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onesia Harvest Update 2024/25

인도네시아는 세계 유수의 커피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티피카가 현지를 방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었다. 인도네시아 커피는 품질과 풍미가 매우 다양하여 전 세계의 바이어와 로스터들에게 매력을 발산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국제 대회에서도 그 존재감을 점점 더 드러내고 있다. 섬마다 다른 떼루아로, 다양한 생산 방식을 가지고 있고, 유통 구조도 복잡하다. 이처럼 다양한 측면으로 이야기되는 이 나라를 직접 방문하고 생산 현장을 눈으로 확인한 것은, 우리에게 깊은 통찰과 확신을 안겨주었다. 이번 산지 방문은 “정말 다녀오길 잘했다”고 느낄 만큼 값진 경험이었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자바 프린사 에스테이트(Java Frinsa Estate)와 차투르(CATUR)라는 두 곳의 큐레이터. 자바 프린사 에스테이트에서는 자바섬 반둥 근교에 위치한 농장을, 차루트에서는 협력 파트너인 발리섬의 프로세서, 카라나를 찾아갔다.

인도네시아 라는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수마트라, 자바, 술라웨시, 발리 등 다양한 섬에 걸쳐 있는 커피 생산국으로, 아라비카종과 로부스타종이 각각의 섬 기후와 토양에 맞춰 재배되고 있으며, 각기 다른 플레이버 프로파일을 가진다.
국내 커피 농장의 약 90%는 가족 단위의 소규모 농가가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통적인 재배 방법과 웻헐(Wet Hull) 등 지역 특유의 가공 기술을 계승하고 있다. 최근에는 품질 향상과 투명성,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고 있어, 인도네시아의 스페셜티 커피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수확 상황 및 품질
2025년 인도네시아 전역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원인은 이상 기후다. 보통 5~7월은 건기로 맑은 날이 이어지지만, 올해는 흐린 날씨나 비가 자주 발생해 건조 공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내추럴 프로세스의 경우 그 영향이 크며, 기후 변화의 영향을 생산 현장에서 뚜렷이 체감할 수 있었다.
이처럼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생산자들은 품질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품종을 혼합하지 않고 단일 품종 로트를 적극적으로 생산해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또한, 공통적인 과제로 지적된 것은 네마토드(선충)의 피해다. 이는 토양 속에 서식하며 뿌리에 혹을 만들어 영양 흡수를 방해하고, 결국 체리가 열리지 않게 만든다. 이러한 해충에 취약한 Sigararutang 품종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며, 대신 리베리카 품종의 유전자를 가진 Lini S 등의 저항성 강한 품종을 도입하고 확대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가격 구조
인도네시아 커피의 가격은 국제 시세(C 마켓)가 아닌, 국내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이 국내 가격은 대기업의 선물 계약(Futures Contract)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올해는 특히 커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타 생산국의 공급 부족을 우려한 대형 기업들이 만델링 같은 인기 품종을 고가에 대량 계약하며, 시장 전체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로 인해 프로세서나 수출업자들은 규모와 무관하게 높은 가격에 체리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사회 환원과 농업의 재생
프린사의 피크리에 따르면, 최근 도시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농업에 종사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 생활보다 자연의 리듬에 맞춘 삶이나 가족과의 시간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으며, 커피 농업은 지역 사회 재생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웨스트 자바에서는 산림 보존을 위한 정부의 토지 정책에 따라 불법 채소 재배 대신 합법적인 커피 재배가 권장되고 있다. 커피의 뿌리는 토양을 고정하고, 산사태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환은 환경 보호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린사의 농장도 이러한 정책 하에 정부에서 임대한 토지에서 운영되며, 팜게이트 가격의 30%를 정부에 환원하고 있다. 산림 보전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나무를 베는 것이 금지되어 있고, 쓰러진 나무도 제거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부패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완전히 퇴비화되기까지는 약 4년이 걸리며, 매년 수천 그루의 나무를 심는 의무도 있다.
이러한 정부 정책은 칭찬할 만하지만, 생산자가 쉐이드 트리를 자유롭게 관리할 수 없기 때문에 일조량 조절이 어렵고, 그로 인해 체리의 성숙도에 편차가 생긴다. 이로 인해 생산에는 더 많은 공정이 필요하지만, 프린사는 농장의 목적을 지속 가능성 향상에 두고 있으며, 오히려 이러한 정책이 자신들의 사업 목표와 일치한다고 말한다. 프린사는 이 철학을 실천을 통해 더욱 발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프린사는 자사 묘목장에서 기른 묘목을 지역 농가에 유상 제공하고, 농장 관리나 생산 공정에서의 고용 창출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농업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구축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농장은 수익의 10%를 지역 인프라 구축이나 복지 활동에 기부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회적 공헌이 인정돼 중앙은행의 지원을 받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 특유의 문화로, 이슬람교의 자카트(Zakat, 의무 기부) 개념에 따라 수익의 2.5%를 묘목이나 비료의 형태로 지역에 환원하는 구조도 존재한다. 이는 단순한 기부가 아닌, 상징적인 가격으로 제공함으로써 받는 사람이 책임감을 갖고 묘목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지혜로운 방식이다.
이처럼 농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지역 사회의 기반이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다.

