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다」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오너의 가치관이란
2019년 10월, 나가노현에 오픈한 로스터리 카페 ‘AMBIRD’. 신주쿠에서 특급 열차를 타면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도심에서 접근성이 좋기도 하며, 최근 젊은 이주자가 늘어 가게를 여는 사람들이 많아진 가미스와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도쿄에서 이주해, 스페셜티 커피의 문화 기반이 없는 가미스와를 창업 지역으로 선택한 오너 쿠로토리 노부오씨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존칭 생략
한사람 한사람에게 친절히 다가가는 가게를
AMBIRD를 찾은 많은 손님들은, 영어로만 적혀 있는 메뉴에 순간 당황하게 된다. 언뜻 보면, 불친절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쿠로토리에게는 목적이 있다고 한다.
「손님들과 소통을 하는 계기가 되어, 그 사람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되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독특하게도 손님들에게 절대 커피를 추천해드리지 않아요. 조금 귀찮아 질 수는 있어도, 소통을 거듭해 손님마다 가장 맞는 커피를 제공해 드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커피뿐 아니라 녹차나 호지차, 맛챠 라떼나 차이 라떼 등 폭넓은 메뉴를 갖추고 있는 것도, 선택의 폭을 넓혀 손님들에게 잘 맞는 음료를 내어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가게에 그림책, 음식, 디자인, 건축 관련 잡지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비치하고 있는 점에서도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려는 쿠로토리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책을 고르는 기준에 있어서는 제 취향도 영향을 미치지만, 손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씨를 뿌리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고르고 있어요. 실제로, 책을 통해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대부분의 손님과는 최소한 한두 마디는 이야기를 주고 받게 되었다고 생각해요.」
한사람 한사람의 손님에게 다가서려고 하는 쿠로토리의 가치관은, 「선착순」 「시간 무제한」 「무예약제」 로 운영하고 있는 가게의 방침으로부터도 엿볼 수 있다.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지금 계신 손님들을 나가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손님들이 아무리 가게에 오래 계셔도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가게 앞에서 다른 손님들이 줄을 서지 않게 하고 있어요. 한번은 가게가 꽉 차서 하루에 3번 정도 가게를 찾아 오신 손님 분도 계셨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저희를 찾아와 주셨는데, 계속 돌려 보낼 수가 없어, 가게가 빈 타이밍에 전화를 드린 적도 있어요.」
「실제로는 손님들께서 신경을 써주셔서, 여유를 즐긴 후 스스로 나가주시는 분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회전율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어찌 되었건, 저희는 손님들이 최대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유의하고 있습니다. 단골 손님이 ‘벌써 1~2시간이나 지나버렸네요’ 라고 말해주시거나, SNS나 구글맵 리뷰를 통해 ‘아늑했어요’ 라던지, ‘또 올게요’ 라고 써주시곤 하면 큰 기쁨을 느낍니다.」
자신의 성격에 잘 맞았던 커피와 접객의 조합
쿠로토리가 접객의 즐거움을 안 것은,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계기였다. 대학을 졸업한 뒤, 영상전문대학에 다닐 학비를 벌기 위해 스타벅스에서 일하던 쿠로토리. 그에게 있어 스타벅스는 단순한 아르바이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몇 년간의 사회경험을 거쳐 다시 그 일을 시작했을때는 접객의 매력에 눈을 떴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매일 저희를 찾아주시는 손님에게 잘 맞을것 같은 음료를 추천해 주고, ‘오늘 기분에 딱 맞네요’ 라는 말을 들었을 때나, 찾고 있는 것을 대신해서 찾아드리고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어요. 사소한 일이었을 지도 모르지만, 눈앞의 손님이 어떻게 하면 좋아하시는지, 무엇을 원하시는지, 제 나름대로 눈치채고 추측한 것에 대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정말 보람찼습니다.」
접객의 즐거움에 매료되어 언젠가 자신의 가게를 가지고 싶다고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된 쿠로토리, 그는 스타벅스를 그만두고, 갓 오픈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였다. 거기서 로스팅을 경험한 끝에, 쿠로토리의 미래 계획은 커피를 향한 방향으로 기울어져 간다. 그 후, ONIBUS COFFEE(이하, 옴니버스 커피)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고 나서 쿠로토리는 커피로부터 떨어질 수 없게 되었다.
「원래 저는 이과 체질인데요, 성공하려면 높은 기술력과 섬세한 손재능이 요구되는 스페셜티 커피의 로스팅이 제 성격과 잘 맞았어요.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분하고, 잘 되면 기분이 좋아지곤 했지요.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합리적으로 커피의 질을 높여 가는 것이 즐거웠어요.」
3년정도 일했던 옴니버스 커피의 환경도 쿠로토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저는 가본 적이 없지만, 가게 사람들이 현지에 가서 직접 생두를 사들이곤 했어요. 그것을 보며 생산자들이 열심히 재배한 농작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는 것을 깊이 실감할 수 있었지요. 그렇기 때문에 실패없이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싶다는 책임감과 동기가 생겼습니다. 또한, 열정이 있는 멤버들과 일한 것을 통해서도 큰 자극을 받았어요.」
무언가 만들어가는 재미를
옴니버스 커피에서 일을 그만 둔 후, 프리랜서의 몸이 된 쿠로토리가, 굳이 도쿄가 아닌 지역에 가게를 차린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까.
