인생의 목표는 그리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교사라는, 저를 받쳐줄 기둥이 없어졌다는 사실에 탈진감과 공포감을 느꼈어요. 교사가 되기 위해 인생을 다 써버린 것 같아 앞으로 뭘 해야 하나 하는 고민도 많았죠.」

그래도 어떻게든 새로운 정답을 찾고자, 야츠다는 태어나 자란 미야자키를 떠나 후쿠오카로 이주했다. 음식업이나 배우 등, 자신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경험한 일 중 하나가 카페 체인점 아르바이트였다.

「교사 시절부터 휴일에는 아주 좋아하는 카페에 가곤 했어요. 카페의 아늑함과 그 공간이 좋아서, 그걸 공부하고자 카페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죠.

한편으로 커피는 어디까지나 사람과 대화를 하기 위한 도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쓴 커피를 설탕과 우유를 섞어 마시는 일이 많았던 시절이라, 커피가 맛있게는 느껴지진 않았어요.」

그런 야츠다가 커피 그 자체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한 것은, 그 카페 체인점 본사가 도쿄에서 개최하는 스터디 모임에 참가했던 것이 계기다.

「처음엔 별로 가고싶지 않았어요. 아르바이트 경력이 길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되었던 것 뿐이었어요. 하지만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참여하다 보니, 모처럼 시간을 쓴다면 커피를 맛있게 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커피라는 게 무엇일까 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가게에서는 자동식 커피 기계를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터디 모임에서 얻은 지식을 실제로 살릴 장소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깊숙이 공부하고자 NOZY COFFEE와 마루야마 커피가 주최하는 커핑 모임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그리하여 야츠다는 본격적으로 커피를 추구하기 위해 5년가량 일하던 카페 체인점을 그만두고,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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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서 일한다는 사명

가장 먼저 경험을 쌓은 곳은 도쿄 무사시코야마에 있는 아마메리아 에스프레소였다. 저명한 바리스타를 배출하거나 업계의 선구자들이 모이는 장소가 되기도 하는 등, 이름이 알려진 커피 가게였다. 하지만, 야츠다는 그 가게의 ‘접객’에 마음이 끌리고 있었다고 한다.

「손님 한사람 한사람과 마주하고, 취향이나 찾아오게 된 경위등을 물어보며 이야기를 합니다. 그 사람에게 최적의 커피를 제공하기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았어요. 어떤 가게보다도 손님을 잘 모시는 자세가 느껴졌던 가게였습니다.」

예를 들면, 대화 중 손님이 자주 찾는 커피 가게를 알려주면, 그 가게의 로스팅 방식을 고찰하는 방식으로 손님의 취향를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비록 같은 커피 콩을 쓴다 해도 가게에 따라 커피의 맛은 다르기 때문이다.

「저희 가게의 커피를 마신 분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어요. 손님으로부터 특정 주문을 받아도, 그 분이 기대하는 맛에 더 가까운 다른 커피가 있으면 그것을 제안하고 때로는 다시 만들기도 했습니다. 업계를 살리는 일원으로서 스페셜티 커피의 맛을 정확히 알릴 책임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야츠다는 아마멜리아 에스프레소에서, 커피의 추출법이나 커피 콩, 로스팅에 관한 기초 지식을 폭넓게 몸에 익혀 대회에도 나가게 되었다. 거기서 본 광경은 굉장히 자극적이었다고 한다.

「유명한 가게가 이기는 적도 많았지만, 무명의 로스터가 결승까지 가서 좋은 평가를 받더라고요. 아직 세상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감명깊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선입견이 뒤집히는 감동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커피 세계의 재미있는 점이며, 좋은 커피와 가게를 알려 나가는 것도 저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님이 커피 가게를 선택하실 때 지명도나 평판이 하나의 기준이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은 선입견이 될 수 있습니다. 유명 음식점은 손님의 기대가 너무 높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SNS를 하지 않는 집이나 사진이 예쁘게 찍히지 않는 집은 설령 맛이 있다 하더라도 주목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요. 가게가 내세우는 메시지에 대해서는, 손님 자신이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라고 스스로 벽을 만들어 버리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부수적인 건 생각을 하나도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요. 한 잔의 커피를 마셔보고 맛있으면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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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일상에 녹이고 싶다

2015년, 아마메리아 에스프레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야츠다는 후쿠오카에서의 개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두 차례 이전을 거쳐 2019년부터 쿠로몬에서 KUROMON COFFEE를 운영하고 있다.

