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tiative】엘리애나 조갈리스: Moplaco

우선, 아야네와 마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기대 이상의 행사입니다. 준비도 훌륭하게 잘 해주셔서 에티오피아에서 우리를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이렇게나 많은 커피 생산국에서 오신 분들과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서 정말 영광입니다. 이세 에 갔을 때처럼 여러 생각이 드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엘리애나라고 합니다. 그리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6살까지 에티오피아에서 살았습니다. 그 후, 공산주의 정권이 등장하여 에티오피아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족은 에티오피아에 남아있고 우리 집은 4대째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과 달리 ‘내 딸은 대를 물려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커피는 너무 어렵고 불투명하고 규정되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행사에 참가해서 아야네와 마사가 꿈꾸는 미래를 알게 되어 커피에도 미래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커피 업에 종사하는 가정에서 태어났다고 해서 제 생업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저는 스페인에서 살면서 유럽 생활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MBA 취득 후, 이코노미스트로 은행에서 일했던 저는 돈도 많이 벌었어요. 하지만 2008년에 갑자기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인생에는 생각지 못한 일들이 있기 마련이죠. 커피 업에 종사하게 된 것, 에티오피아에 돌아온 것. 설마 돌아올 줄은 몰랐습니다. 왜냐면 공산주의 시절은 암흑기였기 때문이죠. 그리스와 스페인과 비교하면 미래가 있어 보이지 않았어요. 이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때로는 운명의 장난 같은 일이 일어나는 법이죠. 2008년에 귀국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5년이 지났습니다. 그전까지 2년마다 국가를 옮기며 살았기 때문에 한 국가에서 이렇게 오래 지낸 것은 처음입니다. 그리스는 10년, 에티오피아는 15년 살았습니다. 그 외 국가에서는 2~3년 이상 살아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저 자신을 지구 시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문화, 모든 종교, 모든 국가를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는 1906년에 창업했습니다. 그 후, 계속 진화해왔죠. 하라르의 산악지대에 있는 커피 서플라이어로 시작하여 디레다와의 커피 수출업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모든 수출용 커피가 모여있는 아디스아바바로 이전했습니다.

2007년, 아버지가 처음 스페셜티 커피를 만드셨습니다. 이것은 세계 최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전까지 햇빛에 건조하는 선 드라이 커피는 집 마당에서만 만들 수 있었습니다. 에티오피아는 당시 그레이드 4 또는 5의 커피만 수출했습니다.

아버지는 일본의 무역회사 사람과 협력하면서 선 드라이 커피는 맛있어질 것이라도 생각하셨죠. 맛있는 건조 과일도 있으니까요. 오히려 건조 과일이 더 풍부한 맛을 지닙니다. 일본인의 협력을 받아 아프리칸 베드를 개발했습니다. 이미 존재했지만 품질 관리가 확립되지 않았습니다.

그 커피는 Taste of Harvest를 2번 수상했죠. 그 후, 전 세계에서 선 드라이 스페셜티 커피가 탄생했습니다. 이것이 일본에 처음 등장한 스페셜티 커피입니다. 당시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1파운드당 90센트로 거래됐습니다. 한편 이 커피는 1kg당 10달러의 값이 매겨졌죠.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2009년에 에티오피아에서 상품 거래소가 만들어졌고 지금까지의 상식이 전부 뒤집혔습니다. 그 후의 일은 여러분이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커피 업계가 바뀌었습니다. 체제도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변화에 맞춰서 진화하며 살아남았습니다. 에티오피아를 대표하는 커피 회사로서 우리가 하는 활동은 무엇인가? 이것도 몇 번이고 마사에게 들었던 철학적인 질문이었습니다.

질문의 바탕에 있는 건 커피에 대한 존경입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커피에 관해 공부합니다. 여행도 하러 가죠. 지식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일한 선은 지식이고 유일한 악은 무지다.’ 소크라테스가 한 말입니다.

