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일본의 UCC 우에시마 커피(이하 UCC)는 대만에 플래그십 스토어 ‘COFFEE LOVER’s PLANET’ 를 오픈했다. UCC는 일본과 아시아의 4개의 국가에 수많은 점포를 오픈했는데, 그중 유일하게 스페셜티 커피에 특화한 점포라고.
대만에 2곳의 점포가 있는 COFFEE LOVER’s PLANET는 무엇을 정체성으로 삼고 있으며,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을까. 브랜드 매니저를 맡는 얀 이샨과 로스팅을 담당하는 장 즈웨이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스페셜티 커피와 어울리는 가게를
COFFEE LOVER’s PLANET은 대만에서 7곳의 점포를 운영하는 대기업 백화점 「SOGO」(구 소고) 둔화점과 Big City 신주점의 모퉁이에 위치해 있다.
가게에 들어가서 눈에 바로 보이는 것은, 풍부하고 다채로운 커피의 라인업. 가게에서도 드립부터 프렌치 프레스, 콜드브루에 이르기까지 손님들은 7가지 선택지를 통해 원하는 추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결코 싼 음료가 아닙니다. 또한, 백화점에 입주한 매장으로서, 접객에 있어서도 그에 상응하는 부가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얀 이샨은 말한다.
가게 안에 로스팅 룸과 패키지 룸이 존재하는것도 그들만의 신선한 특징이다. 갓 볶은 원두를, 자체 개발한 알루미늄 캔(양압 포장) 에 보존함으로써,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향을 숙성시키고 있다고 한다. 일본 기술을 활용한 패키징 기술은 대외비라고.
COFFEE LOVER’s PLANET은, UCC가 대만에서 운영하는 13곳의 점포 중 독립된 존재이다. 전담 직원을 채용하고 있기에, 다른 계열 점포로 발령나는 일도 없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취급하고 있는 커피가 모두 스페셜티 커피인 만큼, 접객하는 방법이나 제공 방법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에요.」 라고.
커피에 열정을 쏟는 COFFEE LOVER’s PLANET 스태프들은 팀을 결성하여, 적극적으로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2016년 입사해 2019년 대만 브루어스컵 3위를 달성한 장 즈웨이도 그 멤버중 한 명이다.
「대회에 나가고 싶어 입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일을 시작한 뒤 대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사람도 있어요. 팀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연습을 열심히 할 뿐만 아니라, 매 달마다 열리는 회의에서 커피의 지식을 공유하기도 하고, 심지어 작은 대회를 열기도 한답니다. 서로가 모르는 부분을 서로가 지적할 수 있는 것이 팀으로서 움직이는 가장 큰 장점이지요.」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COFFEE LOVER’s PLANET의 얼굴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가 브랜드 매니저 얀 이샨이다. 이샨은 월드사이포니스트챔피언십(WSC)에 대만 대표로 4번 출전하였는데, 2011년에는 2위, 2013년과 2014년에는 3위, 그리고 2017년에는 마침내 우승을 탈환하였다고 한다.
2000년 UCC에 입사한 이샨이 대회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2005년의 일이었다. 카페 점원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이샨은 재팬사이포니스트챔피언십(JSC)의 동영상을 보고 푹 빠지게 되었다고.
「대회에 출전한 사람들의 긴장감이, 참가자의 떨고있는 손을 통해 그대로 전해졌어요. 멋있고 표현력이 풍부한 그들의 모습을 보고, 제 자신의 능력과 가능성을 시험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죠.」
만약 대만에서도 그 대회가 열리게 된다면 꼭 참가해 보고 싶다고 생각한 이샨. 이샨이 원하던 대로 2009년부터 WSC 예선전이 대만에서도 개최되기 시작하였다.
결심을 굳힌 이샨은 WSC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게 된다.