「후쿠오카 사람들은 수줍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을 바로바로 하기 보단, 우선은 일상 회화부터 즐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언제부터인가 손님이 이것저것 말해주시는 일이 늘어나 그 분의 취향을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커피를 내어주실 지는 로스터님에게 맡기겠다, 라는 말을 듣게 되면, 손님이 기뻐할 한 잔을 제공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합니다.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손님을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쿄와 다른 것은 성격뿐만이 아니다. 커피 문화 또한 후쿠오카 특유의 문화가 있다고 한다.

「후쿠오카에서는 스페셜티 커피가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스페셜티 커피는 알고 있지만 유명한 곳 밖에 알려져 있지 않거나,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습관을 가진 분도 적습니다. 열렬한 커피 팬만이 스페셜티 커피의 헤비유저가 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스페셜티 커피를 마시는 것이 일상화되어,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의 수를 늘려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게가 손님의 집에서 떨어져 있다면, 그 분의 집 근처에 있는 카페를 추천하기도 해요. 좋은 커피 가게를 모르고 있는 건 아까운 일입니다. 조금이라도 그분의 라이프스타일 안에 커피가 녹아들었으면 합니다.」

내년(2022년) 5월에는 원두 판매 위주의 KUROMON COFFEE 2호점을 열 예정이다. 마을과 공존하면서도 ‘커피를 일상에 녹아 들게 하고 싶다’ 라고 하는 야츠다의 생각은,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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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매이지 않아도 돼’ 커피를 통해 배우고, 전하고 싶은 말

「커피를 만난 이후, 생각이 유연해 진 것 같아요」

교사를 그만둘 때만 해도 살기 힘들다고까지 느꼈던 야츠다지만, 이제는 즐겁게 사는 것에 중점을 두면서, 인생을 걷고 있다.

그런 야츠다는 가게를 경영하면서 조리사 전문학교의 바리스타 코스에서 강사를 맡고 있다. 장래 바리스타나 요리사를 목표로 하는 18, 19세의 학생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은, 커피의 전문 지식 만이 아니다.

「그 나이대면 커리어를 형성하는 데 있어 여러 갈등과 불안을 안고 있는 나이잖아요. 부모의 말이나 선입견에 묶여, 하고 싶은 일을 찾지 못하곤 하죠. 한편 마음에 그리던 장소에 취직했다고 해도, 이상과 현실의 갭에 괴로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게 갈 곳이 없어졌을 때, 일단 멈춰 서거나 한 걸음 물러서거나 해서 편안한 길이나 즐거운 길을 찾아도 좋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인생을 되돌아 보았을 때, 무엇을 했는가보다, 무엇이 즐거웠는가 를 소중히 여기게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 것도, 제가 교사를 그만두고 고민하고 있을 때에, 다른 선택사항을 던져 주는 존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지금 학생들 주변에 있는 선생님을 보면 교사라는 입장에서는 이런 무책임한 말을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그러한 조직 밖에 있는, 저와 같은 외부 교육의 강사의 입장으로써 가르칠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업자 선배같은 느낌으로 가르치고 있으니, 가슴이 울리는 사람에게 울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사로서, 그리고 커피집 주인으로서 야츠다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한 가지의 경력에 얽매이지 않고 살게 된 것도 커피와 만났기 때문일 것이다.

「젊었을 때는 이론대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커피의 세계는 기존의 틀을 벗어난 곳에서 나오는 정답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직 못 찾은 것도 있고, 또 새로 하나 발견하게 되면, 세계관이 넓어집니다.」

틀에 박히지 않고 더 자유로워 좋다. 그렇게 가르쳐 준 커피를 통해, 오늘도 야츠다는 누군가의 일상이나 인생을 자유로운 길로 인도하고 있을 것이다.

글 : 우에노 사키
편집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켄이치 아이카와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쉬는 날, 아는 사람이나 친한 친구의 가게에서 누군가와 즐겁게 대화하며 마시는 커피예요. 자신의 가게나 집에서 마시면, 아무래도 일로써 생각해 버려서 로스팅이 실패하지 않았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 버립니다. 별 깊은 생각 없이 즐거운 곳에서 커피를 여유롭게 마시는 게 저한테는 더없이 좋은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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