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stage Roasters 로버트 무라브스키 / 비테니스 페트로시우스

Backstage Roasters

로버트 무라브스키 / 비테니스 페트로시우스

속이지 않아도 비즈니스는 할 수 있다, 커피로 지키는 ‘창조의 자유’를

주로 상업 사진 분야에서 활동했던 사진사 출신 3명이 만든 리투아니아의 Backstage Roasters. 창업은 2017년. 리투아니아에서 스페셜티 커피는 2008~2009년쯤에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만, 아직 현지 커피 업계에서 점유율은 10% 이하다. 이렇게 니치한 세계에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자 다양한 방법을 궁리했다.

창조적인 장소로 자리잡힌 Backstage에 있어 ‘창조 그리고 자유와 비즈니스를 어떻게 다 이룰 것인가’라는 질문은 피할 수 없는 관문이었다.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것과 이상을 희생시키지 않고 고객의 만족 역시 얻고 싶었다. 그렇게 스위트 스폿을 찾아 나선 그들의 여행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관여하고 싶어지는 약점’이 있으므로 재밌다

커피는 줄곧 와인과 비교된다. 공통 분모로는 떼루아와 생산자에 따라 나타나는 맛의 다양성이 있다. 한편, 이미 완성된 것을 마시는 와인과는 다르게 커피는 스스로 완성하는 음료다. 설령 가게에서 마시고 맛없었던 커피라고 해도 집에서 다른 추출 방법으로 내리면 맛있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약점이 바로 커피가 가진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커피의 약점을 맘껏 즐기는 Backstage는 소규모 로스터이자,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태국 생산자 3명에게 직접 커피를 구매한다. 환경 조건에 따라 플레이버와 품질, 가격이 다소 변동된다고 해도 안이하게 다른 생산자로 갈아타지 않는다. 다른 커피를 구매하거나 일정량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사전에 하거나 하면서 같은 생산자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헤드 로스터인 로버트 무라브스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생산지를 방문하여 그들이 커피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므로 2~3년 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손님은 우리와 생산자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신경 쓰지 않겠지요. 그러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는 우리를 통해 퍼져나간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직접적인 관계를 구축할 생산자를 늘려가려고 합니다.” 

디렉터로서 경영을 담당하는 비테니스 페트로시우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일을 하며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생산자와의 의견 교환을 통해 커피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한 번 생산자와 인간적인 연결고리를 만들고 나니 더욱 그런 연결고리를 늘려가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더라고요.

애당초 거래하던 도매업체가 취급하는 생두의 품질과 선택지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이 로스팅과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시작한 계기입니다. 우리는 빵과 구움 과자 등의 푸드도 원재료 조달부터 레시피 고안까지 직접 하는데 그것도 이유는 동일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에 걸맞은 것은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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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을 그리고 행동하되 상황에 맞춰 수정한다

카페와 커피 전문점은 진입 장벽이 낮은 비즈니스로 알려져 있다. 비즈니스의 좋고 나쁨은 둘째 치고 카페와 커피 전문점에서 일한 경험이 없어도 혹은 교육 기관에서 체계적으로 공부하지 않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자금이 있다면 개업할 수 있기 때문이다. YouTube 등을 통해 손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도 이러한 흐름에 박차를 가했다.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한 것이 약 5권의 전문서와 여러 YouTube 영상을 참고로 하여  시작한 Backstage다. 비테니스와 예바는 처음에 커피 전문점을 할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외국을 여행하던 와중에 두 사람은 점차 카페라는 존재 자체에 끌리기 시작했다. 카페는 비일상의 혼돈에서 벗어나 날갯짓을 쉬며 계획을 세우거나 깊은 생각에 잠기거나 할 수 있는 안식처였다.

이러한 두 사람이 고향인 빌뉴스로 돌아왔을 때 시내 중심부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집은 카페를 열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처럼 느껴졌다. 여행지에서 만난 흥미로운 것은 대부분 도시를 벗어난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은둔처 같은 이 장소라면 지나가는 사람과 관광객이 아닌 목적이 있는 사람들이 방문할 것 같기도 했다.

예바의 집이 있는 지역은 소비에트 연방이 존재했던 1990년쯤까지 전자기기와 가정용품, 군수품 등을 제조하던 거대 공업 단지였다. 그러나 소련의 붕괴와 함께 거의 모든 공장은 문을 닫았고 건축가와 디자이너, 아티스트 등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오픈 스페이스와 커뮤니티 공간으로 변해갔다.

그 당시에 상업 사진과 영상 촬영을 하는 프리랜서였던 로버트의 눈에는 대학 시절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의 모습이 눈부셔 보였다. 두 사람은 나름의 삶을 구현하려고 하는데 자신은 거래처의 대금 지연과 잔업에 골머리를 썩이는 불안정한 상태였다. 심신이 피폐해진 로버트가 Backstage에 합류한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그러나 창업 초기에는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가게가 있다는 점은 당연히 불리하다. 어깨너머로 배운 어설픈 스킬과 자신들의 취향이 반영된 커피로 만든 상품 라인업. ‘창의적인 장소를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에 따라 시작한 이상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비테니스 “비즈니스를 몰랐던 우리의 접근 방식은 너무 서툴렀던 것 같아요. 가능한 한 빨리 성장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햇빛을 쐬려는 식물처럼 일단은 스스로 해보고 취사선택하는 프로세스는 매우 가성비가 떨어졌죠. 당초에 마음이 앞섰던 우리 세 명은 일방적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길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찾아주신 손님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일이 느려서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손님을 5분이나 기다리게 했거든요.”

