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커피 생산자는 오래된 농가 뿐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도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모양이다. 카르멜로씨의 농장의 왼쪽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니, 잘 만들어진 정제 시설이 보였다. 거기서 활동하고 있는 생산자가, 4 Llamas(콰트로 라마스=네 마리의 라마)이다.
콰트로 라마스의 중심인물은 앤디와 마리타라는 젊은 커플이다. 앤디는 스위스 제네바의 한 대학에서 사회학에 대해 배웠고, 마리타는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들은 지속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NGO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커피와 커피의 발효의 세계에 빠져, 볼리비아에서 창업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2년 반 전 이들은 이 지역에서 카르멜로 씨를 만났고, 카르멜로 씨의 농장 옆에 포도주 양조에 사용하는 계란 모양의 발효 시설을 갖춘 정제소를 지었다.
콰트로 라마스는 카르멜로의 커피을 포함해 카라나비의 소규모 생산자에게 커피 체리를 구입해 발효를 실험하고 있다. 이들은 재현성이 높은 발효 기술이 소규모 생산자의 커피 가치를 향상시킨다고 믿고 있다.
카르멜로씨 부인은 우리에게 점심을 대접해 주었는데, 카르멜로씨의 가족, 앤디, 마리타, 후안, 그리고 그 동료들과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차려주신 식사가 너무 맛있어서 사람들이 쉬지않고 먹어댈 정도였다. 어머니께서 손수 만들어 주는 음식이 세계 어느 나라든 가장 맛있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인가 보다.
점심식사를 마친 뒤, 계란 모양의 발효조 앞에 앉아 앤디와 마리타에게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콰트로 라마스를 설립한 계기는, 온두라스에 살 때 깨끗한 강이 있어 수영을 하려고 했는데, 어떤 사람이 ‘이 강은 커피를 정제한 오염수로 더럽혀져 있으니 수영하지 말라’고 말을 건네준 게 계기가 되었어요. 지속 가능성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인간이 이 지구에 살아가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년 반 전에 이 정제소를 지었는데, 처음 1년 동안은 힘든 일이 많았어요. 커피 나무를 심었을 때, 큰 비가 내려 나무가 전멸할 뻔 했고, 구입한 기계가 전혀 도착하지 않아 카르멜로 씨에게 빌리기도 했습니다. 그 뒤로는 늘 실험과 실패를 반복하고 있지요.」
「이 달걀 모양의 발효 장치는 와인의 발효에 사용되는 것입니다. 볼리비아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것이지만, 과테말라에서 저희처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은 적은 있어요. 열이 편중되어 과발효가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도가 균일해지도록 계란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내부에 온도계가 있고 중심부에 관이 뚫려 있어 안에서 샘플을 꺼낼 수 있습니다.」
「이 발효 장치에서 진행하는 무산소 발효 과정을 설명할게요. 우선, 수확된 체리의 당도를 확인한 후 발효 장치에 넣습니다. 그리고 발효 장치에 뚜껑을 덮어 공기를 빼냅니다. 이렇게 무산소 상태가 되면 유산균만 살아남아 발효를 지속할 수 있어 맛이 안정적으로 되어요. 내년에는 질소를 충전하거나 유산균을 더 첨가해 보려고 해요.」
「발효로 생겨나는 풍미가, 원래의 독특한 풍미를 감추어 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견에 대해 저는 중립적인 입장입니다. 발효에 대해 탐구하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이지만, 이것은 다른 맛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품종의 가장 좋은 부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원래의 독특한 풍미를 표현하기 위한 발효 기술인 겁니다. 발효 연구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다른 발효가 유행하고 있을지도 몰라요. 항상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실험해야 합니다.
저희는 친환경적인 시스템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 2년반 동안, 여기에 어떤 설비나 어떤 기술을 갖추면 친환경적으로 되는지 실험을 거듭해 왔어요. 예를 들어, 정제 배수는 산성이기 때문에, 그대로 강에 흘리면 환경 오염으로 이어집니다. 저희는 배수에 석회를 섞어 pH를 조정하고, 그 물을 다시 정제에 사용하고 있지요. 또, 양계장을 세우거나 감귤류를 심어, 그 생산성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닭똥은 비료가 되고, 달걀이나 과일은 식량이 되지요. 이것은 생태계에 있어 실험이기도 합니다. 모든 것을 순환시키면 경제적으로도 편해진다는 것을 직접 검증해서 커피 업계에 전하고 싶습니다.」
「저희는 뛰어난 재배기술을 갖고 있어도 정제기술이 없는 소규모 생산자에게, 큰 정제소 없이 양동이만 있으면 발효를 할 수 있고, 누구나 국제 대회에 출품할 수 있는 커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정제소를 지은 목적은 이곳에서 연구를 거듭해 소규모 생산자들도 재현할 수 있는 지식을 전달하는 데 있습니다.」
그들의 실험은, 세계 전체 커피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들처럼 미래를 개척하는 새로운 세대는 전 세계의 각지에서 분투하고 있을 것이다.