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Bullet Jacky Lai

Coffee Bullet

Jacky Lai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 커피로 이루는 존재 증명

‘커피 탄약고’라고 불리는 로스팅 공장이 대만 남부의 가오슝시에 있다. 회사 사무실인 듯 보이는 4층 건물 내부에는 제조 업체도 크기도 다른 3대의 로스팅 기계와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는 6대의 샘플 로스팅 기계와 교실, 15톤의 생두를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있어 커피 제조의 ‘일대 거점’이 되었다.

이 로스팅 공장을 만든 것은 2014년 로스팅 세계 챔피언인 재키 라이다. 로스팅뿐만 아니라 대만 각지에 6개 점포(café 自然醒(쯔란싱) 1점포, 握咖啡(오카페이)oh! cafe 5점포)를 운영하는 직영 카페 사업과 도매 사업도 하는 등 전 세계 최대 규모 로스팅 대회도 주최한다. 커피 업계 경력 20년 동안 다양한 실적을 쌓았지만, 아직 보지 못한 경치를 계속해서 갈망하는 재키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진정한 마음이 시험대에 오르다

호평받는 조직의 바람직한 모습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상층부의 지시와 실적 달성에 따른 상의하달식 조직에서 구성원의 의견이 존중받는 바텀 업 조직을 거쳐 개인의 자주성이 존중받는 수평 조직으로 변했다. 최근에는 재량과 권한을 늘려 본인의 당사자 의식을 높이는 매니지먼트가 주류이다.

재키의 회사가 운영하는 카페 점장은 모두 큰 재량을 부여받았다. 각 점장은 자신의 점포 직원의 인사(채용과 급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책, 마케팅을 스스로의 재량으로 실행하는 것 외에 본인 점포와 다른 점포의 주주가 되어 점포 경영의 의사 결정에도 관여할 수 있다. 그래서 재키는 그들을 ‘오너’로 인식한다.

“제가 최대 주주가 되어 출자하는 형태로 그들의 사내 개업을 서포트해왔습니다. (전부는 아니지만) 그들이 방향성을 정하므로 회사에 불만을 가진 적은 없고 팀이 분열된 적도 없어요. 물론 저와 그들이 서로 사람 됨됨이를 파악할 필요가 있으므로 주주가 되려면 ‘점장 경험이 2년 이상’이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재량이 크고 자유로운 조직 풍토는 사회에 존재할 수 없다는 어려움도 함께 가진다. 재키는 틈만 나면 “당신이 늑대라면 입을 단련해서 먹이를 잡아 집으로 가져가려고 하라. 양이라면 다리를 단련해서 빠르게 도망갈 수 있도록 하라.”라고 직원들에게 말해왔다.

“사내에서의 역할로 말하자면 꿈을 좇는 관리직과 영업직은 늑대고 카페에서 정성껏 서비스하는 점포 직원은 양입니다. 역할도 사용하는 단어도 사고방식도 다르지만 살아남기 위해 계속해서 단련해야 한다는 점은 같죠. 

상사가 부하에게 주는 최고의 혜택은 돈이 아니라 실패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원칙상 저는 직원이 뭔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아채도 바로 지적하고 고치도록 지적하지 않습니다. 본인이 그 원인과 과제를 파악하고 개선안을 꾸릴 수 있도록 수일~1주일 정도 후에 말을 꺼내죠.”

함께 근무 중인 약 20명의 직원 중에는 의사와 건축가, 정보 계열, 어학 계열 등 전혀 다른 업계에서 이직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커피가 정말 좋아하는지의 여부’를 채용 기준으로 삼은 재키는 면접 시 커피 몇 잔을 제공하고 지원자가 어떻게 커피를 취급하는지를 본다고 한다.