다음은 우리의 비전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맛있는 커피가 마시고 싶다는 생각에 눈을 뜹니다. 레스토랑과 호텔에 맛없는 커피만 있으면 너무 아쉽습니다. 왜 그런 기분이 드는 걸까요?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만들려고 매일 노력하는 생산자를 많이 알기 때문입니다. 제 비전은 가능한 한 최고의 커피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또 다른 비전은 어떠한 일을 단기적이 아닌 장기적인 시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 시장은 존재하지만 시장이 우리에게 전부는 아니죠. 이것이 제 철학입니다.

또 한 가지, ‘정직한 것의 비용은 매우 저렴하다.’ 이것을 항상 사원들에게 알립니다. 그 정직함은 많은 돈을 만듭니다. 이 철학과 비전에 충실한 삶을 살기 위해 매일 노력합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해야 하는 일은 매일 바뀌므로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간단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말할 수 있는 건 우리는 매일 노력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배울 것이 있으므로 선입관을 가지지 않도록 조심합니다. 배움이 혁신을 일으킵니다. 여행을 통해 배우고 실천합니다.

커피와 관련된 가장 큰 인생의 교훈은 2012년에 콜롬비아에서 얻은 것이었습니다. 방문을 생각해본 적 없는 국가였습니다.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유명하죠. 콜롬비아에 대해 그 이상의 지식은 없었습니다. 콜롬비아는 정말 혁신적인 사람들이 살며 낙원 같은 곳이었습니다.

우리의 실적과 의식 개혁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면 기후 변화로 인해 커피는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현재 존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키고자 합니다. 우리는 셰카라는 에티오피아의 마지막 원생림에도 농원이 있습니다.

그곳 생산자에게 삼림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알리고 있죠.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한 가지 사실은 생산자에게는 요리와 추위를 견디기 위해 목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왜 사람들이 나무들을 베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는 그들이 왜 그렇게 할 필요가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제가 처음 셰카에 방문했을 때는 전력이 아직 공급되지 않았습니다. 차가운 물밖에 없었고 요리도 불가능했죠.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무를 베겠죠. 그럼 어떻게 그들을 교육해야 할까요? 대체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겠죠. 우선은 이것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제공했을까요? 우리는 셰카 사람들에게 바이오가스를 제공합니다. 태양광 발전과 수력 발전 설비를 만들었습니다. 농원에 강이 흐르기 때문이죠. 농원과 가장 가까운 마을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여 강에 발전기를 설치했습니다.

과테말라의 유명한 농원인 엘 인헤르또의 사례를 참고했습니다. 그들 또한 농원 내에 수력 발전소를 만들었죠. 처음에 생산자들은 그다지 협조적이지 않았습니다. 생활을 바꿀 수 있다고 쉽게 믿어주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서서히 변화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외, 저희가 실시한 활동을 소개하겠습니다. 배움이 끊기는 일은 없습니다. 농가에 새로운 것을 가르치기 위해 항상 사람을 파견합니다. 현재는 유기 비료에 관한 교육을 진행 중입니다. 스스로 연료를 만드는 방법도 교육하죠.

다양한 NGO가 바이오 연료 시설을 만들어 주지만 대부분 지원은 일시적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포기해버리죠. 우리는 지속해서 지원 중입니다. 지금까지 3개 마을에 바이오 연료 시설을 세웠습니다.

에티오피아 커피에 좋은 이미지를 가지실 수 있도록 우리가 부여하고 싶은 가치가 어떤 것인지 설명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초기에 에티오피아 커피라고 하면 인스턴트 커피였습니다. 인스턴트 커피는 함께 곁들이는 우유와 설탕의 맛만 나지요. 와인을 즐기는 것과 똑같이 커피를 마시자는 가치관을 널리 알리고자 합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무엇이죠? 기후 변화는 모든 이와 관련 있는 문제입니다. 눈앞에서 삼림 벌채가 일어나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역병과 경기 악화도 있습니다. 커피가 어떻게 인생을 풍부하게 만드는지 말하는 건 정말 간단합니다. 하지만 필요한 것은 커피가 생산자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어드바이스가 있습니다. 이것은 마사와 아야네에게도 들은 적 있는 말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인용하겠습니다. ‘이 세상에서는 용기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명예 다음으로 마음의 가장 큰 자질이다.’