창업 2년 차를 맞이할 때까지 세 명의 수중에는 용돈 수준의 돈밖에 남지 않았다. 그러나 비테니스도 로버트도 눈앞의 결과에는 흔들리지 않았다. 앞으로 반드시 성장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들의 ‘확신’은 현실이 되었다. 고용한 바리스타는 하나둘 늘어 3년 뒤에는 자신들이 바 카운터에 설 일이 없어졌다. 2020년에는 시내 중심부에 있는 박물관 건물에 2호점 카페를 오픈했다. 2023년 여름에는 새로운 콘셉트의 카페를 오픈하는 것 외에도 폴란드 등의 유럽 국가에 진출하여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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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의 의견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지만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Backstage가 취급하는 커피 중 가장 인기인 클래식한 브라질은 판매 수량 기준으로 50%를, 나머지 50%는 6~8종류의 커피가 차지한다. ‘클래식’과 ‘우유 추가’라는 볼륨 존이 가게의 경영을 지탱하는 현실은 비테니스와 로버트의 이상과 걸맞지 않다.  

비테니스 “대부분의 리투아니아인은 음식과 음료에 관해 매우 보수적입니다. 그들이 알아줬으면 하는 것은 커피란 각자 전부 다르다는 점이죠. 그러나 우리는 단지 가이드이기 때문에 우리의 취향과 생각을 강요하지 않아요. 소비자의 반응과 의견을 고려하지 않으면 비즈니스는 존속될 수 없으니까요.” 

지금 뭐가 마시고 싶은지를 물어봐도 ‘아무거나’라고 대답하는 손님도 적지 않다. 커피에 이렇다 할 신념이 없다는 증거지만, 그것은 기회이기도 하다. Backstage에서는 손님이 스스로 마시고 싶은 커피를 고를 기회를 만들기 위해 시음과 맛 비교를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손님이 새로운 커피에 흥미를 갖기 위한 ‘장치’로써 ‘클래식한 커피 또는 다른 커피 둘 중 어떤 것이 마시고 싶으신가요?’라는 양자택일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로버트 “코모디티의 맛에 익숙한 손님에게 새로운 커피는 좋은지 나쁜지를 평가하기 이전에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손님이 원하는 맛에서 동떨어지지 않게 하면서도 가능한 한 클래식에서 먼 커피를 손님이 고를 수 있도록 질문을 거듭합니다. 저렴하고 클래식한 것과 비싸고 흥미로운 것. 그 사이에 있는 스위트 스폿을 얼마나 발견할 수 있는지가 다양한 커피를 접한 우리의 실력을 발휘할 타이밍이죠.”

품질이 좋고 스토리가 있으며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되는 최적의 커피를 발굴하기 위해 Backstage에서는 매년 200종류 이상의 커피를 커핑한다. 정보가 넘치는 요즘,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은 정보를 선별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버트 “수학에서도, 연애에서도, 커피에서도 우리는 모든 분야에서 ‘발견할 때까지 찾는다’라는 자세를 유지합니다. 손님들 또한 다양한 커피를 계속 시도하다 보면 결국에는 무언가 맘에 드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커피를 맛봄으로써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고 미각을 단련할 수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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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정직한 모습으로 있기 위해

커다란 거실을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Backstage의 카페 내부는 뛰어난 음질의 Hi-Fi 스피커 등 자신들이 좋아하는 인테리어 용품과 도구를 사용하여 꾸몄다.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면서도 자신들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이상적인 가게를 만들었다.

비테니스 “우리가 믿는 것과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아이디어에 충실하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지지받습니다. 최종적으로 우리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인데 비즈니스는 그 전제를 바탕으로 정직함을 지향하는 흥미진진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로버트 “우리가 로스팅하는 커피 중에는 우리가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손님이 왜 그것을 선호하는지 이해한다면 저도 납득하고 그 커피를 로스팅할 수 있지요. 우리는 손님에게 피드백을 받아서 무언가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면 대부분은 그 피드백에 따릅니다. 말하자면 손님은 다 그린 그림을 완성품으로 만들기 위한 액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지 못한다고 해서 창의성을 잃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액자를 완성하기 위한 프로세스는 매우 창의적이죠.”

고객의 입장에 다가가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것인가? 우리가 추천하고 싶은 것을 고객에게 제공할 것인가?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둘 중 하나로 좁혀야 한다. 그렇게 판단하기 쉽지만, Backstage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위트 스폿이 있다고 믿고 그 소재를 계속 찾아왔다.

로버트 “제가 정말 맛있다고 생각하는 커피를 손님께 제공해도 반응이 미지근하면 정말 슬퍼지고, 독선적이었다고 통감합니다. 반대로 우리와 손님이 좋아하는 커피가 일치하면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뻐요. 언젠가 반드시 스페셜티 커피의 매력을 알아줄 거라는 희망과 신념 같은 것이 Backstage의 밑바탕에 있습니다.”

비테니스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손님께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엄청난 노력을 쏟아 만든 라인업을 통해 커피 애호가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우리도 행복합니다.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서 우리도 행복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생각하는 ‘정직하게 사는 법’입니다.”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로버트 : 딱 한 잔만 고르기는 어렵네요. 저는 커핑을 좋아하는데 샘플 중에서 맛있는 커피를 발견했을 때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름날의 호수와 숲 등 자연에 둘러싸인 공간에서 마시는 커피도 좋아합니다. 그런 곳에서 작은 커피 스테이션을 만들어서 내리는 과정까지 행복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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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ŠEVČENKOS G. CAFE

[영업시간]
월~금 8:00-19:00 토일 9:00-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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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KIEČIŲ G. CAFE

[영업시간]
월~금 8:00-19:00 토일 9: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