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미에현 스즈카시, 킨테쓰 시로코역 앞 상가의 모퉁이에 오픈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coffee uno」. 오너 히구치 아키오씨는, 30세까지 자신의 가게를 낸다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대학원을 중퇴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고야시내의 카페와 노포 카페에서 총 8년간 수행을 해왔다고. 신세를 진 사람이나, 동업자와 경쟁이 일어나지 않는 장소로서 고향 미에현 스즈카시에서 가게를 연 히구치씨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하 존칭 생략
기분 좋은 거리감을 유지하다
나고야역까지 특급으로 약 40분이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 스즈카시 시라코역. 시라코 역은 아침과 저녁에 나고야로 향하는 샐러리맨이 많아, 스즈카시의 현관이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시라코역 서쪽에는 30~40여개의 가게가 줄지어 있는 상가거리가 있다.
밤에만 영업을 하는 술집이나 음식점이 절반 이상이기 때문에, 낮에는 셔터밖에 보이지 않지만, 밤이 되면 상점가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다. 그 거리 한편에서 Coffee uno는 2018년 10월부터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코로나 전만 해도 술집에서 술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도 많았기 때문에 가게는 23시까지 영업했습니다. 제가 밤에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집을 꽤 좋아해서, 그런 가게를 하기에 이 상가는 딱 맞았어요.」
테이블석 위에 매달린 따뜻한 느낌의 전구와, 흰 벽과 조화를 이루는 시크한 색조의 테이블과 마루, 가게 내외에 배치된 식물들. 가게 안에는 손님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선보인 노력들이 돋보인다.
「어떤 사람도 릴렉스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어요. 평상시에 접객을 할때도, 분위기를 읽어 각 손님들에게 기분 좋은 거리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식물을 사랑하기 시작하면 아재라고 하는데, 제가 가게에 둘 식물을 키우면서 바로 그 재미에 눈을 떠버렸어요(웃음).」
둥근 안경과 콧수염이 트레이드마크인 히구치. 그는 창업 이후 어르신들로부터 ‘마스터’ 라고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마스터라는 호칭과 실제 나이가 잘 매칭이 안되던 서른 살 때부터 그렇게 불려온 것에는, 히구치의 착실한 됨됨이가 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른다.
「부부끼리 오던 분들이, ‘저희, 아기가 태어났어요. 마스터가 꼭 안아줬으면 해서 왔어요’ 라며 방문해주시고는 해요. 저도 3년 전 아이가 태어난 적이 있기에, 저희 가게에서는 아이를 동반하시는 분들도 환대하고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은 가게를 꿈꾸고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를 전문으로 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그때까지, 좋은 커피라면 언제나 같은 맛을 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원두의 종류에 따라 전혀 맛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같은 종류라도 연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려준 것은 스페셜티 커피였어요. 스페셜티 커피의 세계에서는 오히려 하나 하나 개성이 있는 것이 좋다고 여겨지기에, 새로운 원두를 발견하는 재미가 있지요. 제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몰랐던 즐거움을, 다같이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에 가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해요.」
커피에 눈을 뜨다
지금은 커피를 생업으로 하는 히구치. 하지만 과거에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히구치를 커피의 세계로 이끈 것은 대학생 시절 방문한 한 카페였다고 한다.
「그 집에서 마신, 쓴맛과 진한 커피의 맛에 마음이 이끌렸어요. 원래 커피를 잘 못 마셨는데, 맛있게 마실 수 있어 그 갭에 이끌렸지요. 그러한 인상적인 체험은 제 가슴에 깊게 박혔지요.」
「단순히 맛있던 것 뿐만이 아니라, 그 가게에서 지내다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 있었던 것도 매력을 느낀 이유 중 하나입니다. 30대 중반 무렵의 부부가 운영하시던 가게인데, 손님들을 대하는 태도 하나하나에서 다정함 같은 게 전해져 왔어요.」
그 가게에 반복적으로 다니면서 커피에 흥미를 갖기 시작한 히구치는, 결국 커피기구를 구입해 직접 타 마시게 됐다.
「가게를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가장 큰 계기는 조울증적 정신질환을 가진 친한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정신 상태의 기복이 심한 친구가 그 카페에 있을 때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보고, 똑같은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하게 됐죠.」
결심이 굳어져 30살까지 가게를 내겠다고 결정한 22살의 히구치는 부모나 친척과 상의하지 않고 대학원을 중퇴했다. 나중에 중퇴한 사실을 알렸을 때, 친척들에게는 크게 혼이 났지만, 정해진 길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다고 한다.
그 후, 음식점에서의 아르바이트 경험도 없었던 히구치는, 요식업을 처음부터 배우기 위해, 나고야 시내에 있는 카페에 계약사원으로서 취직하였다. 개업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쉬는 날에는 다른 카페에서 일하며 지식과 경험을 쌓아나갔다.
「처음에는 편안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였기 때문에 특별히 커피에 연연하지 않았어요. 당시에는 자가 로스팅이나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요.」
이른바 카페 레스토랑이었던 그 가게에서는, 커피 뿐만이 아니라, 샌드위치나 파스타, 디저트도 취급하고 있었고, 밤에는 레스토랑으로서 코스 메뉴를 제공하고 있었다.