「일본 각지를 다니며,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을 만나곤 했어요. 그 때, 재미있는 일을 하면서 생활하는 사람이 지방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어느정도 기반이 확립되어 있는 도쿄보다, 스페셜티 커피 문화의 기반이 없는 지역에서 일을 하면 더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어요. 굉장히 힘들 것 같다는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차근차근 만들어 갈 수 있을것 같다는 설레임이 압도적이었어요.」
「지금, 제 가게가 있는 가미스와 지역은, 제가 오기 전까지만해도 점점 인적이 뜸해지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젊은 사람이 이주해오거나, 거기에 영향을 받은 현지인이 가게를 열거나, 리빌딩 센터 재팬이라고 하는 곳이 생기는 등, 지금은 거리가 크게 바뀌어 갈 것 같은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옴니버스 커피 시절도 그렇고, 가미스와도 그렇고,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곳에서 저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은 정말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게임의 캐릭터를 레벨업시키는 것 같은 감각이 있어요(웃음). 동네를 살리는 일원이 되어, 확실히 그 마을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면, 개척자가 되어 가게를 길게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답니다.」
2019년 10월 AMBIRD를 개장한 쿠로토리는 최근 여성 직원을 한 명 고용했다고 한다. 미래에 양과자를 메인으로 한 음식점을 열고 싶어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제가 꿈꾸는 AMBIRD의 미래는, 다른 지역에 2점포를 열어, 총 3점포를 운영하는 것이에요. 그리고 각 점포에서 2~3명의 스태프들을 1년마다 로테이션 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그들이 각 지역별로 스며들어가면, 팬이 늘어나 언젠가 독립했을 때 큰 버팀목이 될 거에요.」
「저도 그랬어요. 제가 옛날에 일하던 빵집 uneclef나 옴니버스 커피에서 알고 지냈던 손님들과 동료들이 찾아와주곤 했는데,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제 가게에서 오래 일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인생은 한 번뿐이니 그 사람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제가 말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것을 순환시키고 싶다
쿠로토리에게는 가게를 통해 삶의 풍요로움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뭐든 좋습니다만, 제가 보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설레는 일인 것 같아요. 거기서부터 또 다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면 인생은 즐거워질 겁니다. 저는 제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어하는 타입이어서, 저희 가게에 오는 사람들도 그런 식으로 느꼈으면 좋겠어요.」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쿠로토리지만, 옛날에는 작은 일에도 고민하고 기분이 어두워지고는 했다고 한다.
「’내가 이걸 어떻게 해..’ 같은 생각을 하며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렇기에 제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나 비전을 남에게 말하는 일은 거의 없었지요. 하지만 옴니버스커피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제 생각과 꿈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게 되자, 분명히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인연을 이어주는 일이 계속 되어 가고 있어요. 말에 담긴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한 말에 이끌려 오는 인연도 되게 소중히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역시 접객을 통해 손님들과 소통해 온 경험이 긍정적으로 되는데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손님이 이야기해 준 에피소드를 통해, 말로나마 간접적으로 체험을 해가며, 꾸준히 제 상태를 업데이트를 해 갈 수 있었어요. 접객을 통해 사람과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기 시작하고 나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쭉 이어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손님들이 키워주신 쿠로토리’ 라는 표현을 가장 마음에 들어합니다.」
상호 AMBIRD는 amber(호박)와 bird(새)를 조합한 이름이다.
「최대한 생두의 개성을 살려 볶은 커피를, 컵에 내려 빛에 비춰보면 호박색이 되기 때문이죠.」
나무의 수액을 통해 자라나는 호박에는 자연의 힘이 깃들어 있고, 나무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산소를 토해내는, 즉 나쁜 것을 빨아들여 좋은 것을 토해내는 효과가 있다.
「저희 가게도 호박처럼, 손님이 피곤한 상태로 가게에 와도 돌아갈 때는 기분 좋게 돌아가셨으면 합니다. 그러니 제 주변 사람들이 좋은 기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이러한 이름을 지었지요. 이 가게 이름에 담긴 의미를 지킬 수 있도록, 제 가게도 제 시야가 닿는 범위에서 내부 구성을 했어요.」
한 사람 한 사람이 행복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손님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런 일관된 가치관을 가진 쿠로토리이기에, 손님들은 각각의 시간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글 : 나카미치 타츠야
사진 : 아이카와 켄이치
번역 : 박치언
MY FAVORITE COFFEE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내 한 잔'
다른 사람이 타준 커피가 제 인생을 풍요롭게 해요. 제가 직접 커피를 내리면 직업병 때문인지 무의식중에 흠결을 찾기 시작해 버려요. 그렇기에 순수하게 커피를 즐길 수 없게 되지요. 또한, 여행지의 무심코 들른 가게에서,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커피 한잔에 풍요로움을 느끼고는 합니다.
이 로스터 커피 콩 구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