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é de Altura Esteban Villalobos Corrales

Esteban Villalobos Corrales에스테반 빌라로보스 코랄레스

Café de Altura카페 데 아르투라

한 사람의 호기심에서 시작된 아나에어로빅 혁명

세계에서 가장 품질이 좋은 커피를 만들어내는 나라 중 하나, 코스타리카. 훌륭한 생산자가 무수히 존재하는 이 나라에서 어떤 생산자에게 접근할지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런저런 고심을 한 끝에, 나는 코스타리카를 가장 잘 표현하는 생산자와 TYPICA를 통해 연결시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즉, 커피 생산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코스타리카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을 가진 생산자를 만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바로 떠오른 것이 아나에어로빅 퍼멘테이션(이하 아나에어로빅) 기술을 만든 커피 회사 카페 데 아르투라였다. 카페 데 아르투라는, 소규모 생산자에게 커피 체리를 사들여 정제부터 수출까지 책임지는 코스타리카 유수의 대기업이다. 다행히 네덜란드의 로스터 Keen Coffee에게 그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고, 우리는 그들을 찾아 코스타리카로 날아갔다. 코스타리카 수도 산 호세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약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카페 데 아르투라. 그 본사에는 사무실과 커다란 정제공장이 있었고 인부부터 회사원까지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있었다.

이제는 스페셜티 커피의 스탠다드가 되어가고 있는 아나에어로빅. 커피 생두의 발효 방법 중 하나로 무산소 발효를 의미한다. 커피의 정제(워시드)에 있어서, 커피 체리의 과육을 제거한 후 물로 씻어내, 발효에 의해서 뮤실리지(점액질)를 제거하는 프로세스가 있다. 대부분은 야외의 발효 장치에서 이뤄지는데, 밀폐된 발효 장치나 탱크 안에서 무산소 상태로 발효하는 것이 아나에어로빅이다. 그것에 의해서 유산소 상태에서는 활동하지 않는 미생물이 활동하기 시작해, 독특한 풍미가 생겨난다. 또한 밀폐함으로써 커피에 영향을 주는 외적 요인을 줄이고, 발효조 내의 온도를 조절하는 장치를 도입시킴으로써 품질을 안정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아나에어로빅 기술이 언제 어떻게 시작됐는지 아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이 기술은 연구소에서 만들어낸 기술이 아니라, 코스타리카에서 커피 생산에 종사하던 한 젊은이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기술이다.

그 젊은이가 바로 카페 데 아르투라의 스페셜티 커피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에스테반이다. 최첨단의 기술을 구사하는 전문가일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달리, 가끔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는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에스테반에게 커피에 관해 자세히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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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데 아르투라의 구성원

「카페 데 아르투라는 2004년에 설립했습니다. 어느 농협이 해체되면서, 그곳에 소속되어 있던 생산자들이 공동으로 회사를 인수하면서 시작되었지요. 카페 데 아르투라의 체제는 매우 독특하여, 570명 이상의 소규모 생산자에 의해 소유되고 있습니다. 소유자는 모두 코스타리카인이고 외국인은 없어요. 회사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생산자들의 커피는 전체 물량의 약 20%를 차지하며, 그 외 3,500팀 이상의 소규모 생산자의 커피를 구입하여 정제와 수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규모도 크고, 일반적인 마이크로 밀에 비해 정제 기술이나 설비도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커머셜 커피부터 스페셜티 커피까지 폭넓게 취급하는 코스타리카에서 유일한 대기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코스타리카는 세계 커피마켓에서 생산량으로 승부보기에는 힘든 나라에요. 그걸 극복하고자 생산과 정제 기술이 발전하여, 지금은 ‘고품질의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 로 알려지고 있지요. 그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저희가 만들어낸 것이 아나에어로빅이라는 발효방법입니다.」

코스타리카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대다수를 이루던 국제 기업의 시장 체제에서 자립하여, 마이크로 밀을 설립하는 생산자가 많이 나타났다. 그들은 직접 커피를 생산하고, 정제하며 수출까지 담당하는 생산자들이다. 경쟁업체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농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카페 데 아르투라는 그 최대 매력인 기술과 설비를 계속 발전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런 가운데 큰 전환점이 된 것이 아나에어로빅이었다.

아나어에로빅 퍼멘테이션의 탄생

아나에어로빅이라고 불리는 발효방법은 에스테반의 호기심에서 비롯됐다.