점포 업무가 끝나면 본사로 나가, 연습 끝에 23시가 되면 귀가. 집에 돌아가서는 대회에서 사용할 영어 단어를 암기. 휴일도 혼자 회사에 나가 묵묵히 연습. 그러한 쳇바퀴 속에서 놀러다닐 시간은 없었다고 한다. 이샨에게 있어 집은 단지 몸을 씻고 잠만 자는 곳이었다고.
하지만 우승만을 바라보던 이샨에게 삶의 질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팀도 없었기에, 모든 것을 이샨 혼자 해야 했던 시절. 자신과의 싸움을 계속하는 나날 속에서도 우승이라는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회에서는 매번 3위 안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그만큼 우승이 거의 손이 닿을 수준까지 왔는데 거기서 포기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었어요.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노력하면 그 벽을 깰 수 있을지 감이 전혀 안잡혀서, 너무 답답했답니다.」
그런 이샨에게 있어 전환점이 된 것이, COFFEE LOVER’s PLANET의 설립 멤버로 참가한 경험이었다. 가게 설립에 전념하기 위해 대회를 잠시 잊고 살았던 것이 이샨에게 돌파구를 마련해 줬다.
「가게를 준비하던 2년 동안, 7가지 추출 방법에 대한 전문 지식 등을 익히고, 커피 추출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게 되었어요. 다른 각도에서 커피를 보게 되니 시야가 탁 트인 느낌이 들더군요.」
그렇게 이샨은 2017년 WSC에서 그토록 원하던 우승컵을 안게 된다.
「2014년까지만 해도 저는 낡은 사고방식을 고집했어요. 노력을 하면 좋은 성적과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굳게 믿었지요. 그러나, 기초 지식이나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은 깨닫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가게 설립을 위해 대회를 잊고 살던 2년은 좋은 재충전기간이 되었지요.」
일하기 좋은 환경을
2년간의 충전기간을 거쳐 브랜드 매니저를 맡게 된 경험은 이샨의 가치관과 일하는 방식, 심지어 삶의 방식도 바꾸어 놓게 된다.
「브랜드 매니저가 되고 나서 배운 것은, 일하는 시간의 배분은 스스로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눈앞의 일을 잠시 잊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다른 태스크도 차분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제 인상이 엄격한 인상이기 때문에, 스태프들에게 긴장감을 느끼게 하고 있지는 않을까 염려하곤 해요. 이전에 다른 점포의 점장을 하고 있었을 때는 직원들에게 너무 엄격하게 했었기 때문에, 스태프들이 절 매우 두려워했던 것 같아요. 그때를 반성하고 있기에, 지금은 일부러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모두가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고, 스태프가 의견을 말하기 쉬운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2016년, COFFEE LOVER’s PLANET의 1호점이 오픈했을 무렵에 입사한 주웨이에게 있어서도, ‘특유의 분위기와 기품이 있고, 프로 의식도 높은’ 이샨은 접근하기 어려운 존재였다고 한다.
「지금도 그렇게 느끼고는 해요. 그러나 함께 일을 해보니 저희 스태프들을 생각해주고 있다는 것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관찰력이 아주 뛰어난 그녀는, 직원의 사소한 변화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캐치하고는 합니다. 그리고 잘 웃으면서 농담을 하기도 하고요. 되게 특이한 점이 있어요.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는 저희도 무심코 웃어 버릴 때가 있어요.」
「저희 회사의 매력은 상사와 이야기하기 쉬운 분위기와, 직원의 의견도 수용해 주는 유연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커피를 취급하고 싶다는 것을 회사에 제안해서 승인이 나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도 있어요. 덕분에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즐기면서 일하고 있답니다.」
초심을 잊지 않다
즈웨이가 커피의 세계에 매료된 시기는 16살, 고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카페에서 커피를 다루는 기쁨을 느낀 것이다.
