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킹(Fucking) 스트롱 커피’ 라는 강렬한 이름으로,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굿 빈스.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을 공부한 후, 생각치도 못한 계기로 발을 내딛은 스페셜티 커피 업계가 「지루하고 재미없다」 라고 말하는 공동경영자 코디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대안을 만드는 ‘독립 선언’
고급스러운 척 하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를 좋아하지 않아, 독자적인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하는 그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스페셜티 커피 업계의 표준적인 스탠스나 이미지로부터의 독립 선언이다.
「우선 오해가 없게 말씀드리자면, 스페셜티 커피 자체는 훌륭하다고 생각해요. 품질과 상세한 것 하나하나에 대한 집념. 공급의 투명성과 문화가 담긴 이야기. 그리고, 로스팅 기술과 생산지와의 파트너십 등등.. 저희는 스페셜티 커피를 사랑하고,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의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서 접하는 언어나 브랜드, 이미지, SNS에서 보여지는 방식은, 어떤 의미에서는 모노톤으로 재미없고,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또 ‘아나에어로빅 퍼멘테이션’ 이나 ‘쥬시하다’ 등,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적, 추상적인 단어를 쓰고 있어요.」
「더구나 유럽의 스페셜티 커피는 부유층이나 마니아만 마시는 음료라는 오해마저 생기고 있어요. 고급 와인처럼 무언가 비싼 티를 내려는 듯한 분위기가 퍼지고 있습니다. 저희 굿 빈스에서 하는 모든 것은, 이러한 트렌드에 대항하기 위한 행동입니다. 그렇기에 저희는 불평불만을 늘어 놓는 게 아니라 개선하고자 하는 바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지요.」
커피 컵을 일회용 플라스틱이 아닌 재활용이 가능한 캔을 사용하는 것. 독자적인 테이스팅 코멘트를 기록해 나가는 것. 자사 상품이나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존의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은, 굿 빈즈의 독립 선언으로 볼 수 있다. “It’s coffee, not caviar” 라는 슬로건과, “뻐킹 스트롱 커피” 라는 문구는 그러한 선언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름에 이끌려 가게를 찾아준 손님들을, 고급진 커피로 놀래키려는 것이 저희의 전략입니다. 미니멀한 로고가 아니라 뻐킹이라는 비속어를 브랜드의 문구로 사용하는 방식이 도전적이라는 시각도 있겠지만, 저는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저희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이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의 매력을 알아챌 수 있을 것이에요. 요컨대 이것은 언어를 통해 얼마나 스페셜티 커피의 문턱을 낮출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긍정적인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코디가 창업한 굿 빈스의 손님들은 주로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고 한다.
「우선 저희의 심플함과 커피 맛을 좋아하지만,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다음으로 단순히 가게 분위기를 좋아하고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을 원하는 사람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저희가 제공하는 다양한 상품이나 스페셜티 커피의 품질을 높이 평가해주는 사람이 있지요. 그들은 예를 들면 품질이나 윤리적인 재료 조달, 지속 가능성에 대한 저희의 정열에 공감해 주는 커피 덕후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저희 가게를 찾아주는 것은, 바로 제가 마음속으로 그려 온 가게와 일치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장소에 매료되고 있구나, 하고 느껴지는 순간을 저는 좋아해요.」
르완다에서 깨달은 ‘하고 싶은 일’
원래 스페셜티 커피나 서비스업, 음식 분야에 관심이 있던 코디지만, 지금의 일을 시작한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미국 대학 졸업 후 2018년 네덜란드 대학원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을 때만 해도 이 일은 꿈도 꾼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생각치도 못한 계기로 비즈니스 파트너와 암스테르담의 구멍가게를 물려받게 되야, 코디의 인생은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굴러간다. 그리고 그곳을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카페로 새롭게 오픈했다고 한다. 그렇게 된 시절에서, 생산자에게서 직접 생두를 사들이기 위해 르완다에 갔었던 출장이 코디의 미래를 결정지었다고 한다.
