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Stopover Stanley Zhang

Coffee Stopover

Stanley Zhang

‘항상 똑같은 건 재미 없다’ 새로운 바람을 커피로 불어넣다

날씨가 쾌적하고 푸르름이 가득한 공원도 많아 살기 좋은 도시로 알려진 대만의 타이중 에리어. Coffee Stopover(이하 Stopover)는 이 곳에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 이름에는 ‘비행기 트랜짓(transit)처럼 잠시 머물렀다 재출발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Stopover를 2015년에 창업한 것은 타이중 출신의 스탠리 장이다. 라테아트에 푹 빠져 커피의 세계에 입문하여 커피 아카데미에서 강사로 4년간 근무한 경험도 있는 그는 왜 본인의 매장을 운영하기로 한 걸까? Stopover를 통해 무엇을 실현하고자 한 것일까? 그 스토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각각의 개성을 즐길 수 있도록

음식점을 여러 점포 운영할 경우 경영을 효율화하여 브랜드 가치를 통일하기 위해 메뉴와 오퍼레이션, 외부/내부 인테리어에 일관성을 주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Stopover 매장 세 개가 나란히 있다고 해도 설명을 듣지 않으면 같은 브랜드라는 사실을 모를 것이다. 이것이 스탠리의 의도이기도 했다.  

“체인점처럼 같은 상품을 같은 방법으로 판매하는 카페를 많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님들이 매장 별로 다른 감각을 느끼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지금까지 커피 업계에 오래 몸을 담아오면서 배운 것들을 매장 한 곳에 다 반영할 수 없었던 것도 있었죠.”

개성을 중시하고자 하는 마음은 매장에서 사용하는 도구와 판매하는 커피에도 담겨있다. 드립 커피와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하여 밝은 풍미의 커피를 제공하는 1호점. 레버 식(astoria) 에스프레소 머신과 사이펀으로 두툼하고 차분한 커피를 내리는 2호점. 역사가 느껴지는 건물에서 넬드립 커피를 판매하는 3호점. 손님들은 매장마다 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좋아하는 라멘 가게를 고르듯 취향에 맞는 매장을 골라서 방문해주셨으면 합니다. 3개 매장의 순위를 매기고 싶지 않습니다. 사이펀에는 사이펀의, 넬드립에는 넬드립의 장점이 있으니까요.”

Stopover에서는 커피 외에 대만차와 커피를 섞은 오리지널 드링크인 ‘차 커피’를 8종류 판매하고 있다. 분말 커피와 찻잎을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추출하여 긴 시간 유지되는 커피의 풍미와 함께 은은한 차의 향기도 즐길 수 있는 음료가 탄생한 것이다. 

‘먹을 수 있는 캐러멜 마키아토’ 같은 빙수, 두유와 커피를 섞은 커피 또우화(豆花:대만 연두부) 같은 젤리 등, 커피를 활용한 디저트 메뉴도 세일즈 포인트 중 하나다. ‘일상생활에서 커피와 궁합이 맞을 것 같은 것이 있다면 시도해보는’ 식으로 신상품의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Stopover도 창업 초기에는 커피만 파는 카페였다. 카페 업계는 디저트와 샌드위치도 메뉴에 넣는 것이 정석이다. “디저트도 파는 거 어때?”라는 조언을 들은 적도 있지만 스탠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실망해서 아무 주문 없이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 와주시는 분들도 많았고 저희 매장은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친해진 손님 중에는 여러 디저트를 가지고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시간 여유가 있으면 영업시간 중에도 손님들과 함께 먹기도 하고요.

원래 제가 생각한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가듯이 올 수 있는 카페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유명한 미국 LA의 Intelligentsia처럼 이 지역에 자리 잡은 카페로 만드는 것이 꿈입니다. 지역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도 타지 사람들에게는 타이중을 대표하는 카페로 인식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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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들다

‘카페도 소규모 회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스탠리는 다양한 직원을 채용했다. 대회에 나가고 싶어 하는 사람, 자신의 매장을 차리고 싶어 하는 사람, 커피 공부가 하고 싶은 사람…. 지원 동기는 각자 다르지만 ‘진지하게 커피를 공부할 자세가 되어있는 사람’이라는 채용 기준은 동일하다.

2022년 현재, 재직 중인 18인의 직원들은 전부 정규직이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직원을 원하는 Stopover에서는 ‘근무일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 할 수 있고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아르바이트생은 모집하지 않는다.

프로페셔널함을 추구하는 Stopover는 직원이 입사하면 먼저 커핑(cupping)과 추출 테스트를 실시한다. 커핑으로는 신맛, 단맛, 쓴맛 등의 미각을 감별하는 능력이 있는지, 추출로는 커피의 농도와 추출 시간 등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맛을 판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이 시험에 합격하면 고객 응대와 설거지, 배전두 선별과 포장을 하는 홀 스태프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것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됩니다. 커피에 관한 일 중 하나이고 커피를 생업으로 삼는다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Stopover에서는 그 외에도 여러 시험을 실시하고 있으며 그 시험에 합격하지 못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에스프레소, 사이펀 등 항목도 세분화 되어 있으며 어느 매장에 소속될지는 직원 역량에 따라 정해진다. 즉, 실력으로 평가받는 인사 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Stopover는 직원들의 스킬 향상과 동기부여를 위한 활동도 실시한다. 그중 하나가 전 직원이 1년에 한 번 참가하는 ‘대만 내의 커피 생산지 방문’이다. 2022년이 3번째인 이 행사의 취지는 ‘직원들을 여러 팀으로 나누어 각자 상의해서 정한 정제방식을 농원에서 실천하고 어떤 팀의 커피가 가장 맛있는지를 겨루는 것’이다. 우승팀에게 보너스도 지급한다.