요약
인도네시아 체류 기간 중, 우리는 인도네시아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월드 오브 커피 자카르타에 참가했다. 현장에는 생산자와 로스터들이 모여 활기를 띠었으며,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생산자 빌리지의 다수를 인도네시아 생산자가 차지했다는 점, 그리고 참가자의 대부분이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이었다는 점이다. 로컬의 열정과 열기로 가득했던 이 이벤트는, 인도네시아 국내 커피 산업의 성장과 에너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TYPICA의 여정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지역과 섬들의 개성 넘치는 커피를 만나는 계기가 되었고, 인도네시아라는 생산국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기회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단지 커피 지식뿐만이 아니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의 가치관 속에는 이상적인 사회를 상징하는 조화로운 세계관과 모성이 깃들어 있었다. 우리는 이 감각을 커피를 통해 로스터, 그리고 커피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Behind the scenes
「자카르타의 밤카페」
인도네시아의 많은 카페는 밤 12시까지 영업하며, 닫기 직전까지도 거의 만석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 문화를 즐기는 분위기가 강하지 않고, 대신 카페가 야간 사교의 중심 역할을 한다. 무더운 밤, 외부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며 코피 수수 (Kopi Susu, 우유커피)를 손에 들고 끝없이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은, 끝나지 않는 여름방학 같은 향수 어린 장면처럼 느껴졌다.
「발리의 차난(제물)」
비행기로 약 2시간 거리의 발리와 자카르타는, 전혀 다른 문화가 숨 쉬는 지역이다. 발리의 워싱스테이션에서 눈에 띈 것은 야자 잎으로 만든 접시에 담긴 꽃잎이었다. 몇 송이의 꽃과 약간의 쌀이 정성스럽게 올려져 있었는데, 이는 차난(Canang Sari)이라 불리는 힌두교 제물이라고 한다.
발리에서는 “상반된 것의 균형을 중요시한다”는 믿음이 있으며, 부정적인 것조차 귀하게 여기며 맑은 것과 균형을 이루려 한다. 차난은 매일 아침 여성들의 손으로 수작업되며, 더러운 장소와 깨끗한 장소 양쪽에 함께 놓이는 것이 특징이다. 워싱스테이션에서도 탈각기 모서리에 조용히 놓여 있었다.
「반둥의 밥상」
산지에서는 다양한 현지 음식 중, 프린사에서 먹었던 식사는 단연 최고였다. 발리 일정 중반부터 소화가 안 좋았던 나에게, 피크리의 아내가 준비해준 죽, 두부, 삶은 달걀은 나의 첫 반둥식 식사였다. 그 따뜻한 맛에 눈물이 날 뻔했을 정도로 위로가 되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식사를 대접받으며 반둥 음식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레몬그라스, 귤잎, 생강이 듬뿍 들어간 소꼬리 수프는 비 오는 날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었고, 템페튀김은 든든하고 맛있었다. 두부껍질을 바삭하게 조리해 찐 채소와 함께 먹는 반찬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였다. 반둥에 간다면, 꼭 현지 식사를 즐겨보시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