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ICA Collective의 시작

비전
지구상에 별처럼 무수히 존재하는 커피 생산자와 로스터들은 어떻게 서로를 만나게 될까요?
그 만남의 대부분은 수입업자가 주최하는 커핑에서 시작됩니다. 때로는 산지를 방문하는 과정에서, 혹은 국제 전시회에서의 인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의 만남은 품질 평가로부터 출발합니다. 수십 년 전 ‘스페셜티 커피’라는 개념이 생겨나고, 로스터들이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통해 생두를 조달하기 시작한 이후로도, 이 만남의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TYPICA Collective는 생산자와 로스터가 서로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관계를 탐구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다이렉트 트레이드의 파트너를 찾는 생산자와 로스터가 산지에 모여, 각자의 비전과 커피에 대한 태도, 그리고 걸어온 여정을 나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생산자뿐만 아니라 로스터 또한 자신과 로스터리에 대해 진심을 담아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합니다. 그 후,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커핑 테이블을 함께 둘러싸고, 이어서 식탁을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커피와 함께, 그 뒤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을 맛보는 순간입니다.
이곳에서는 단순한 품질 평가를 넘어선 새로운 관계가 시작됩니다. 그것은 바로 커뮤니티 그 자체입니다.
일대일의 관계는 한 번 끊어지면 끝이 나지만, 커뮤니티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세대를 넘어 계승됩니다.
이것이 우리가 상상하는 지속적이고 발전적인 다이렉트 트레이드의 모습입니다.
TYPICA Collective의 멤버들은 국경을 넘어, 매년 한 번씩 커피의 수확을 함께 축하합니다.
이러한 커뮤니티가 전 세계 곳곳에서 자라날수록, 다이렉트 트레이드의 가치는 더욱 깊어질 것입니다.

우리의 생각
TYPICA는 2025년을 ‘커피 축제 문화 공동 창조의 원년(元年)’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농작물의 수확은 공동체 전체가 함께 축하하는 축제였습니다. 풍년을 기원하고, 감사하며, 서로의 노고를 함께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공동체를 키우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문화적 근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농업은 점차 생산성이 우선시되었고, 작물과 돈의 교환이 중심이 되는 구조로 바뀌었습니다. 커피도 예외는 아닙니다.
하지만 커피 거래란 본래 커피와 돈의 교환이 아니라, 생산자와 로스터가 만나 공명하고, 더 나은 공동체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만약 Cup of Excellence가 커피 품질을 겨루는 국제 품평회라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Community of Excellence’, 즉 서로의 주체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관계의 차원을 변화시키는 집단적 실천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관계 중심의 커피, 즉 ‘Relationships Coffee’는 때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우리 역시 지난 6년간 TYPICA 플랫폼을 운영하며, 단순한 관계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수많은 현실적인 벽을 경험했습니다.

생산자에게는 한 해의 수확이 그 해의 생계를 좌우합니다.
불안정한 시세, 현금 흐름의 문제, 대형 수입업자와 소규모 로스터 간의 우선순위 등, 늘 이런 현실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로스터 또한 급등하는 커피 가격, 환율 변동, 품질 유지와 비용 절감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합니다.
관계만으로는 유통이 유지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수없이 목격해온 것은 생산자와 로스터가 서로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신뢰할 때만 피어나는 풍요로운 감정입니다.
관계와 비즈니스는 서로 맞닿은 양면이며, 어느 한쪽만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6년의 경험 끝에 우리는 깨달았습니다.
경제성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토대이자, 그 위에서 커피를 매개로 엮이는 인간 관계야말로 우리의 핵심이라는 것을.
왜냐하면 커피는 자연이 주는 선물을 사람이 받아들이고, 돌보고,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네는 과정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강하게 매료시키는 것입니다.생산자와 로스터가 서로 공명하고, 그 공명에서 커뮤니티가 태어나며, 커피 유통이 발전하고 확산되는 것.
그 커피를 손에 받아들 때 느껴지는 감각.
그것이야말로 “품질과 가격의 균형”을 넘어서는 진정한 가치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공명은 ‘관계성’을 넘어 커뮤니티 간의 공명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 세계의 움직임이 서로 연결되고, 서로를 키워주며, 더 풍요로운 커피의 순환을 만들어가는 것.
그 흐름이 바로 TYPICA Collective입니다.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경제가 돌아가는 시대에, 커피라는 기호품의 가치는 점점 더 정신적인 영역으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자연과 사람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축제, 즉 고대의 ‘추수제’와도 같은 원초적인 형태로 승화될 것입니다.
TYPICA Collective에는 바로 그런 우리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