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는 전도사
CAFESMO로부터 메일이 도착한 것은, 2022년 1월이었다. 암스테르담의 한 로스터로부터 TYPICA 플랫폼을 소개받았다고. 나는 온두라스에서 조직을 매우 잘 운영하며, 커피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착실하게 노력을 일으키고 있는 생산자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에 놀라, 곧바로 그들의 샘플을 받아 보았다. 물론, 그 샘플의 퀄리티는 매우 안정적이었으며 몇몇은 감동마저 느낄 수 있는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
CAFESMO는 온두라스의 280여 팀의 커피 생산자들이 가입한 조직으로서, 온두라스와 엘 살바도르의 국경에 위치한 메르세데스 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6년에 정식 단체로 출범하였다고 한다. 이후 CAFESMO를 이끌어 온 것은 공동 설립자 히달도 헤르난데스다. 그는 메르세데스 지역에서 태어나 자라, 4대째 커피를 생산해오고 있는 생산자이기도 하다. 그런 히달도에게, CAFESMO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CAFESMO의 설립
「2016년, 제 아버지와 경험이 많은 커피 생산자였던 로사리오씨 등, 86명의 동료가 모여 CAFESMO를 설립했어요. 그 배경에는 자신들의 커피를 새로운 시장에 직접 수출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메르세데스 지역의 커피가 훌륭한 품질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지역의 모든 커피가 수출업체에 의해 커머셜 커피로서 생산되어 왔었지요. 저희 생산자를 지원해 주는 조직이나 기관은 없었어요.」
그 무렵 메르세데스의 커피는 글로벌한 대기업에 의해 주로 커머셜 커피로서 유통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메르세데스의 커피 유통을 변화시키는 것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이 알레한드로 바리안테였다. 알레한드로는 2021년부터 TYPICA에 커피를 오퍼해주고 있으며, 현재 엘살바도르에서 Cafe Nor이라고 하는 정제소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2015년경 당시 카라벨라에서 일하던 알레한드로는, 미국으로 수출할 커피를 찾기 위해 메르세데스를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히달도 가족의 커피를 매우 높이 평가했고, 「이 지역은 대륙 바람의 영향으로 기후도 독특하고, 해발고도도 높아요. 그 강점을 잘 살려야 할 겁니다.」 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서드웨이브 커피가 유행을 끌던 시절, 그는 개성이 있고 가치가 높은 커피에 특화하는 것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길이라고 깨달았을 거에요. 실제로 저희만 해도 2016년에는 5종류의 나노 로트를 파는데 크게 고생했었는데, 이제는 소규모 로스터가 바로 구매해줄 정도니깐요.」
알레한드로는 이후 미국의 로스터를 소개해주는 등, 메르세데스 지역의 스페셜티 커피 발전을 도와주었다고 한다.
덧붙여서 우리는 CAFESMO와 알레한드로와의 에피소드를 이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우리 TYPICA도 알레한드로와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말이다. 이런 글로벌한 우연이 일어날 수 있는 것도 커피의 일을 하며 느낄 수 있는 묘미이기도 하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는 전도사
많은 소규모 생산자는 커피를 해외로 수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그렇기에, CAFESMO에 가입해서 얻을 수 있는 메리트는 크다. 해외와 거래를 하는 CAFESMO를 통해서, 적절한 가격으로 커피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소규모 생산자에게 있어서 CAFESMO는 해외 로스터들을 중개해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해주는 전도사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CAFESMO는 온두라스의 커피 품질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생산자를 대상으로 재배 기술부터 농원을 관리하는 방법, 농약을 취급하는 법, 적절하게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까지 실제로 쓰일 수 있는 레슨을 제공하고 있다. 게다가 바리스타나 커핑을 가르치는 등, 커피를 전방위적으로 교육하는 기관으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2018년부터는 세계은행과 함께 경쟁력 향상과 농촌 지역의 고용 창출을 목적으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서, 사무실이나 정제소, 창고를 신축하거나, 웨트 밀을 개량하는 등, 커피의 품질이나 일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많은 정성을 쏟고 있다.
그런 CAFESMO에 매력을 느껴, 가입하는 생산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6년에 약 90팀의 생산자로부터 시작했으나 2022년 4월 현재는 무려 280팀이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19년부터는 메르세데스 이외의 지역까지 널리 퍼지는 등, CAFESMO는 온두라스의 커피 혁명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생산자는 CAFESMO에 가입하려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숙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지,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을 하고 있는지, 최소 1년간 CAFESMO를 통해 커피를 판매할 수 있는지 등을 심사한다고 한다. 다행히도, 불합격할 확률은 1% 미만이라고. 모든 생산자는 CAFESMO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참여하려면 당연하게도 그 퀄리티가 보장되어야 한다.
「CAFESMO에 가입을 희망하는 생산자의 상당수는, 커피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싶은 욕심을 가지고 있어요. 저희는 다른 단체로부터 건너오는 생산자도 환영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CAFESMO에 참가하고 싶다고 생각해 주는 생산자가 많이 있는 것이 너무나도 기쁩니다.」
커피는 국제적인 시세나 기후 변동에 좌우되기 쉽기 때문에, 리스크가 높은 농작물로서 인식되고 있다. 그렇게 농장을 떠나는 생산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CAFESMO는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것을 바꾸고 있고, 그 결과, 커피 생산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온두라스 커피업계가 안고 있는 큰 문제중 하나는, 커피 업계를 이어받을 사람이 적다는 것이에요. 부모가 커피 생산자라도 커피 일에 관심이 없어,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CAFESMO에 가입한 상당수의 사람은 젊은 사람이기에,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 행복을 느낍니다」
결실을 맺는 신뢰 관계
히달도는 커피를 생산하는 일을 3대에 걸쳐 물려받았는데, 원래 첫 직업은 바리스타였다고 한다.
「2016년 산타 로사 데 코팡에 카페를 열어, 그곳에서 현지 커피를 취급하고 있었어요. 제가 느낀 첫 번째 과제는 커피의 국내 소비량을 늘리는 것이었기 때문에, CAFESMO에 가입해서 더 많은 일을 하게 됐습니다.」
히달도는 현재 CAFESMO에서 경영관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동시에 2019년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어머니, 동생과 함께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멤버가 늘어나서 정말 큰 조직이 되었어요. 그렇기에 CAFESMO는 보다 많은 자금을 확보할 필요가 있지요. 그 덕분에 재무, 정제, 수출 등 다양한 관점에서 커피업계를 볼 수 있었게 되었고,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커피업계의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이 일이 저는 너무 마음에 든 답니다.」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히달도는 지금 CAFESMO의 일에 몰두하고 있다. 서드웨이브 커피의 유행이 CAFESMO를 설립시켰다면, 그들은 이제 새로운 유행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그것은, 아무리 작은 생산자라도 로스터와 직접 이어질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말할 필요도 없이, 이는 TYPICA가 지향하는 목표와 일치한다.
「생산자와 로스터가 새로운 거래 관계를 확립했을 때, 가교 역할을 목표로 하는 저희는 큰 기쁨을 느껴요. 그것이 신뢰 관계로 발전하여, 결실을 맺은 끝에 저희는 짧은 기간에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메르세데스 지역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계속 전파되고 있는 CAFESMO는, 온두라스의 국가적인 커피 생산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음에 틀림 없을 것이다. TYPICA를 통해, 생산자와 로스터의 「신뢰 관계」 가 더욱 깊어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