「그 가게에서 저녁 메뉴를 만드는 것 등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본 것이, 지금까지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한 가게에서 폭넓게 경험해 보고 느낀 것은, 요식업의 본질은 모두 똑같다는 것이었어요. 저의 경우, 로스팅의 실력을 잘 쌓아 두면 다른 일을 해도 배우는 속도가 빠를 것 같고, 로스팅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다른 일을 할때도 살릴 수 있을 것 같게 느껴졌어요.」
경쟁을 피해서 고향에 가게를 내다
히구치가 스페셜티 커피와, 로스팅의 일을 하게 된 것은, 일하던 가게에서 제공하고 있던 ‘오늘의 커피’ 가 계기였다. 원두를 제공하는 로스터리를 견학했을 때, 로스팅에 흥미가 생겼다고.
「오너가 손으로 돌리는 가정용 로스팅 기계를 빌려줘서 한번 해봤는데요, 그 매력에 푹 빠졌어요. 처음에는 전혀 잘 풀리지 않았는데, 이과 출신이라 실험적인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여러번 해보니 조금씩 개선점이 보이는 것이 재미있었어요. 10분 만에 결과를 알 수 있는 로스팅은, 가설과 검증을 반복하는 사이클이 빠르다 보니 참 매력적이었지요.」
일하던 가게를 그만 두고, 나고야 시내에서 꽤 오래 커피를 해오고 있는 카페에서 근무하기를 3년. 커피에 관한 지식을 쌓고, 스킬을 연마한 히구치는 원래 나고야에서 가게를 열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고야에는 스페셜티 커피점의 경쟁이 심해, 어디에 가게를 열어도 누군가를 방해해 버릴 것만 같아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한 지역에 뿌리를 둔 가게가 있고, 지역 사람들이 그 집의 스페셜티 커피에 만족하고 있다면, 일부러 그곳에 가게를 내지 않아도 될 것 같았어요. 아직 스페셜티 커피가 침투하지 않은 지역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저변을 넓히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것저것 고민한 끝에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결심을 내린 것은, 아내가 아이를 출산했기 때문이였다.
「결혼한 동생도 친정을 떠나, 어머니가 혼자 계시던 시절이었던 것도 고향으로 유턴하기로 마음먹은 이유 중 하나예요. 저는 초등학교 2학년 무렵에 아버지를 잃었기에, 홀어머니 가정에서 자랐어요. 다행히 친척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덕분에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대학 때도 어머니와는 1년에 한 번 연락하는 편이었어요. 그런 생활을 해 왔기 때문에, 어머니 근처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은혜를 갚고 싶은 기분이 들었어요.」
「두 자녀를 둔 부모가 된 지금 느끼는 것은,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왔다는 것이에요. 지금도 좋은 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처에 살고 있는 친척이 아이들을 돌봐 주거나, 가게에 자주 오는 아들과 딸이 성장하는 것을 단골 손님이 지켜봐주시거나 등등. 그러한 삶 속에서, 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고 싶다
22살 때 세운 목표인 가게를 열고 싶다는 목표. 그 목표를 이룬 히구치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대학 시절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던 친구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큰 문제없이 자란 저 자신은, 스트레스나 마찰을 비교적 흘러 넘길 수 있는 편이지만, 크게 고통을 받는 사람도 있지요. 그러므로 그러한 스트레스가 태어나지 않는 환경을 만들도록 항상 유의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세계 평화인데, 그런 큰 일은 제가 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적어도, 가까운 곳에서 평화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런 히구치의 마인드는 가게에서 일하는 스태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파티시에 경험이 있는 직원의 요청으로, 그 직원이 만든 파르페를 메뉴에 추가한 적도 있고, 직원 주도로 커피교실을 기획/운영을 한 적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손님은 ‘직원들이 언제나 즐겁게 일하고 있네요’ 라는 말을 자주 해주신다고.
「직원들도, 개성을 발휘하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일을 해 주었으면 해요. 가게로서 지켜야 할 축은 있지만, 그것만 지킨다면, 추출의 레시피든, 가게내의 레이아웃이든, 그 직원이 좋아하는 대로 바꾸어 줄려고 해요. 그 때 일하는 직원에 따라 가게 분위기가 달라도 좋을 것 같고요.」
사람의 개성을 존중하는 히구치가, 원두의 개성을 살리는 스페셜티 커피와 만난 것은,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 Coffee uno를 개업한 지 3년 가까이가 지난 지금. 히구치는 2번째 점포를 내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게가 한 곳 밖에 없으면 아무래도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기 때문입니다. 스페셜티 커피, 커피 생산자, 로스팅 및 추출, 디저트 등등.. 손님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가게를 두 개로 나눠 각자의 특색을 낼 수 있는 가게로 만들고 싶어요.」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집에서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지만, 이것저것 하고 싶어하는 세 살배기 큰아들이 서투르게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커피를 아내와 제가 마시고는 합니다. 그런 느낌으로 함께 커피를 마시면 가슴이 뭉클해져요. 제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려준 커피를 마시면 제가 만든 커피보다 더 좋은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로스터 커피 콩 구입
coffee uno
- [영업시간]
- Tue, Wed, Thu, Sun: 13:00-19:00 / Fri, Sat: 13: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