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acite Coffee 방현주

Anthracite Coffee

방현주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숨겨진 보물을 조명하는 로스터의 철학

2009년, 서울 시내에서 폐업한 구두 공장을 스스로 리모델링하여, 커피 가게를 창업하였고, 현재 한국내에서 5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Anthracite coffee(이하 앤트러사이트 커피). 맛있는 커피를 추구하면서도 스페셜티 커피뿐만 아니라 커머셜 커피도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창업 멤버인 방현주 씨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오래되었기 때문에 가치가 없는것이 아니라, 오래 되었어도 아름답다

2009년 겨울, 낡은 것들 사이에서 가치를 창출한다는 가치관으로 서울 합정동의 폐업한 구두공장을 리모델링하며 시작된 앤트러사이트 커피. 창업자는 2000년대에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공존하는 뉴욕에서 음악과 철학을 공부한 뒤 한국에 귀국했다고 한다.

「뉴욕에서 창업자는 미국에서 당시 유행했던 것들을 공부하고, 한국에서 그것을 전개할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당시 한국사회에서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처럼 오래된 것을 융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의 눈에는 신선하게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시대에 앤트러사이트가 생겨났습니다. 커피를 통해 오래된 것에서 창출되는 본질과,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 그리고 저희 생활 속에 자리 잡은 철학에 대해 논의한 결과 카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죠.」

「다만 일부러 낡은 것을 찾아낸 것은 아니고, 가성비를 고려하여 싸면서도 질 좋은 물건이나 공간을 찾은 결과 발견하게 되었어요. 낡음이나 아름다움에만 착안한 것이 아니라, 가게를 실용적으로 꾸려나가지는 합리적인 판단으로 이 곳을 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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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는 맛’이 지지를 받다

방현주씨는 2007년 여름부터 3년간 앤트러사이트의 전신인 ‘김약국’ 이라는 커피 마차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곳은, 기계는 사용하지 않고 핸드드립 커피만을 취급한다는 컨셉 아래 커피 콩의 개성을 잘 느낄 수 있는 커피를 제공했다. 그것은 방현주씨에게 자본금 없이 커피 가게를 운영하겠다는 진지한 실험이기도 했다.

「저희는 커피의 좋은 점을 이해시켜 드리기 위해서, 저희가 어떻게 로스팅을 하고 있는지, 왜 꽃의 향기가 나는지, 초콜릿의 맛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등을 설명했어요. 고객이 10명이면 10명, 100명이면 100명에 대해서, 거의 전원에 대해 똑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식사를 하고 바로 커피를 사러 오시는 분이나, 1시간의 점심 시간 속에서 30분도 안 남은 휴식시간에 오시는 분 등, 저희 커피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과 커피 매니아들이 많이 찾아주시고는 했습니다. 그때가 가장 손님들과 소통할 수 있었던 시간 이었던 것 같아요.」

‘하고 싶은 말’ 을 커피에 녹이다

앤트러사이트 커피는 창업 초기부터 나쓰메 소세키, 윌리엄 블레이크, 파블로 네루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와 시인의 이름을 블렌딩 커피의 상품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들의 공통된 점은 자신의 철학을 빠짐없이 표현한 사람들이고, 자신의 일으키고자 한 혁명에 대해 이야기한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흔들림 없이 똑바로 자신의 길을 걸어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세상에 던진 사고 방식이나 화법은 부드러웠지요.」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은 직접적인 표현도 많이 있지만, 문장 하나하나가 아름다워요. 인간의 추악함과 어리석음을 숨김없이 묘사하고 있는 그의 소설은, 솔직하게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입니다.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모두 커피 속에 녹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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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가 커머셜 커피보다 반드시 훌륭하다고는 할 수 없다

스페셜티 커피를 취급하는 커피점에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을 강조하는 곳이 많지만, 앤트러사이트 커피에서는 스페셜티 커피와 커머셜 커피 둘다 취급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저희 가게는 스페셜티 밖에 취급하지 않습니다’ 라고 하면 고객에게 알기 쉽게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희는 그러한 방침을 취한 적이 없고, 오히려 가성비가 뛰어난 콩을 사용해 왔어요.」

「실제, 커머셜 커피에도 숨겨진 매력이 있습니다. 질 좋은 스페셜티 커피가 많지만, 스페셜티 커피만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커머셜이면서도, 스페셜티에 뒤지지 않는 질 좋은 커피를 세상에, 그리고 손님들에게 소개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은 미흡하지만 유명한 커피보다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커피를 많이 발굴하고 싶습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다

오래된 것이나 커머셜 커피, 작가나 시인이 그리는 세계. 이것들에게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시선이야말로, 앤트러사이트 커피의 개성일 것이다.

「매사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중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두운 면도 있습니다. 동전도 앞면과 뒷면이 있듯이, 그것들은 별개의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일체가 되어 존재하고 있습니다.」

「인생도 같지요. 사소한 일이나 스토리를 봐도, 눈에 보이는 부분이나, 그 이면에 숨어 보이지 않는 부분 등, 여러가지 것들을 내포하고 있지요. 예를 들면 저희는 사과를 먹는 것으로 기쁨을 느끼며 건강해 지지만, 그 배경에는 씨로부터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어 시장에 옮겨지기까지 보이지 않는 과정이 많이 있습니다.」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은 모두 아름다운 것이며, 그렇기에 세계가 잘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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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커피 시장 동향을 조사하기 위해 일본에 자주 출장을 가는 방현주씨. 아시아에서 일찍 근대문화를 흡수하고 서구사회에 적응한 일본은, 개방적이면서도 보수적이기에, 세계의 커피 트렌드를 파악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느꼈다고 말했다.

「일본에 진출한 다국적 커피기업만 봐도 그 다양성을 느낄 수 있어요. 일본에서도 내란 같은 것은 있었지만 전통이 파괴될 정도의 전쟁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것들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고, 그것들을 이어가려고 하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그런 한국에서 앤트러사이트 커피는 희귀한 존재일까. 부도난 폐공장을 리모델링 하는 점이나, 커머셜 커피를 파는 점을 보면, 앤트러사이트 커피는 숨겨진 보물을 조명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특별히 의식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희의 점포는 많은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는 폐허와 같은 건물이지만, 저희가 스스로의 세계관으로 만들어 낸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해요. 현재 저희는 5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손님들은 커피를 마시며 앤트러사이트라는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오고 계십니다.」

새롭던 오래 되었던, 스페셜티던 커머셜티이던, 그것들은 모두 인간이 정한 기준일 뿐이다. 사물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거기에 좋은 점을 찾으려는 마음이 아름다운 것이리라. 앤트러사이트 커피 본연의 자세는, 그런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말해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누군가가 자기를 위해 애정을 담아 내려주는 커피가 가장 맛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것은 내려주는 사람의 동작이나 행동에 나타나기 때문이죠. 제가 아닌 누군가가 커피를 내려준다는 것 자체가 고맙고, 그게 어떤 커피든 제가 직접 내린 것보다 맛있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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