“면접자가 커피를 마신 순간에 답이 나옵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소중하게 마시며 행복한 표정을 짓기 때문이죠. 만약 그들이 생활 유지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구직 중이라면 우리 회사에 들어오는 것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커피 일을 하고 싶어서 다른 업계에서 온 사람들은 매우 생기 넘칩니다. 현재 저와 함께 로스팅하는 사람은 원래 방사선사였는데 감각적인 면뿐만 아니라 화학 지식과 이론에 근거한 관점으로도 커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서 자극을 많이 받습니다. 현시점에서 경험과 지식이 있는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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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바보만이 커피를 만들 수 있다

재키에게 카페를 오픈하는 것은 커피 업계에 발을 들인 20살 때부터 가진 목표였다. 바리스타로서 카페에서 일하고 새로운 매장 오픈도 해본 지난 10년을 거쳐 café 自然醒(쯔란싱)을 가오슝에 연 것은 2012년이다. 개업 전에는 경영의 실마리를 얻기 위해 미국에서 1개월 체류하며 뉴욕을 중심으로 40~50곳의 카페를 돌아다녔다. 

“결코 완벽한 준비를 한 건 아닙니다. 그러나 수영을 마스터한 뒤에 물에 들어가는 건 너무 늦잖아요? 잘 될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려고 합니다. 만약 포기한다면 언젠가 분명 후회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가게를 이어 나갈 확신을 갖지 못해 상업 등기를 하지 않았던 재키였으나 배수진을 치는 감각으로 매일 일에 몰두했다. 다음 주에는 가게를 닫아야 해서 매일 만나던 손님과 두 번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절박감이 빛을 발한 것인지 개업 후 2년 뒤에 3개 점포를 오픈하는 순조로운 출항을 이루었다.

“자타 공인 철저함으로 운영했지만, 쭈그리고 앉아 바닥을 청소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모든 것은 사소한 부분에서 시작합니다. 누군가 주의를 준 부분에 주의하지 않으면 성공은 어렵겠지요. 그래서 지금도 공장 바닥은 제가 구석구석 자루걸레로 닦습니다. 직원들은 ‘바닥 청소를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소한 것을 소홀히 하지 않는 의식이 중요하다고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2014년, 로스팅 세계대회(WCRC)에서 우승하여 이름을 알린 재키의 비즈니스는 더욱 성장 가도를 달려 현재 6개 카페를 대만 각지에서 운영 중이다.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서비스의 질은 일정하도록 직원들에게 접객할 때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입이 닳도록 말해왔다.

“손님은 커피뿐만 아니라 가게의 분위기까지 포함해서 전체를 보고 카페를 평가합니다. 그 가게의 평가로 직결되는 것은 첫인상이 좋은 직원이 아니라 첫인상이 나쁜 직원에 대한 평가입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거라는 안이한 생각이 브랜드 가치를 떨어트리는 것이죠.”

재키는 대학 시절에 했던 아르바이트도 포함하면 지금까지 20년 이상 커피 업계에 몸을 담아왔다. 카페에서 일했을 때의 급여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적었어도, 커피로는 쉽게 돈 벌 수 없다는 것을 알았어도 다른 일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부동산을 팔아서 큰돈을 번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흔들린 적도 있어요. 그러나 그게 정말 행복으로 가는 길인지,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버리면서까지 할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니 이 세계에 머물러야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커피 업계에 남은 것은 맛있는 커피와 뛰어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한눈팔지 않고

우직하게 계속할 수 있는 사람뿐이라고 생각해요. 로맨틱하지 않으면 업계에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고 바보가 아니라면 계속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현실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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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내지 않으면 알아주지 않는다

로스팅 세계 대회를 비롯해 여러 대회에서 심사위원을 한 경험이 있는 재키는 후배를 양성하기 위해 스페셜티 커피 협회가 정한 국제 기준에 따라 로스팅 강좌를 개최했다. 그런 재키가 로스팅의 매력에 눈을 돌린 것은 바리스타를 10년 정도 경험한 2010년쯤이다.

“생산자와 마찬가지로 커피의 풍미를 만들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로스터는 말하자면 메이크업 아티스트입니다. 고객의 니즈에 따라 생두 로스팅 방법을 조정하고 돋보이게 하는 플레이버를 바꾸는 것은 배우가 연기하는 역할과 씬에 따라 메이크업을 바꾸는 작업과 비슷합니다.