「간단한 라떼 아트를 해 드리면, 손님이 기뻐하며 사진을 찍으시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니 제가 하는 조그마한 일에도 손님의 하루 기분을 바꿀 만한 힘이 있다는 것을 느꼈답니다.」
대학 졸업 후 군복무를 거쳐 UCC에 입사한 즈웨이는 COFFEE LOVERS PLANET에서 다양한 커피 추출법을 배웠다. 그리고 바리스타로 잠시 일한 뒤 생산지에 흥미를 느껴 로스팅을 시작했고, 큐그레이더 자격증도 취득했다고 한다.
「바리스타의 원두 추출 완성도는, 제 로스팅에 의해 크게 달라져요. 시간이나 온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전혀 다른 커피가 되는 것이 재미있는 점인것 같아요. 각각의 생두에게 있어서 최고의 프로파일을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로스팅을 담당하게 되면서 직접 손님과 접할 기회는 줄어들었지만, 이전에 바리스타로 접대했던 손님들은 아직도 저에게 말을 걸어주시고는 한답니다. 추천하는 커피 원두는 어떤 것인지, 어떤 식으로 드립하면 좋을지 물어보시고는 하는데, 정말 기쁘답니다.」
「영원히 공부해도 다 배울 수 없다는 게 커피의 매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 산지의 일, 카운터에서의 일, 접객 등, 아직 모르는 커피의 세계를 계속 탐구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있는 목표는 손님 마음에 드는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이랍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마음은 10여 년째 변함이 없어요.」
냉정하고도 따뜻한 세상을
COFFEE LOVER’s PLANET가 설립한지는 약 6년의 시간이 지났다. 경영은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면 계속 안정적이었지만, 「아직 더 큰 포텐셜이 있다」고 이샨은 말한다.
「추출, 로스팅 기술부터 접객까지 전체적인 수준을 높여, 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견인하는 브랜드로 키워가는 것이 목표에요. 커피의 배경에 있는 스토리를 하나하나 전달함으로써 그 매력을 깨닫는 사람을 늘리고 싶답니다.」
가족과 커피 마시는 것을 좋아했던 이샨에게는 어릴 적부터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한다.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자신이 내린 커피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고, 자신이 만들어 낸 세계를 즐겨 주기를 바란 이샨. 그런 미래를 꿈꾸는 이샨에게 원래 UCC는 하나의 경유지에 불과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이샨은 UCC에서 점장, 브랜드 매니저를 거치며 카페를 운영하며, 그 꿈이 자연스럽게 바뀌어갔다고 한다. 상사로부터 주어진 혹독한 시련을 극복한 경험은, 새로운 자신으로 탈피하기 위한 기폭제가 되었다고 한다.
「일은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성공시켜야만 하고, 거기에 옳고 그름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여러 번 크게 혼났던 것은 아픈 추억이지만, 인내력을 단련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를 회상하며 지금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경험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었다는 것이에요. 대회를 나가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테고, 10년 가까이 우승을 할 수 없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샨의 접근하기 힘든 분위기는,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 입은 갑옷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명랑하게 웃고 있는 현재의 그녀에게서는 지나치게 엄격했던 과거의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프로가 되기 위해 먼 길을 거친 이샨은 지금, COFFEE LOVER’s PLANET라고 하는 무대에서 ‘엄격하고도 따뜻한 세계’ 를 구축하고 있을 것이다.
「제가 엄격하게 지도를 받았던 것처럼, 저도 스태프에게 엄격하게 대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는 달라졌어요. 대회에서 결과를 남길 수 있도록, 지금 시대에 맞춰 우수한 스태프를 육성하려고 해요. 그것 또한 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제 목표입니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왕천희 hello henryboy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양 이샨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마시는 한 잔의 따뜻한 커피를 가장 좋아해요. 고급 커피가 아니어도 되고 특별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맛이 나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라면 어떤 커피든 상관 없어요.
장 즈웨이 : 조용한 곳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과 잡맛이 없는 깨끗한 커피를 함께 마실 때 행복을 느낀답니다.
COFFEE LOVER's PLANET SOGO台北敦化館
- [영업시간]
- 9:00-21:30(週日至週四) 9:00-22:00(週五、週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