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도쿄도 스미다구에 탄생한 BERTH COFFEE ROASTERY Haru(이하 Haru). 코로나 전까지는 외국인 손님이 북적거리던 호스텔, 그 1층에는 커피 스탠드 BERTH COFFEE가 있었는데, Haru는 BERTH COFFEE의 로스팅 부문으로서 설립하게 되었다.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제공하거나, 쉐어 로스팅을 통해, 「보다 개방되고 재미있는 커피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다」 라고 말하는 Haru의 매니저 겸 로스터 니시무라 유이씨. 그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하 존칭 생략
코로나 시대에서의 도전
2020년 찾아온 코로나가, 관광및 숙박업계, 그리고 요식업계에 큰 타격을 입힌 것에는 그 아무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게스트하우스나 호스텔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Backpackers’ Japan도 큰 타격을 받아, 기존 고객의 80%를 차지하던 외국인 고객들이 격감한 것에 대해 골머리를 썩이고 있었다.
「그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경영진뿐 아니라 직원과 아르바이트생까지 포함한 전 스태프가 힘을 합쳐 신규 사업을 생각해 나갔어요. 그렇게 테이크아웃에 특화한 음식점이나, 자체 가구 브랜드, 쇼핑몰 운영 등 50~60개 가량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 중에서 사업을 전개하기로 정한 것이 캠핑 시설과 로스터리(Haru) 였지요.」
회사에서 로스터리 오픈을 담당하게 된 사람이, 입사 2년차였던 24살의 니시무라였다. 대학 시절, 사비를 쪼개 프로를 꿈꾸는 사람들도 모이는 로스팅 세미나와 커핑 모임에 다녔던 것이 결실을 본 것이다.
「학창시절 다니던 로스팅 세미나는 1회에 2만엔(약 20만원)이나 했어요. 프로가 되고 싶은지 여부에 관계 없이, 커피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제가 직접 쉐어 로스터를 운영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담없이 로스팅에 도전하는 사람을 늘려 가게 해주는 것이 Haru의 목표이자 제 목표에요.」
「일본어로 ‘뿌리를 내리다’ 와 ‘돛을 내리다’ 의 의미를 가지고 있는 Haru에는, 커피의 맛과 다양성을 추구하면서도, 자유롭게 오픈된 로스터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담고 있어요. 학창 시절부터 그런 생각을 했던 저로서는, 제 인생의 비전이나 미션을 그대로 반영하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커피의 세계와 잘 맞는다는걸 알게 되다
이바라키현 출신인 니시무라가 커피의 세계에 발을 디딘 것은, 도쿄의 대학에 다니던 19살 때의 일이었다. 도쿄에 있는 ONIBUS COFFEE에서 개최된 세미나에 참가한 것이 계기였다고.
「’스페셜티 커피의 기초’ 라는 세미나에서, 아프리카계와 중남미계 커피를 비교하며 마셔 봤어요. 그런데 정말 강사님이 말한 대로 신맛이나 질감, 플레이버에 따라 맛의 인상이 꽤 다른 것에 대해 흥미가 생겼어요.」
이후 니시무라는 매주 일요일마다,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오니버스커피에서 열리는 커핑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열중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위해, 우선 한가지 일을 스스로 계속 해보자고 마음을 다졌어요. 원래 저는 다양한 것에 흥미가 있었는데요, 부모님으로부터 제가 금새 싫증내는 타입이라며, 한 가지 일을 계속해보라는 말을 계속 들어 온 게 너무 속상했기 때문이에요.」
사실 홍차와 와인에도 관심이 많았던 니시무라는, 커피 외의 시음회에도 매주 들르고는 했다.
「결국 와인이나 홍차를 고르지 않고, 커피 하나로 좁혔던 것은 제가 커피업계의 문화와 잘 맞았기 때문이에요. 홍차나 와인의 프로나 매니아는 연령층이 높고, 업계 자체가 꽤 오래되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반면 커피업계는 아직 발전이 충분히 안 되어 있고, 비슷한 세대의 사람들이 업계를 살리려는 느낌이 있어 재미와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커피와 함께 살아가기로 확신하게 된 니시무라. 니시무라는 커피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 대학에서 커피 동호회를 결성하게 되었다. 자신이 참가하고 있는 오니버스 커피의 커핑 모임에 멤버를 데리고 가거나, 드립 커피의 레시피를 함께 만들거나, 캔커피의 맛을 비교해보거나 등등.. 한편, 니시무라는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의 실력 향상을 위한 노력은 빠뜨리지 않았다.
「졸업 후에, 제가 좋아하는 커피 가게에서 일하기 위해 지금 배울 수 있는 기술은 먼저 배워 두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추출이나 로스팅에 대한 것을 공부하고 기술을 연마하고 있었답니다.」
커피를 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대학 3학년 때는 남들과 같이 취직 활동을 한 니시무라. 그러나 인턴을 해보고 정장을 입고 일하는 것은 자신에게 맞지 않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면 계속 할 수 없을 것 같게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커피의 세계로 되돌아가, 직원을 고용하는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자신이 일하고 싶은 카페나 로스터리 약 10곳에 입사 희망여부를 전달하였다. 가게에 직접 이력서를 건네주러 간 적도 있을 정도였지만, 경험이 없는 것이 단점이었는지 모두 떨어지고 만다.
대학 졸업식 때까지 직장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니시무라가 Backpackers’ Japan이 운영하는 호스텔 Nui.를 찾은 것은, 한 카페에 이력서를 건네주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호스텔의 1층 라운지만 보고 카페인 줄 알았던 니시무라는, 숙박업이 메인인 줄도 모르고 입사 지원을 하여 채용된 것이다.