‘왜 커피의 가격이 이렇게나 저렴한가?’라고 많은 분이 묻습니다. 메리와 볼리비아 사람들에게도 몇 번이나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가치를 알리려는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가치를 믿어야 합니다. 이렇게 발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Q&A】

Q. 멋진 발표 잘 들었습니다. 커피 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한 발표였습니다. 당신이 나딘에게 한 것과 같은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던 적은 언제인가요?

나딘처럼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힘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닙니다만, 당시 저는 아직 35살이었습니다. 게다가 그전까지 에티오피아에서 산 적이 없었죠.

‘가끔 부모님께 얼굴 비추러 와서는 바로 유럽으로 돌아가는 사람’ 다들 이렇게 저를 인식했어요. 실제로도 그러했고요. 15년이나 에티오피아에 머무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당시에는 제약 회사에서 근무했습니다. ‘2개월만 귀국했다가 바로 돌아올게요.’ 라고 상사에게 보고했었죠. 아직 순진했던 저는 2개월 뒤에 모두 정리하고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1년이 지난 시점에 상사에게 말했습니다. ‘제가 돌아갈 곳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돌아가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 15년이 지났습니다.

또 힘들었던 건 후계자로서 엄청난 중책을 맡았던 일입니다. 아버지는 정말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 유명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평범했죠. 자신의 존재를 주위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은 정말 힘들었지만 저는 그 도전을 받아들였습니다.

Q. 안녕하세요. 발표 잘 들었습니다. 현재 커피콩을 예약한 상태라 받는 것을 기대 중입니다. 오픈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환경을 만들기 위한 루틴이 있습니까?

이것도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인간은 변할 수 있다며 사람들에게 계속 언급합니다. 그러면 방법을 묻거나 때때로 사람들은 ‘이건 잘 안될 거야.’라고 합니다. 그럴 때 저는 ‘성공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해요. 이걸 몇 번이나 반복해서 말해야 했습니다.

모두가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금까지 했던 방법을 고수해야 한다. 그게 안전하니까.’ 물론 익숙한 방법은 안전하죠. 모르는 길보다 아는 길을 걷는 것이 좋아 보이기도 합니다.

저에게는 루틴이 없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책을 추천하려고 합니다. 추천 책을 읽어주시는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하도록 유도합니다. 모두에게 여행을 함께 가자고 말하죠. 한 국가에서 계속 살면 그 국가가 전부라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이 현실의 전부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여행을 하면 다양한 가치관과 생활 양식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알게 되면 오픈 마인드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을 처음 르완다에 데려갔을 때 다들 에티오피아와의 차이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단 르완다는 ‘아프리카의 일본’이라고 할 정도로 정말 깨끗합니다. 질서정연하지요. 사람들은 매우 예의 바릅니다. 우리와는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저도 우연한 계기로 충격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스타벅스 팀과 함께 차를 타고 워싱 스테이션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우연히도 르완다 대통령의 차들이 바로 뒤에서 달리고 있었죠. 어떤 워싱 스테이션을 지났을 때 강으로 폐수를 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때 카가메 대통령의 차가 갑자기 멈추더군요. 그가 타고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이 차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물었죠. ‘어떻게 이 냄새를 견딜 수 있죠?’

그리스에서도 에티오피아에서도 왜 강을 오염시키는지 의문을 가진 사람과 만난 적 없었습니다. 저는 정말 놀랐어요. 그곳에 사는 사람들도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 없었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지나가던 대통령이 ‘이러면 안 됩니다. 불결해요.’라고 말한 거예요.

벌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았어요. 사람으로서 왜 이런 생활을 감수하는지 그저 물어본 것뿐이었습니다. 어떻게 이 냄새를 견딜 수 있죠?

그는 스타벅스 팀을 불러서 즉시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도록 지시했습니다. 그들은 석탄을 사용하여 폐수를 정화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죠.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강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에티오피아 사람도 현장에 있었습니다. 자신들과 다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것은 예상 밖이었죠.

여행은 시야를 넓혀줍니다. 그래서 저는 가능한 한 모두를 여행에 데려가고 싶어요. 루틴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여행과 책 정도겠네요.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