「현지에서 만난 커피 업계 사람들의 기업가 정신에 감명을 받았어요. 소규모 생산자들이 모인 협동조합의 비즈니스를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허니 프로세스에 투자하고 커피의 품질도 향상시킨다는 그들의 독립적인 삶이 제 마음을 움직였죠.」
르완다에 머무는 2주동안, 현지 코디네이터 겸 수출업체(Twongerekawa Coko)와 함께 협동조합을 방문해 생산자들과 교류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그 때, 잊지 못할 한 장면을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협동조합의 정제소를 방문한 뒤, 협동조합 책임자의 권유로 코디는 수출업자이기도 한 코디네이터와 함께 이웃 마을의 식사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농장에 있던 염소를 요리해주거나, 삶은 바나나 등 전통 음식을 제공해 주고, 그리고 르완다의 맥주를 내주었다고. 현지의 생활 문화를 피부로 느끼며 생산자들과 만나는 시간은 코디에게 있어 신선했다고 한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다른 음식을 먹고 있다. 눈앞의 현실에 흥미를 느끼던 코디의 눈을 뜨게 한 것은 협동조합 책임자의 한마디였다. 모임이 끝나갈 무렵 그는 “그럼 생두를 얼마에 사주실 건가요?” 라는 돌직구를 던졌던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통역을 통해 현지어로 대화하던 그가 느닷없이 영어로 직접 말을 걸어왔어요. 저는 그걸 ‘우리가 훌륭한 원두를 생산하는 힘든 일을 마쳤으니 이제 당신들 몫이다’ 라는 심플한 메시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렇게,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단순히 협동조합을 방문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커피를 세계에 파는 것도 아닌, 커피를 사주는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느꼈어요. 생산지와 파트너십을 구축하면서, 브랜드를 만들고, 가게를 만들고, 공간을 만들고, 체험을 만들어주는 스페셜티 커피야말로 제가 하고 싶은 일이고, 제가 살고 싶은 세계라고 느꼈지요. 그것을 안 순간 가슴이 뛰었어요.」
언어를 통해 깊어지는 ‘타인에 대한 공감’
소년 시절부터 문학과 픽션의 세계에 매료돼 다양한 책을 읽었던 코디에게, 대학에서도 대학원에서도 문학을 배운 것이 지금 하는 일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문학이나 책 속에 그려지는 인간성은 추상적일 수 있는데, 그것을 접하는 것을 통해 높은 공감력이 길러진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쓴 이야기를 읽고, 다른 사람의 관점을 느끼며, 작가가 어떻게 자신의 세계를 독자에게 제시하는가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것. 그 작업을 반복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익히는 것이 문학을 배우는 묘미였죠.」
실용적인 학문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는 문학. 하지만 문학을 배우는 것을 통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코디는 말한다.
「여러가지 시점이나 생각을 통해 사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요. 그러한 어프로치는 ‘뻐킹 스트롱 커피’ 를 문구를 내놓은 것에 쓰여지고 있지요. 지금도 저는 어떤 말로 표현해야 스페셜티 커피를 더 친근하고 친숙한 것으로 느낄 수 있는지, 그리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편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어요.」
문학과 스페셜티 커피. 얼핏 보기에는 관계가 없어보이는 것에 코디는 공통점을 찾아내었다. 코디에게 언어란, 단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도 아니고, 상품을 팔기 위한 수단도 아니다.
「제가 스태프에게 늘 하는 말은, 손님과 나누는 대화는 단골 손님을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손님이 주문하는 것을 기억해 두고, 누구나 그 자리에 어울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 그 기회를 성공으로 이끌어 갈 수 있어요. 그러한 일에 노력해 온 덕분인지, 손님들은 ‘이 가게가 제 삶의 일부가 된 느낌이에요’ 혹은 ‘이 가게는 제 삶과 이어져 있어요’ 라고 말해주시고는 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카푸치노를 마시러 가게에 들르는 손님은 거의 없어요.」
인간의 개성과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람과 이어지는 것. 활동하는 영역이 문학에서 커피로 바뀌어도 언어를 통한 일을 계속 추구해가는 코디의 자세는 바뀌지 않는다.
맛과 개성, 스토리가 사람을 활기차게 만든다. 그런 스페셜티 커피를 그가 만난 것은 분명 우연이 아닐 것이다.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같이 살고 있는 룸메이트를 위해 집에서 커피를 내리는 순간이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개성 있는 커피를 함께 마실 뿐만 아니라 그 커피의 맛과 매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하지요. 오랫동안 혼자 살았던 저는, 반년 전부터 시작된 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무척 즐기고 있습니다. 자택의 커피 기계를 통해 내리는 커피 한잔이라도, 그 커피는 정말 특별한 커피가 되어요. 얼마나 커피가 낭만에 넘쳐 있는가. 친근한 분위기 속에서 커피를 누군가와 함께 마시는 시간이 얼마나 풍요로운가. 그런것을 실감하게 해주는 이 루틴을 저는 매우 좋아합니다.
이 로스터 커피 콩 구입
Good Be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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