「입사 전까지 카페에서 일할 줄 알았는데, 몇달 동안은 호스텔 침대와 청소 일을 맡게 되었어요. 너무나 괴로웠답니다. 그러던 중, 다음 달부터 카페에서 일하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그동안의 괴로움이 싹 가시면서 정말 기뻤어요.」
니시무라에게 있어서, Nui.가 오니버스 커피의 원두를 구매하고 있던 것은 천운이었다. 커핑 모임에 2년간 다닌 보람이 있었는지, 커피 맛으로 원두 종류를 알아맞히고 원두에 담겨있는 스토리를 상세히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니시무라는 커피에 깊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주위로부터도 인정과 의지를 받게 되었다고.
「’모든 경계선을 넘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이라는 이념을 내건 Backpackers Japan은, 해외 손님이 많기 때문에 해외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나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카페에서 일하기를 원해서 입사한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남들처럼 영어를 잘 못하는 것이 너무 아쉬웠기에, 제가 잘 아는 커피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Haru가 오픈하는 타이밍에 도쿄로 상경해, 자취를 시작한 니시무라. 그때까지만 해도 매일 아침 4시에 일어나 첫차를 타고 이바라키에서 출근해서, 21~22시쯤 집에 돌아오는 생활을 2년동안 계속하고 있었다.
「어쨌든 커피에 관련된 일을 한다는 것이 행복했기 때문에,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스타벅스 아르바이트를 해본 경험은 있었지만, 그때와 달리 제가 탄 커피를 손님들이 돈을 내고 마셔주신다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더라고요.」
「외국 손님들이 맛있다고 해주거나,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주시니 더욱 더 기뻤던 것 같습니다. 2020년 4월의 긴급사태선언으로 인해 가게를 일시 휴업했을 때는, 커피를 내리지 못하는 게 답답해서 엄청 힘들었어요.」
커피 덕분에 자신감을 얻게 되다
선천적으로 호기심이 많은 니시무라는 중학생 때부터 다양한 것에 흥미를 가져왔다. 음악, 일러스트, 요리, 와인, 초콜릿, 홍차 등등.. 겉으로 보기에는 무엇이든지 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니시무라의 인생에 있어 거쳐야 할 길이었다.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는 것,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싶었어요. 그렇기에 흥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일단 한 번 시도하고 보자고 생각했지요. 예를 들어 중학교 시절에 열중했던 음악도, 결코 재미가 없어져서 그만 둔 것이 아니에요. 지금도 가끔 작곡을 하기도 하고,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어요. 하지만, 그것을 일로서 하고 싶은지 아닌지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잖아요.」
「커피의 경우 커피 자체를 물론 좋아합니다. 그것 뿐만 아니라, 생산자가 정당한 비용을 받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업계 당사자로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의 원동력이 되고 있어요. 이번에 Haru를 오픈하는 데 있어서도, 코로나 사태로 인해 위기를 맞은 회사를 위해 뭔가 공헌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 제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습니다.」
19살 때부터 오니버스 커피의 커핑 모임을 다니기 시작한 니시무라. 그녀는 올해로 25살이 되었다.
「제가 원래 다양한 것에 흥미가 많아, 머지않아 커피가 질려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6년동안 질리지 않고 열심히 해온 것을 보면, 제 천직은 커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커피의 세계는 넓고 깊기 때문에, 질릴 수가 없다는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깊고 길게 열중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에 고민을 많이 했었지만, 커피는 결국 6년 정도 열정을 쏟아 왔어요.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더욱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스티브 잡스의 졸업식 연설에서 언급된, ‘점과 점을 연결한다’ 는 유명한 메시지. 그것은 니시무라가 대학 시절에 목표로 해 왔던 것이었다. 대학에서 마케팅과 행동 경제학을 이수했던 것도 점과 점이 선으로 이어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저는 옛날부터 ‘금새 흥미를 잃는 성격’ 이라, 넓고 얕게 여러가지 세계를 들여다 봐 왔어요. 그랬더니, 예술이나 음악을 좋아하는 손님과 말이 잘 통하고는 해요. 또한, 와인이나 초콜릿에 대한 지식도 셰프나 동업자와의 얘깃거리가 되고요. 점과 점이 선으로 이어지게 되었답니다.」
그러나 점과 점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니시무라는 ‘니시무라씨만큼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고.
「제게 맛없는 커피란 없습니다. 캔 커피도, 무한 리필 커피도 좋아하고, 드라이브전에 마시는 편의점 커피도 좋아해요. 커피라고 불리는 건 다 좋아한답니다.」
일본에서 30년 넘게 사랑을 받는 명곡 중에, ‘애정을 갖고 굳은 믿음을 가지면 반드시 이긴다’ 라는 가사가 있다. 「커피와 관련된 모든 사람이, 커피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세계를 만든다」 라는 Haru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니시무라라면, 그 가사가 허황된 말이 아님을 증명해 줄 것이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하루를 시작하며, 친한 친구나 바리스타와 커피를 마실 때 행복감을 느껴요. 커피에 반했던 옛날과 아직도 다름없는 기분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역시 커피를 매우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고는 해요. 매일 아침에 커피를 마실 때마다, 계속해서 첫눈에 반해나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로스터 커피 콩 구입
BERTH COFFEE ROASTERY Haru
- [영업시간]
- Mon-Fri: 11:30-18:30 / Sat, Sun, Holiday: 8:00-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