“손님들께 정제방법을 설명할 때 단순히 책에서 얻은 지식만으로 이야기하면 애매하고 설득력이 떨어지잖아요. 직접 현장을 보고 체험하면 설득력은 높아지고 매장 이미지와 전문성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 손님이 많은 일요일은 정기 휴일이다. Stopover에서는 워라밸을 보장하는 것도 중요한 테마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은 정말 바쁘기 때문에 일요일도 매장을 운영하면 모두 피곤하고 지쳐서 그날 내린 커피는 맛이 없을 거예요(웃음). 품질을 유지하기 위함도 있지만 ‘휴일이 없는’ 카페 업계의 관습을 바꾸고자 한 것도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보통의 회사원과 다른 휴일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호주를 여행했을 때 갔던 카페는 밤이 되면 가게를 닫고 주말은 휴일로 지정하는 곳이 많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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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가르치면 세계는 확장된다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18세의 스탠리는 커피에 푹 빠지게 되었다. 고등학교 선배가 오픈한 카페에서 일하다가 라테아트에 매료된 것이다. 바야흐로 2004년의 일이다. 라테아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특별함은 스탠리를 더욱 커피에 몰두하게 했다.

“합격한 대학에 가지 않고 카페에서 일하기로 선택한 것에 망설임은 없었습니다. 처음으로 내 의지에 따라 정한 길이라서 저는 정말 두근두근했어요. 어머니는 슬퍼하셨을 수도 있지만 저는 그때까지 계속 본가에서 살며 과보호 속에서 컸기 때문에 외부로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몇 년 후,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대학에 입학하기로 한 스탠리는 카페에서 일하는 시간을 줄일 생각이 없었다. 오전과 오후, 각자 다른 카페에서 일하며 야간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이런 스탠리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미국에서 라테아트를 가르치던 대만인이었다. 그가 온라인상에서 독자적으로 개최한 라테아트 콘테스트에 3번 참가한 스탠리는 3번 모두 우승했다. 이를 계기로 그와 친해진 것이다.

이윽고 그가 대만으로 귀국하여 커피 아카데미를 열겠다는 계획을 들은 스탠리는 그와 함께 일하기로 했다. 추출부터 에스프레소, 로스팅까지 커피에 관한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 이러한 꿈을 이루고자 한마음으로 일하면서 그의 신뢰를 얻은 스탠리는 강사 업무를 맡게 되었다.

“타인을 가르치는 경험을 한 덕분에 추출과 로스팅에는 로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계속 수업을 하면서 그 로직을 서서히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그 원리 원칙은 매우 흥미롭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었습니다.”

스탠리는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 욕심을 가지고 흡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주 6일을 아침 7시부터 자정까지 일했는데 그에게 일을 통해 얻은 많은 발견과 진보는 무엇보다 값진 보수였다.

“취향도 생각의 방향도 다른 수강생들을 가르친 경험으로 제 시야는 넓어졌습니다. 제가 생각해본 적 없는 내용들에 대해 피드백을 하기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답인지 정답이 아닌지가 아니라 그 사람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했습니다. 이런 관점이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Stopover의 토대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탠리는 ‘타인을 가르치는 것은 자신에게 배움이 되기도 한다’는 경험을 직원들에게도 전파하고 있다. 신입사원 1인 당 직원 1명을 교육 담당으로 지정하고 지도와 시험의 심사를 하게 했다고 한다.

“2010년쯤부터 스페셜 커피라는 단어가 등장했는데 이 단어는 유니크한 정제 방법과 풍미가 아닌 커피를 대하는 태도를 뜻한다고 생각합니다. 생두 선별부터 로스팅, 추출, 고객에게 제공, 그리고 그 한 잔을 마셨을 때 고객이 느끼는 감정. 이러한 각 프로세스에 진지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임하는 것이 스페셜 커피의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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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장소에서 맛보는 ‘또 다른 세계’

강사 업무에 충실한 나날을 보내던 스탠리에게 심경의 변화가 찾아온 것은 3~4년이 지났을 무렵이다. 커피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더 깊이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깨달은 것이 계기였다.

“매장을 오픈한 뒤로 커피에 대해 교육하는 대상이 일반인이 된 것 같습니다. 다만, 배우러 오시는 수강생들과 추구하는 것이 다르므로 엄격한 분위기는 덜어내고 더 심플한 방법으로 교육하고 싶습니다.”

놀이공원처럼 직원들이 인형 옷을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도 손님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매장에 인디밴드 공연과 파티시에를 초대해서 디저트를 판매하는 이벤트를 개최한 적도 있다. 고객과 직원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Stopover는 새로운 바람을 계속 불어넣고 있다. 

“저는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 좋아서 생두 구매 시 여러 생산국과 정제 방법을 고려해서 선정하며, 지금까지 접해본 적 없는 생두는 기본적으로 사고 있습니다. 각각의 개성이 있는 커피를 통해 손님들께서도 ‘미각 여행’을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18세 시절, 스탠리는 타인이 깔아놓은 레일 위에서 살아가는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후 스스로 레일을 깔며 살아온 그에게 또 다른 세계를 여행하는 기쁨은 지금도 퇴색되지 않았다.

“창업한 지 7년 동안 계속 무언가 새로운 도전과 함께 매장을 운영했기 때문에 터닝 포인트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습니다. 항상 똑같은 것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앞으로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즐거운 요소를 더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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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제가 내린 커피를 다른 사람이 맛있게 마시는 모습을 보거나 맛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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