한편, 제조의 최전선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표현 방법으로 쇼를 만들 수 있는 디렉터같은 측면도 있습니다. 생두 선택부터 누구를 위해 어떤 플레이버를 만들지를 정하기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크게 좌우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비자에게는 로스터가 하는 역할의 중요성이 인식되지 않습니다. 로스터는 기본적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하니까요.”

재키가 2016년부터 가오슝 시내에서 로스팅 대회를 주최하기 시작한 것은 로스팅의 중요성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챔피언에게는 할리데이비슨의 바이크와 기센의 로스팅 기계, 약 400만 엔의 상금 증정과 더불어 상위 16인에게 총 1,100만 엔의 상금을 제공하는 등 스케일도 호화로움도 세계 최대 규모다.

“혼자서 가면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지만, 다 함께 가면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습니다. 아직 스페셜티 커피 업계는 작으니까 같은 업종 종사자끼리 경쟁하며 고객을 뺏는 소모전을 할 때가 아닙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면 소비자들은 한 잔의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것이 정말 힘든 일이고 커피 한 잔에 50~100엔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지요. 대만에서는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고 싶고 주목 받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의견을 내야 한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언젠가 알아주길 바라는 건 있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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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갈 길은 스스로 개척해라

전에 일하던 카페에서 여러 점포를 운영했던 재키에게 그 가게의 상권인 타이베이, 타이중, 타이난은 자신의 카페를 오픈할 후보지가 될 수 없었다. 그들의 고객을 뺏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에 어울리는 장소는 어디인지 고민했다. 이 고민의 해답이 가오슝이었다.

‘꿈이 있다면 그것에 돌진하여 포기하지 않는다.’라는 슬로건을 가진 재키는 사냥감을 잡지 못하면 굶어 죽는 늑대와 같이 살아왔다.

커피 제조에 관심을 가진 재키는 20대 시절 5년 정도 근처 카페에서 일하면서 대만 커피 생산자의 일을 도운 적이 있다. 현재도 대만과 에티오피아 생산자와 독자적인 정제 방법을 공동 개발하여 오리지널 로트로 구매 중이다. 플레이버 연구에 여념이 없는 재키는 로스팅 공장에 있는 방 하나에서 술 양조도 한다.

“커피 업계에서 현재 유행하는 정제 방법인 아나에어로빅(진공 상태로 알칼리성 균만으로 발효하여 풍미를 형성하는 방법)은 주조와 기본적으로 같은 처리 방법입니다. 주조에서 사용하는 균류와 누룩의 플레이버에 대한 지식은 커피에도 응용할 수 있거든요.”

누군가가 제공해준 것을 기다리지 않는 재키의 삶의 방식은 사생활에서도 변함없다. 일 때문에 바빠도 귀가 후에는 가족을 위해 나서서 요리를 한다.

“제 아이에게는 ‘나중에 일을 하게 된다면 경영자 혹은 영업 일을 하렴. 그 두 가지 이외의 선택지는 없단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실력에 따라 수입을 늘릴 수 있고 더 빨리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성과를 얻기 위해서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재키의 회사에는 직원 회식을 할 때 누군가가 만취할 때까지 술을 마시는 습관이 있다.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응원하는 역할을 한다. 직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시험당하는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것이다.

“대만에서는 어릴 때부터 어른에게 자기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 요구되는데 경쟁은 그 방법으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규칙과 기준하에 누가 이길지, 누가 승인을 얻을 것인지 눈에 보이는 성과로 표현되기 때문이죠. 즉, 경쟁은 자신의 강함을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것이며 그것이 자신의 존재 증명으로 이어집니다.

저는 현재 의식주에 있어 충분히 만족스러운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생각은 없습니다. 더 높은 꿈을 꾸면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저는 귀찮은 일을 일부러 찾아서 하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웃음)”

글 : 나카미치 다쓰야
사진:RuMax 萬能麥斯工作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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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최고의 커피는 그때그때 달라집니다. 제 경우 아침에는 깊고 진한 커피, 밤에는 천천히 즐길 수 있는 프루티한 커피를 마시고 싶어집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그날의 기분에 맞춰 커피를 고를 수 있는 세트를 만들까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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