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olution】피터 무치리 : Rockbern Coffee
우선 오늘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훌륭한 행사입니다. TYPICA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 그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우리에게 분명히 제시해 주었습니다. 우리는 그 비전에 공감했기 때문에 이곳에 있습니다. 목표가 흔들리면 결과는 따라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 이곳에 계신 여러분과 진지하게 마주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런 모임에서 의견을 나누고, 미래를 마주하도록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직하게 촉구해 왔습니다. 똑같은 일을 계속한다면 다른 결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저에게 커피는 음료이자 동시에 ‘자유를 위한 촉매’입니다. 세계의 역사를 살펴보면 커피는 인류가 문명과 문화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17~18세기 유럽에서 퍼진 계몽운동에도 커피는 등장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혁명도 마찬가지지요. 역사책을 보면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이 커피 살롱에서 모임을 거듭하며 전략을 짰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커피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주제입니다.
마치 시와 같습니다. 끝없는 대화를 나누게 해 줍니다.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일에 대해 함께 얘기할 수 있습니다. 패션에 대해서도 얘기할 수 있죠. 이런 커피 행사에서 제 의상에 대해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유라는 맥락에서 커피를 생각할 때 대답이 필요한 한 가지 큰 의문이 떠오릅니다. 커피는 확실히 자유를 가져다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산자들은 자유를 얻고 있는 걸까요? 걸맞은 수입을 얻고 있는 걸까요?
그래서 저는 오늘 이곳에 함께 논의하고 싶은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현실적인 논의를 하는 자리니까요.
제목은 ‘투명성은 컵 안의 새로운 풍미’입니다. 로스터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늘 산미, 보디감, 향기로운 풍미를 추구합니다.
저는 여기에 투명성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잠재의식 속에서 느끼는 풍미입니다. 앞으로는 이 잠재의식 하의 풍미를 추구하게 될 것입니다.
왜 투명성이 필요할까요?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의식이 높은 기업은 판매량이 아니라 ‘고객 생애 가치’를 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가치를 소비자께 제공할 수 있나요?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민감해진 소비자가 늘어났습니다. 자기가 소비하는 상품, 좋아하는 상품이 어떤 배경을 가졌는지 좀 더 알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투명성을 저해하는 복잡한 상황을 바꾸기 위해 록번은 이 업계에 뛰어들었습니다.
우리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누구일까요?
앞서 말씀드렸듯 록번은 2012년에 창업되었습니다.
저는 커피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할아버지는 성실한 커피 농부셨습니다. 제가 커피 세계에 발을 들인 계기는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나이로비에 있는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을 적입니다.
저는 청바지를 사기 위한 용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를 만나러 갔습니다. 마침 수확으로 바쁜 시기였어요.
할아버지는 ‘농장에 일하러 오거라. 정제 같은 작업을 도와줬으면 하니. 도와주면 하루에 1달러씩 줄게’라고 말했습니다. 시세보다 상당히 높은 금액이었습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할아버지는 제게 돈을 버는 일의 의미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용돈으로 돈을 줄 수도 있었다고 해요.
어쨌든 저는 할아버지 농장에서 일하며 맛있는 커피를 정제하려면 풍부한 지식이 필요하단 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왜 깨끗한 물이 필요하지? 왜 일정 시간 발효시켜야 하는 거지?
그래서 저는 과학적인 관점에서 답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럴까?’라며 항상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때 저는 지금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약속했습니다.
나이로비로 출발하기 전날 아보카도 나무 밑에서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나이로비의 대학에 가기 위해 마을을 떠나야 했습니다. 할아버지께 ‘언젠가 커피 업계에서 일하며 더 깊이 배우고 싶어요’라고 약속드렸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일본에 있습니다. 커피가 저를 일본까지 데려와 줬습니다. 커피는 저를 세계 각지로 데려가 줬습니다.
대학 졸업 후 저는 경제 전문가가 됐습니다. 회계사이기도 했습니다. 은행에 취직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알고 있었습니다.
2011년 아내인 버니스와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졌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일을 그만두고 싶어. 사업을 하고 싶어. 변화를 가져와야 해. 혁신적인 정직함으로 미래를 직면해야 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아내와 함께 록번을 설립했습니다.
제 이름 피터의 의미는 ‘돌’입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아내의 이름은 버니스입니다. 록번은 버니스와 피터를 결합한 조어입니다.
저는 매우 사교적이며 수다쟁이입니다. 여러분도 눈치채셨겠죠. 제 아내는 매우 사려 깊은 사람입니다. 말이 많지는 않습니다. 저희의 브랜딩에는 두 사람의 대비되는 개성이 녹아 있습니다. 음양과 같은 철학입니다. 서로 보완하며 두 힘이 균형을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컵 안에 휘몰아칠 폭풍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케냐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요?