「저는 예전에 커피 국제기업에 근무했었어요. 그때 상사가 컵 오브 엑설런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그에게 ‘스페셜티 커피가 뭐에요?’ 라고 물었더니, ‘작은 단위로 정제되는 커피들이며, 독특한 풍미, 달콤함, 신맛을 가진 커피야’ 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관심이 생겼지요. 그 때부터 저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 보는 걸 좋아했고, ‘왜 다들 이런 시도를 안하지?’ 라는 생각을 하고 ‘이런 시도를 실제로 해보면 어떻게 될까’ 라고 늘 스스로 생각해보며 즐겼죠. 그리고 저는 ‘훌륭한 커피는 품종이나 땅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위적으로도 만들 수 있다’ 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상사는 ‘스페셜티 커피는 경제성이 없으니까, 그런 건 생각할 필요가 없어’ 라고 했지만 저는 시간을 들여 작은 정제 프로세스를 시도하게 됐어요. 아무도 모르는 ‘비밀 프로세스’ 였습니다. 카페 데 아르투라로 옮긴 뒤에도 비밀 프로세스를 계속 시도해갔죠. 그리고 어느 날 상사와 커핑을 할 때, 그 커피를 몰래 내어봤어요. 상사는 제 커피를 맛봤을 때 펄쩍 뛰며 놀랐지요. 이게 도대체 무슨 커피냐고. 8년 전, 그렇게 아나에어로빅은 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그 실험적인 커피를 엘 디아망테(다이아몬드)라고 이름을 붙여 2014년 컵 오브 엑설런스에 출품하기로 했습니다. 이 새로운 정제방법을 등록해야 했기 때문에 그제서야 아나에어로빅 퍼멘테이션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이 커피는 전례 없는 풍미를 갖추고 있어 심사위원에게 충격을 주었고 결국 7위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아나에어로빅의 이름이 더 세계로 퍼지는 일이 벌어졌다. 네덜란드의 저명한 로스터 Keen Coffee의 바리스타 롭 커크호프가, 엘 디아망테의 콩으로 월드 브루어스컵에서 5위를 차지한 것이다. 또한, 아나에어로빅의 향미는 매우 새로웠기 때문에, SCA등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아나에어로빅의 등장은 최근 혁신이 잘 일어나지 않았던 스페셜티 커피업계의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기 쉬운 커피의 세계가 아직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알려준 몇 안 되는 사건이었다. 그것이 한 젊은이의 호기심과, 바리스타의 도전으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대단한 스토리임에 분명하다. 앞으로의 시대에 에스테반처럼, ‘이걸 해보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며 도전하는 커피 맨, 커피 우먼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엘 디아망테의 최신 기술

이제 전 세계 생산자가 모두 도입하는 정제방법이 된 아나에어로빅. 그러나 엘 디아망테는 단순한 아나에어로빅을 넘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브랜드를 확립하고 있다. 그 비밀은 무엇일까?

「저희는 커피가 과일이라는 데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과일의 가장 좋은 부분은 달콤한 과즙과 꿀이죠. 커피로 말하자면 뮤실리지라고 불립니다. 지금까지 뮤실리지는 발효를 통해 제거되는 것이었지만, 그 불필요하다고 여겨지고 있는 것을 향미를 첨가하기 위해 활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엄선한 커피체리에서 뮤실리지를 채취한 후, 그것을 다른 커피에 첨가하여 발효시킵니다. 그로 인해 향미의 프로필이 더 풍부해지고 깊은 맛이 더해지는 것입니다.」

「또한 발효 조건도 엄밀하게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발효 경과시간은 물론 pH, 당도, 온도, 탱크 내압 등을 측정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추가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새롭게 발효탱크를 설계했어요. 기존의 탱크는 단순한 술통 같은 느낌이었지만, 회전하는 탱크를 개발한 것입니다. 이렇게 회전이라는 요소가 들어가게 됨으로써 새로운 맛을 낼 가능성이 더욱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커피 체리는 농작물이므로, 그때그때 익은 정도도 당도도 모두 다릅니다. 정성껏 선별하여 커피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요소를 조절하고 있지요. 이렇게 해서 저희는 매년 일관성 있고 탁월한 커피를 만들 고 있습니다. 다른 회사보다 몇 수 앞서 간다고 할 수 있죠.」

이러한 다양한 기술들이 스페셜티 커피를 진화시키고 발전시킨다. 하지만 아나에어로빅이 만들어내는 향미처럼 이런 방식이 찬반이 갈린다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내츄럴 와인처럼 커피도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허나 단 하나 말할 수 있는 것은, 산속의 소박한 밀로 정제된 커피에도, 최첨단의 기술을 사용해 정제된 커피에도, 각각의 맛이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운 좋게도 둘 다 맛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을 뿐이다.

엘 디아망테와 소규모 생산자의 미래

그리고 그러한 기술들은 소비자에게 맛이라는 혜택을 줄 뿐 아니라 소규모 생산자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

「저희 사업은 소규모 생산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엘 디아망테의 첫 프로세스를 만들때 사용했던 생산자는 그 이후 굉장히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들은 오랜 세월 동안 훌륭한 커피를 키우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특별한 커피를 만드는 생산자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엘 디아망테를 거친 이후 그들의 평가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그것은 생산자에게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재배 조건이 좋지 않아 커피 체리의 익은 정도가 좋지 않은 시기가 있다고 해도 저희는 정제를 통해 최대한 퀄리티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코스타리카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며 신뢰를 얻고 있지요. 농부 분들에겐 저희가 한 번 뿐인 거래처가 아니라, 오래 일을 같이 하고 싶다고 생각해 주고 계세요. 참 행복한 일이죠.」

소규모 생산자와 함께 다른 어디에도 없는 커피의 가치를 창조하고 있는 엘 디아망테. 그런 자세는, 새로운 커피 비즈니스를 세상에 전달할 수 있었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진화할 것이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보다 높은 퀄리티를 추구할 것이다. 그들은 항상 혁신을 거치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퀄리티를 보답하고 있었다.

글 : 야마다 아야네
번역 : 박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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