케냐의 구체적인 현황에 대해 저희가 해 온 일, 그것이 준 영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케냐의 현황은… 상상하기 어려우시겠지만, 슬픈 소식을 전해드려야 합니다. 기존 방식을 반복해서는 미래는 없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맛있는 커피는 머지않아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왜냐하면 케냐에서는 오래된 세대가 커피 생산을 좌지우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독점할 수 있는 건 투명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커피는 사업으로서 가치가 없어졌습니다. 왜일까요?
생산자가 커피를 납품한 후 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굉장히 긴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약 6개월 후에 지급됩니다. 지급을 기다리는 동안 실제로 얼마나 벌 수 있는지 물어도 대부분이 ‘모르겠어요’라고 답할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이 사업에 뛰어들 생각이 없는지 물어보면 ‘얼마나 벌 수 있나요?’라고 역으로 되물어옵니다.
저는 ‘모르겠다’라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언제 받을 수 있나요?’라고 물어도 ‘모르겠다’입니다. ‘힘내세요. 그런 사업 모델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거절당하고 끝납니다.
우리가 도전하고 있는 것은 TYPICA와 기타 전 세계 관계자들과 협력해 오래된 톱다운 모델을 뒤집는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일하는 생산자에게 일정 가격, 최저 가격을 보장합니다. 벌 수 있을 예상 가격을 보장하는 거죠.
우리는 생산자에게 어느 정도의 금액이 돌아가는지, 록번이 수수료를 얼마나 지불하고 있는지 가치 사슬 전체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 생산자에게 금액이 얼마나 돌아가는지 보여주죠. 많은 경우 생산자에게 대부분이 지급됩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매우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도 아까 말씀드렸지만, 케냐 커피는 매우 비쌉니다. 즉, 여러분이 즐기고 있는 맛있는 커피의 가격이 비싼 건 케냐 노동자에게 많은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입니다.
이유 중 하나는 시골에서 도시로의 인구 유출입니다. 젊은이들은 농장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IT나 서비스업계 등 다른 업계로 인재가 유입되고 있죠. 그래서 인건비가 너무 비싸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불투명한 가격과 커피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생산자의 의욕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커피 세계에 남는 사람이 적어지면 현대적인 기술 도입도 정체되어 버립니다. 현대적인 기술 도입이 정체되면 현대적인 생산법도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투명성. 즉, 지금까지의 관습을 뒤엎고 어느 정도의 금액을 보장한다는 작은 변화만으로 예를 들어 우리와 거래하는 생산자와 조합은 이듬해에 벌 수 있는 최소한의 가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것만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가 커피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 돌아오는 겁니다.
젊은이가 돌아오면 새로운 기술, 현대적인 생산법이 도입됩니다. 리더십을 발휘해 줄 사람도 늘어나 활기찬 커뮤니티가 될 것입니다.
우리 역할은 생산자와 수입업자를 이어주고 그 연결고리를 지속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면 투명성이 생겨나 적정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게 될 것입니다.
더 많은 젊은이가 시장에 진입함으로써 새로운 기술 도입이 촉진될 것입니다. 적정 가격은 품질 및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수입은 물론 생활 수준도 향상되겠지요. 그리고 생산자의 행복이 로스터의 행복이 되고 로스터의 행복이 소비자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Q&A】
Q: 이전에 탈식민지화와 커피의 역사에 대해 얘기했던 것 같습니다. 여러 대륙의 탈식민지화나 과거 트라우마 극복에 대해 방금 말씀해 주신 것을 시장에 들여와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식민지화는 사고방식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데,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언어를 지배하는 자가 분위기를 지배할 수 있다. 즉 언어를 지배하면 들려오는 정보와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다. 즉 메시지를 조작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러한 일의 일부는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연차총회도 일례입니다. 이런 대화나 각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것. 사람들이 지식을 습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 그런 방법으로 밖에 극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것처럼 당신도 말씀하셨는데, 제게 커피는 자유를 내포하고 있는 존재입니다. ‘자유란’ 누구나 삶에서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구가할 필요가 있지요. 그리고 자유는 우리의 마음속에서 시작됩니다. 즐길 수 있을지 없을지도 자신에게 달려있습니다.
Q: 피터 씨, 이전에 유럽에서 당신의 커피를 주문했을 때 모두 훌륭한 커피였지만, 한 가지 매우 인상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선 드라이 커피입니다. 그렇게 많지는 않았습니다. 많은 로스터에게 아쉬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커피를 구입할 수 있었던 로스터도 오늘 몇 분 와주셨습니다. 앞으로 선 드라이 커피를 늘려갈 계획이 있으실까요?
A: 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희의 철학은 고객 생애 가치입니다. 지금 질문해주신 것과 같은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산자에게 전달해야 합니다. 저희의 최종 목표는 소비자께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선 드라이 커피를 늘려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